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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Sep 17. 2015

애플워치, 에르메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최선인가?

중심(Core)가치와 주변가치의 사이에서

벌써 공개된지일주일이 되어가는 애플워치는 다른 큰 관심은 모으지 못했지만 에르메스 가죽 줄에 대한 관심은 적지 않았다. 애플워치와에르메스 가죽 줄간의 조화가 괜찮다는 평도 꽤 많았지만 우리는 이 조합을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할 수도 있다.

에르메스 스트랩의 한계

이번에 애플워치와함께 하게 된 에르메스의 가죽줄은 에르메스가 판매하고 있는 H-hour라는 라인의 시계줄과 매우 비슷한 모델이다. H-hour는 에르메스의 영문철자인 Hermes의 첫 철자는 H모양을디자인적으로 잘 표현한 모델로 일반적으로 고가로 분류되는 오토매틱 시계가 아닌 일반 배터리를 통해 동작하는 쿼츠 시계임에도 불구하고 백만원 중반대의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H-hour모델은 시간을 나타내는 문자판도간결하고 예쁘게 구성되어 있지만 에르메스만의 부드러운 가죽 줄도 매력적이라고 평가되는 모델이다. 더욱이 시계의가격을 제외하고 가죽 줄만의 가격을 대충 산정해 보아도 에르메스 가죽줄이 들어 있는 모델의 가격은 1,100달러에서 1,500달러의 가격은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다른 에르메스 제품들의 가격들을고려했을 때 그 정도 금액은 에르메스 제품을 써 볼 수 있는 가장 낮은 비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흔한 아날로그 시계조차도 시계줄의 매력을 가지고 시계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사람들이생각하는 시계의 매력의 본질은 둥글던지 혹은 사각지던지 시계판 안의 부분에 집중되어 있기 마련이다. 만일애플워치가 이런 기존의 아날로그 시계시장의 일반적인 개념을 깨고 시계줄만으로 애플워치를 살 수 있도록 한다면 그 또한 혁신이겠지만 아마도 그렇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애플워치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삼성전자 기어S2의 콜라보레이션

애플워치가에르메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공개하기 얼마 전 독일에서 있었던 IFA쇼에서 삼성은 매년 IFA쇼를 통해 발표해오던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아닌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기어S2를 선보였다. 갤럭시노트는 IFA쇼보다 한걸음 빠르게 8월에공개되었다.

그리고 전세계가주목하는 가운데 삼성은 기어S2와 이탈리아 디자인의 대부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로 멘디니와의 협업의 결과물을보여주었다. 그것은 시계의 스트랩과 같은 외형적인 형태뿐 아니라 스마트워치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워치페이스(WatchFace)디자인까지 이어져 있었다. 부분의 협업이나 서로 다른 두 가지가치의 연결이 아닌 혼합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인 것이다.


무엇이 핵심일까?

시계의 핵심가치는 무엇일까? 처음 단순히 현재의 시간을 알려주는 목적으로 탄생한 시계는 기계식 구동을 통해 돌아가던수동 방식으로부터 배터리를 통해 움직이는 전자시계까지 모든 가치가 동그랗거나 네모난 시계판 안에 모두 담겨 있었다.

때로는 회중시계와같이 줄에 걸려 있기도 하고 고무형태의 러버밴드나 가죽줄 혹은 메탈 재질의 브레이슬릿에 달려있을 수 있지만 시계의 중심은 그 가운데 시계판에 집중되어있다. 오토매틱 시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시계 안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기계적 움직임과 그 소리를 마치하나의 생명처럼 좋아하고 디지털 시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계판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좋아한다. 스마트워치라고그 본질의 범위가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슬램덩크에서 정대만이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 왼팔은 거들뿐이고시계줄도 시계를 거들 뿐인 것이다.


누군가는 좀 더 본질에 집중했다.

나는 삼성을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삼성의 폰을 써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가 언제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집안에도삼성 제품은 저렴한 DVD플레이어 하나뿐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에도삼성 제품에 큰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최근 몇 년 간 나에게 큰 인상을 주었던 제품들은 오히려 애플이었거나혹은 샤오미의 제품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펼쳐진 애플워치와 기어S2의인상은 기어S2의 판정승이다.

두 회사 모두 제품 발표를 하는 모든 과정에서 최근불고 있는 웨어러블 혹은 세컨드 스마트 디바이스의 영역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콜라보레이션의부분뿐만 아니라 베젤을 회전하는 방식을 통한 조작방식까지 기어S2는 시계의 본질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한 것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미 많은 다이버 시계를 통해 베젤을 조작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기도 하다.

IT기업의 콜라보레이션은 이미 또 말해서 뭐할까 싶을 정도로 많이 이루어져 왔다. 자동차 업계들은뱅앤올룹슨이나 마크레빈슨과 같은 음향 업체들과 협업을 하여 결과물을 만들어왔고 전자업계들은 듀퐁이나 아르마니나 프라다 등과 협업물을 만들어왔다.

콜라보레이션을하는 브랜드들은 보통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유명한 브랜드들이었다. 하지만 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가치 역시 그 브랜드들의 인지도만큼 가치 있었는지는 물음표이다. 휴대폰에서 듀퐁 라이터의 소리가 나거나 단지휴대폰 앞면에 럭셔리 브랜드 명이 각인되어 있는 것은 사실 사용자에게 중요한 가치가 아닌 경우가 많다. 단순히브랜드 각인이 아닌 화면 디자인을 협업하거나 소재에서 그 브랜드에서 아이덴티티를 느끼지 못한다면 두 브랜드가 손은 잡았지만 제대로 된 협업은 한적이 없는 것이다.

더욱이 가죽줄의 질감이란 뱅앤올룹슨이나 마크레빈슨의 오디오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음향의 품질처럼 그 만족을 쉽게 느끼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비록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LG전자가 프라다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면서아이콘 디자인 부분에 다른 폰과는 다른 아이콘 디자인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려고 했던 시도들이 콜라보레이션의 깊이의 측면에서는 좀 더 올바른접근방식이 아니었을까 한다.

삼성은 항상첫 게임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지만 그 교훈을 가지고 두 번째 게임에서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회사였다. 스마트폰경쟁에서도 윈도우폰이었던 옴니아를 실패하였지만 두 번째였던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성공하였고 안드로이드 첫 번째 작품이었던 갤럭시S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갤럭시S2는 화려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삼성의 성공 방정식만을 보더라도 기어S2 역시 큰 기대를 걸어 볼 수있을지도 모른다. 이 와중에 애플답지 않게 제품의 본질적 가치에 벗어나 있는 애플워치의 콜라보레이션이 더욱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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