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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ul 20. 2016

손정의가 은퇴하지 않은 이유; 돈방석이 될 ARM

손정의 만의 전략으로 ARM인수와 함께 새로운 10년을 그리다.

손정의 (본명은 마사요시손; 편의상 손정의로 표기합니다.) 는 오래전부터 60살이 되면 은퇴를 하겠다고 이야기 해왔었다. 하지만 그는 은퇴를 철회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277&aid=0003772266




이 기사가 처음 터졌을 때만해도 순식간에 내쳐져 버린 니케시 아로라 사장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었지만 그 생각은 1달만에 뒤집혀 버렸다. 이 모든 것은 ARM의 인수와 앞으로의 소프트뱅크가 가져갈 행보에 대한 서막이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왜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했는지에 대한 이유/원인들은 내가 서울을 비우고 있었던 사이 완벽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그 이유는 단연 사물인터넷 시대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다만 왜 그것이 사물인터넷의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퀄컴은 삼성이 인수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인수하지 않았던 아쉬운 사례의 투톱으로 꼽힐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안드로이드이다.) 삼성은 최근까지도 매년 수천억원의 로열티를 퀄컴 측에 지불하였고 최근 들어서 그 로열티의 덫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 뿐만 아니라 LG전자 등 퀄컴의 AP를 사용하는 회사들 및 퀄컴의 라이센스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회사들에게 전방위적으로 수입을 거둬들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이라는 상품 자체를 제조사는데 집중하느라 AP와 같은 부품 기술을 자체 생산하는 부분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LTE칩을 사용화하며 통신칩의 독립을 선언했지만 LG전자의 경우 AP생산에 대한 의지를 가진것과는 대조적으로 그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스마트폰 10년 역사의 드러난 승자는 애플 그리고 혹은 구글이나 삼성일 수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승자는 퀄컴인 것이다.




한편 모바일AP의 시장은 앞으로 사물인터넷의 시대와 함께 다시 한 번 빅뱅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판매 상승곡선은 이미 수그러들기 시작하였고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이제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다시 더욱 소형 및 저전력 형태의 제품 수요는 폭발할 것이며, 그렇게 새로운 니즈를 기반으로 하는 AP의 수요를 어떤 생산자인가는 받아낼 수 밖에 없다. 마치 처음 모바일 AP수요가 폭발할때 퀄컴 뿐 아니라 NVIDIA도 그 시장에서 수혜를 입었던 것과 같이 말이다. (물론 테그라는 테구라라고 비판받기는 했었다.)


그렇다면 모바일의 2차 시장 폭발 즉 사물인터넷의 시대에 새로운 퀄컴이 등장할까? 손정의는 거기에서 한 단계 더 생각하여 퀄컴조차 손댈 수 없는 프로세서 디자인 자체를 기술로 보유하고 있는 ARM을 선택하였다. 새 시대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RM이 위치한 시장은 100% 기술집약적인 시장이다. 그리고 그 기술집약적인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은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한때 인텔을 뒤쫒던 AMD의 경우 지금은 거의 그로기 상태에 이르렀다. AMD는 인텔의 흉내?를 매우 잘내었었고 (Fast Follower였다는 의미이다.) 거기에 가격정책을 통한 시장 파괴를 꿈꿨지만 그 꿈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만큼 기술 집약적인 산업에서 후발주자가 선두주자를 따라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비슷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쟁업체가 따라오려고 하면 빠르게 다음 세대 제품을 내어 놓는 형태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런 과정에서 후발주자가 지쳐 따라오지 못하는 형태가 많이 보여졌다.


이처럼 명백한 특징이 있는 산업의 영역에서 시장 전복 확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알리바바나 슈퍼셀의 지분을 팔고 ARM의 지분을 사들인 손정의 회장의 행동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물인터넷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는 IT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먼저 IT시장이라는 것의 형태를 한 번 살펴보자.


모바일 시장이 스마트폰의 형태로 옮겨가면서 Vertival Integration은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모바일 관련 산업에 관련된 하나의 영역에서 장인이 되는 것보다 연관 산업 전반에서 직접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어내면서 영향력을 펼쳐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2016년을 기준으로 새롭게 그 시장의 Vertical Field를 나누어보면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래와 같다.


가장 아래는 하드웨어 부품의 소재/생산/디자인 등에 대한 Component Layer, 그리고 그 Component를 이용하여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Product Layer, 그 하드웨어 제품을 Subscription 모델을 합쳐서 상품으로 판매하는 Telecom Business Layer, 제품의 하드웨어 위에 올려지는 Operation System Layer, 운영체제 위에 올라가는 어플리케이션의 Back-end에서 영향을 미치는 AI와 웹서비스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Service Portal 그리고 각각의 Application이 그것이다. (우연히 이 모델도 7 Layer로 구성되었다.)


전체 7 Layer는 서비스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AI, Service Portal, AI를 묶어서 4th Level, OS는 3rd Stage, Telecom과 Hardware Product를 합쳐 2nd Level, 마지막으로 Component를 1st Level이라고 임의적으로 묶어보자.







