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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ul 26. 2016

T맵 뜯어보기

전국민의 모바일 네비게이션이 될 수 있을까?

T맵이 SKT라는 통신사의 굴레를 벗어나 전국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네비게이션이 되었다. 굉장히 오랫동안 SKT라는 통신사를 써보지 못했던 내 입장에서는 그런 굴레가 있는지도 모르고 T맵 앱을 설치하였다가 이내 삭제해 버린적도 있기에 이번 서비스 제공 확대는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요 몇일새 T맵 관련 영상도 배포되었다. 영상은 참 맛깔나게 잘 만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CVa0V5Ck_hE 




아무튼 그래서 한 번 써봤다. T맵을!








일단 내 기억에는 T맵이 예전 버전의 경우는 타 통신사 고객을 위한 앱과 SKT 고객을 위한 앱이 나누어져 있었고 타통신사 고객을 위한 앱을 설치하는 경우 별도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 T맵을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 앱 분리 정책이 앱이 2개라는 외형적인 형태는 유지하는 가운데 타 통신사 고객 앱의 경우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데이터만 사용가능하다면 바로 T맵을 쓸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는 그나마도 앱이 하나로 되어 있다.


왜 그런 분리 정책을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나의 개인적인 추측은 T맵을 로딩하면 나타나는 첫 화면에 들어 있기는 하다. 바로 T아이디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금주 혹은 다음주 정도에 새로 쓸 글에 대한 테마이기도 하지만 SKT는 통신 회사로서 OTT서비스들의 경연의 장이 되는 인프라 제공자로 머무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모바일 환경 위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실 T맵 역시 그와 같은 취지로 생겨난 앱이라고 할 수 있다. SKT는 그간 SK플래닛이나 SKT 내부 조직을 통해서 그런 방향성을 열심히 진행하였고 SK플래닛의 경우는 모바일지갑이나 쇼핑 등 3rd Party에 가까운 서비스들을 전개하고 SKT의 경우는 T전화와 같이 Preload형 그리고 Telco적인 서비스들을 전개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냥 일방적인 고객친화적인 서비스 제공이 아닌 SKT라는 회사의 밸류도 높아지고 고객들에게도 관련하여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T아이디라는 존재가 생겨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T아이디라는 개념을 정확히 100%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기기아이디와 서비스아이디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즉, SKT통신사 관련 Identification을 하면서 동시에 OTT서비스 내 인증을 담당해 줄 수 있는 'One ID' 형식의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일단 이런 T아이디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 다만 이런 개념이 지금까지 웹/앱 서비스 시장에서 Identification 영역을 싹쓸이하였던 Oauth와는 약간 다른 개념이지 않을까 싶은 추측까지만 하겠다.


 






어쨋든 새로운 T맵의 첫페이지에서 T아이디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는 것, 그리고 전화번호 만으로 처음 바로 T맵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조금 지나면 T아이디를 가입해야 한다는 것은 살짝 지능적인 T아이디 전환 전략인듯하다. 과연 초기 T맵 전환 사용자가 T아이디 가입 시기에 얼마나 많은 Conversion Rate를 보일 것인지 모르겠지만 T맵 그리고 SKT 측에서는 T아이디의 가입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T맵을 당근으로 내놓은 듯 하다. 일단 이런 전략은 고객 관점에서는 Loss가 없기 때문에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편 첫 화면을 지나서도 많은 화면들을 통해서 KT, U+ 그리고 많은 별정 고객님들에 대한 웰컴 메시지를 띄워주었다. 특시 궁서체스러운 폰트의 팝업과 감사의글 페이지는 의도적인 공손함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런 다양한 인트로들은 지나가고 이제 실제로 사용을 해볼 단계이다. 나는 보통 그런 단계로 앱을 써보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일반 고객의 관점에서 그리고 기존에는 별도의 네비게이션 기기를 차에 장착하여 사용하던 사람의 관점에서 T맵을 사용해보기로 했기 때문에, 처음 바로 네이게이션의 사용으로 진입하지 않고 T맵의 사용가이드 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다양한 그리고 깨알같은 가이드 팁들이 적절한 카테고리에 의해서 그리고 적절한 대화체 설명 이미지를 통해서 그리고 나쁘지 않은 깊이의 수준으로 설명이 되고 있다.


다만 T맵에 대한 별도 데이터 과금이 벌어질 KT, U+ 그리고 많은 별정 고객님들을 위해서 맵 업데이트의 경우 대략적인 맵용량 그리고 네비게이션 시에 발생하는 데이터의 양이 노래 1곡을 스트리밍 하는 양과 같다면 노래 1곡을 스트리밍하려면 대략 얼마만큼의 데이터가 드는 것인지 알려주지 않은 것은 약간 꼼수로 보인다. 일반인들은 그런 것들에 대한 기준 정보가 애매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 이제 사전 리뷰는 그만하고 출발을 해보자.


