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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치도치상 May 25. 2019

영어와 우리말의 차이 12

봉준호 감독과 Let’s Go Home

얼마 전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칸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상영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면서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흐뭇했어요.


시사회에 함께 참여했던 봉준호 감독이 기립박수를 치던 관객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Thank you for everyone. Let’s go home.”


기사는 이렇게 전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관객들에게 화답하면서 재치를 발휘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번역을 했어요. “감사합니다. 밤이 깊었으니 집으로 돌아갑시다.”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지만 틀린 표현은 일단 지적하고 갑니다. (^^;) 봉준호 감독이 표현을 그렇게 하신 것인지 아니면 기자께서 그렇게 쓴 것인지 몰라도 “Thank you for everyone.” 아니고 “Thank you, everyone.”입니다. for를 붙이게 되면 감사의 내용을 붙일 때 사용합니다. 다음 예시가 옳은 표현들이에요.

Thank you for doing it for me. 

(나를 위해서 그 일을 해 주어서 고마워요.)

Thank you for your work.

(당신의 일/업적에 감사합니다.)

Thank you for your suggestion.

(당신의 제안에 고맙습니다.)

Thank you for your project.

(당신의 프로젝트에 감사합니다.)


Let’s go home. 

"밤이 늦었으니 우리 이제 집에 갑시다." 를 번역한 것 같아요. 그런데 Let’s go home. 은 "자 이제 우리(화자의) 집에 가자."는 의미입니다. 즉, 화자의 집으로 함께 가자는 뜻이 됩니다. "이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갑시다."를 표현하려면,

It’s time to go home.


유사한 잘못된 표현은 Let’s go to bed. 가 있겠습니다. "우리(화자의) 침대로 가서 같이 자자." 혹은 "사랑을 나누자(므흣?)." 라는 의미예요. 저도 한번 미국 친구(좋아하는 친구는 맞으나 그정도 사이는 아니었음)에게 그런 적이 있어서 또렷하게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가서 자자 혹은 잘 시간이야."라는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It’s time to go to bed.


기자께서 조금 센스가 있으셨다면 봉준호 감독이 그렇게 표현했어도 (사실을 보도해야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살짝 고쳐서 기사를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어쨌든, 표현이 틀린 것은 틀린 것이고 영화는 영화고요. 앞으로도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호평을 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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