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玉)과 협곡으로 유명한 West Coast의 관공지 호키티카
호키티카는 경쾌한 그 이름처럼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난다.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마친 터라 코니와 쉐인이 식당에서 아침을 즐기는 동안 혼자 느긋하게 중심가를 돌아보는 중이다. 코니는 그레이마우스는 쇠락한 도시라며 건너뛰고, 호키티카는 놓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이유를 알 것 같다. 작은 타운인데 공항도 있다.
곳곳에 있는 갤러리, 악세사리점, 화방, 소품/잡화점, 중고품점, 주방용품점에서 박물관까지. 가게에 전시된 물건은 대부분 수공예품이기에 하나하나 눈길이 간다. 어떤 모피, 양모 제품점에 들어가니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가 사슴 가죽을 손실하고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여기저기 작업 도구와 가죽외투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주신다. 손수 만든 외투도 전시해 놓고 있다. 가죽을 이용해 수공으로 만든 점을 생각하니 가격은 비싸지 않은 것 같다. 양모 제품을 파는 가게도 많다.
하나 더, 호키티카는 옥(玉)의 도시다. 옥을 파는 가게가 정말 많다. 호키티가 중심가는 시골 읍내 정도 규모인데 한집 건너 한집이 옥을 취급한다. 반지, 목걸이 팔찌 같은 작은 장신구부터 로비에 놓을 법한 큰 조각품까지. 옥에 관한 모든 것은 호키티카에 있다. 여행하는 동안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중국인들도 호키티카에 모두 모였다. 뉴질랜드에서도 외진 호키티카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중국인의 옥 사랑. 정말 대단하다. 코니와 다시 만나 옥가계 몇 곳을 둘러봤다. 코니가 혹시 가공하지 않은 원석이 있냐고 물어보니 내놓는데 원석 치고는 제법 가격이 나간다. 돌아서는 내게 코니는 너무 실용적이라면서 조그만 원석하나를 사 건넨다. "나중에 이걸 보면 호키티카가 생각날 거야." 하면서
호키티카 고지(협곡)로 발걸음을 옮긴다. 주차 후 온대우림으로 울창한 숲길을 함께 걷는다. 하늘로 죽죽 뻗은 아름드리나무의 껍질도 온통 이끼로 덮여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쉐인과 두 명이 함께 팔을 벌려 안아도 부족하다. 쉐인이 말하길, 이 나무 수종은 미국 서부가 원산지인 레드우드인데 뉴질랜드 웨스트코스트 지역은 습하고 비가 많아 원산지인 미국보다 네댓 배는 빨리 자란단다. 이렇게 거대한 레드우드도 생각보다 수령이 많지 않다.
레드우드 숲길이 끝나고 나타나는 출렁다리부터 호키티카 협곡 산행길은 시작된다. 출렁다리 아래로 옥빛 계곡물을 본 후 쉐인은 그만 돌아가자고 한다. 출렁다리 너머로는 가봤냐고" 묻자 "산길이 뭐 다 그렇지"란 표정으로 이제 별것 없으니 혹시 더 가보고 싶으면 자기들은 여기서 돌아가 차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원 이런 사람들 하고는, 이런 경치에 관심이 없다니, 하지만 협곡을 옆에 끼고 가는 절정을 놓칠 수 없다. 하긴 좋은 경치도 자주 보면 신선함이 덜하기 마련이다. 비슷한 경험을 오키나와에서 했다. 일주일이 넘자 코너를 돌 때마다 펼 쳐지는 쪽빛 바다에도 그러려니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