경로는 잠실에서 흑석동까지이다. 차가 막히지 않는 일요일 오전 경로이다. 일단 기존 네비게이션(아틀란)과는 대조적으로 미니맵 경로 상에서 도로교통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또한 눈에 띄는 기능은 '언제갈까?' 기능이다. 이 기능이 다른 모바일 네비게이션에도 있는지 확인하지는 못하였지만 '언제갈까?' 기능은 아마도 과거 해당 시간, 해당 경로 상의 도로 상황에 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예측 서비스인 듯 하다.



실제로 그 화면에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이 나름 상세한 분 단위 예측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화면은 실제 주행 테스트 하루 전에 확인해본 화면 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네비게이션 서비스들이 현재 교통량을 통한 도착 시간 추정에 있어서는 많은 노력과 공을 기울인 덕분에 오차가 크게 없어진 상황에서 미래 시간 예측을 통한 고객편의를 제공해 주는 것은 또 다른 경쟁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부분에 있어서 아예 메뉴를 빼내어 제공하고 그것을 현재 경로 안내 안에 Context에 적합한 메뉴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모두 칭찬해야 할 부분인 듯 하다.











자 이제 달려보자.


주행을 하면서 느낀 부분은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였다.


1. 턴바이턴 가이드에 대한 부분은 화면 상에서는 아무래도 스마트폰이 화면 크기가 작기 때문에 더 풍부해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과속카메라 등으로 민감할 수 있는 속도 정보의 경우 숫자가 크지 않고 음영을 주는 등의 시각적 처리가 부족하여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정보와 대비하여 어떤 정보의 중요도가 높을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고 디자인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2. 음성 가이드는 100%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네비게이션의 사용성은 시각보다 음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눈은 전방을 보고 있어야 한다.) T맵은 음성 가이드를 반복적으로 주는 부분/현재 진입 도로명을 명확히 알려주는 부분 이 좋았다.


3. 진입해야 하는 차선 안내 오류: 그렇게 큰 부분은 아니지만 올림픽대로에서 흑석동으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실제로는 1,2차선 진입 가능 구간인데 T맵은 1차선만 가능으로 표시하여 주었다. 기존 네비게이션의 경우는 진입가능 차선에 대한 가이드가 한 번도 틀려본적이 없어서 조금 단점으로 보였다.













한편 경로안내를 완료하면 아래와 같이 도착 화면이 나온다. 심플해서 마음에 든다. 거기에 주변 주차장 같은 기능은 깨알같고 이 서비스의 매력을 높여줄 수 있어 보인다.











기타 다른 기능들을 뒤적거리다보니 크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블랙박스 기능과 HUD 기능이다.


블랙박스 기능의 경우 써보지는 못했지만 차량 거치상태에서 폰의 후방카메라를 활용한 기능으로 보인다. 아래 가이드를 통해 과거 해당 기능이 T클라우드와 연동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무리한 클라우드 연동은 폰 배터리 이슈나 요금제에 따라서 요금 폭탄으로 연결되었을 수도 있어서 연동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해 보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은 주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 번 켜보았다. 대략 중앙에 속도 정보가 나올듯 하고 시간 정보 및 GPS 연결 상태 값이 제공되는 듯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폰을 대시보드 위에 올려 놓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경우 턴바이턴 네비게이션으로 100% 활용이 어려워서 왠지 취지는 좋지만 잘 쓰지 않을 것 같은 기능으로 생각되었다.











T맵은 네비게이션 계의 최강자이다. 이건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미 네비게이션 하드웨어 업체들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T맵 연동형 제품들을 내어놓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통신사 제약을 없애는 서비스의 제공은 아마도 마지막 한 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닥 파격적이지는 않으니 신의 한 수라고 부르지는 않겠다.) 그 수로 인해서 네비게이션 시장을 초토화할 것 같지는 않지만 시장 내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꼭 필요했던 결단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변화로 T맵은 진정한 Pure OTT 서비스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전국민이 모두 쓰지는 않겠지만 전국민에게 확고한 1등 모바일 네비게이션이 될 수는 있을 듯 하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나는 이제 T맵이 SKT고객들의 이탈을 막는 장벽이 되거나 SKT로 가입할때 매리트를 느끼게 될 것이라는 (약간 구시대적인) 가설을 걷어내고 진짜 비즈니스 방향과 로직에 입각하여 서비스를 오픈한 SKT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T맵 앞으로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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