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과 예감은 다르지 않는다.
어쩐 일인지 운이 참 좋다.
복도 너무 많이 받는다.
찡그리는 날도 있지, 없을 리야 있을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늘이 돕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생각에 불과하지만 운명과 하늘의 도움은 일상 곳곳에 피어있다.
무엇을 어떻게 만나고 주울지는 모를 일이다.
10월, 11월, 12월..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혼식이 가득하다. 행복과 눈물이 기다리고 있다.
내게 축사를 부탁한 동생은 예전에 일했던 A라는 곳에서 만난 사람을 소개해 이루어졌다.
또, 내게 축가를 부탁한 친구는 그 A라는 곳에서 만난 동료의 지인을 소개해 이루어졌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라는 곳에 근무했고, 꿈과 멀어졌다. 다행히 내 정신과 마음은 매우 건강한 상태로 원상 복귀되었고 한층 더 선해지는 계기가 됐는데, 그곳이 이렇게 두 커플의 천생배필을 찾아줄 줄이야.. 그땐 몰랐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는 A라는 곳에 근무할 운명이었을까?
또, 그 동생은 나와 가까워질 운명이었을까?
내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상경해 꾸준히 같은 동네에 살면서 배필을 연결해줄 운명이었을까?
참, 신기하다.
그리고 우리 시어머님은 내가 아기를 갖었다는 소식에 목이 메도록 우셨다. 서있던 자리에서 주저앉으셨다. 아들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젊은 엄마였던 시절, 그 시기가 어두워 아들은 자식을 낳길 거부했다. 하지만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겼다. 어머님은 나에게 둘도 없이 잘해주시고 아껴주신다. 임신을 했다고 하니 자신의 가슴에 아들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이 쓸려 내려가는 것 같아 이제 살 것 같다고 무척 기뻐하셨다. 나도 함께 울었다. 어머님은 그전에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우리에게 아기 생각이 있는지 꺼내신 적이 없다.
인연이라는 게 이런 걸까?
좋은 인연이 참 많구나, 서로 돕고 의지하고 있구나.
더 사랑을 배우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한참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도 하늘에서 이렇게 돕는구나.
'더 베풀고 살라'는 말이 들린다.
'더 사랑하고 살라'는 말이 들린다.
내가 받은 '기쁨을 나눠주라'는 말도 함께 들린다.
남은 올해 계절에 결혼하는 지인 중엔 나와 알고 보니 같은 동네 옆 대학교에 4년을 자취했던 친구였고, 이후 중곡동 1분 거리에 사는 사람이었고, 같이 예술하는 소설가였다. 소설가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20대 중반, 30대 중반이 되어서 정말 찾아온 것이다.
생각과 바람이 세월을 지나 현실이 된다.
참 기묘하고 기묘한 일이다.
이 기묘함을 잊지 않고 앞으로의 현재도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직관적으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