대표적인 IT기업인 구글이 가지고 있는 영역들을 보자 구글은 2nd Level에 넥서스 제품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회사의 사업이 집중되어 있는 영역은 3rd Level과 4th Level에 집중되어 있다. 구글은 실제로 모토로라를 인수하여 2nd Level의 사업에 도전하여 보았지만 그 결과는 실패로 돌아왔고 이내 곧 모토로라를 매각하였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던 당시만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3rd Level과 4th Level에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제품에 관련된 Layer를 점유하게 되면 시너지가 폭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비즈니스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결국 구글은 여전히 다른 많은 하드웨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지만 실제 구글이라는 회사의 DNA는 3rd Level과 4th Level에 강하게 엮여 있는 것이다. 실제 그 사실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기에 구글은 차량에 관한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스스로 자동차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의 자동차 생산회사들에게 구글의 3rd Level에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시스템 등을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즉 체질에 맞는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이다.







한편 마이크로 소프트의 경우도 역시 구글과 유사하게 3rd Level과 4th Level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다만 구글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웹버전과 유사한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애플의 경우는 이와는 다르게 1st Level, 2nd Level, 3rd Level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애플은 일부 Native 앱을 만들기도 하지만 애플맵과 같은 사례를 되돌이켜보면 4th Level에 근원적 강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보면 하드웨어적 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프트웨어 (iOS)적 강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이기도 하다.


그것은 아마도 애플은 애초부터 즉 시작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시작하여 키움으로 인해서 두 가지 DNA를 함께 가지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게 바로 구글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고 나서 모토로라를 인수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고 노키아를 인수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이유와 같을지 모른다. 그 두가지 DNA를 함께 가지는 방법은 애초부터 그렇게 시작해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럼 좀 더 하드웨어적인 회사와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소프트뱅크를 한 번 비교해보자. 앞서 이야기 했듯이 삼성 역시 하드웨어로부터 시작한 회사이기 때문에 1st Level과 2nd Level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삼성페이는 조금 더 두고볼 필요가 있다.) 거의 3rd Level과 4th Level에서는 쑥대밭이라고 할 수 있다.


결코 스마트폰을 잘 만든다고 그 안에 앱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건 이미 많이 증명된 사실인 듯 하다. 누군가 깨주었으면 하는 전제이기도 하다.)


거기에 더하여 2nd Level에 있는 Telecom Business와 Hardware Product Business를 함께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시너지가 잘 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많은 사례들이 증명해 주었다. 국내에서는 이미 통신 3사(SK, KT, LG)가 모두 통신사와 제조사를 함께 가져보는 경험을 하였지만 서로 시너지는 내어주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아주 짧은 생각으로는 '우리 회사가 만든 폰을 우리 회사 통신사로 팔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전면적인 시장경쟁의 법칙을 무시한 초등학생 같은 전략인 것이다. (물론 Layer나 Level을 붙여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면 좋은 부분도 있겠지만 모든 부분이 그럴수는 없는 법이다. 이건 연결만하면 이기는 정복자 카탄 같은 게임이 아니다.)


즉 시장의 비즈니스 구조를 Vertical로 구성한 형태 상에서의 연관성을 기반으로 사업전략을 세우거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Vertical Integration 따위는 잊어보자





 


라고 한 번 외쳐보고 소프트뱅크의 사업 형태를 보자.


소프트뱅크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회사들과는 다르게 사업 영역을 비즈니스 연결구조와 딱딱 붙여서 전개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어플리케이션과 운영체제 그리고 하드웨어 제품은 쿨하게 잊었다.


마치 바둑으로 치면 기존의 집들과는 벌려서 대국을 전개하듯이 중간 중간 공백을 두었다. 마치 내가 폰을 잘 만드니 운영체제를 가져야지라고 하거나 운영체제를 잘 만드는 서비스포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를 비웃듯이 말이다.








소프트뱅크가 비즈니스의 간격을 벌린다는 것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1. 쓸데없는 견제를 받지 않을 수 있다.

   만약 텔레콤 회사가 제조사를 인수하면 텔레콤 경쟁사들이 싫어한다.

   만약 운영체제 회사가 검색 포털을 만들면 견제를 당한다.

   → 비즈니스 간격을 벌리면 이런 걱정이 없다.


2. 각각의 사업은 당연히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3. 사실 소프트뱅크의 사업들은 현금과 직결되는 사업들이 이미 많았다.

   검색포털은 광고수입이 가장 많은 사업이다.

   텔레콤 산업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캐시카우이다.

   ARM의 최대 장점은 리스크없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IT산업이 가지는 Vertial 형태의 연결구조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인 것이다. 강제적으로 그것을 연결할 생각도 의지도 없다. 난 오히려 그게 매우 현명해 보인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한 것은 모험일까? 절대 아닐 것이다. 이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이다. (금액 자체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크지만 말이다.


세상은 곧 사물인터넷 제품으로 뒤덮일 것이고 그 위에서 마치 과거의 퀄컴처럼 ARM은 돈방석에 앉을 것이다. 거기에 손정의는 브랙시트를 시점으로 잡아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그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는 2차 안전장치까지 걸었다. (마치 주식을 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국가 위기 같은 상황에서 저점매수를 하듯이 손정의 회장은 달려들었다.)


손정의의 계획은 30년 혹은 50년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10년을 보장할 수 있는 전략도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아마도 ARM은 소프트뱅크의 10년은 보장해줄 것이다.




아마도 니케시 아로라 사장은 이런 손정의 회장의 계획에 반대표를 던졌던 것이 아닐까 싶다. 비즈니스 간의 연관성을 중요시하는 구글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그의 입장에서는 그게 매우 이상해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크롬을 만들었으면 크롬북을 만들어야 하고 안드로이드를 만들었으면 안드로이드 웨어를 만들어야하는 비즈니스 로직을 배웠다면 아마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손정의는 그와는 다르게 밑바닥에서부터 맨손으로 사업을 일으켰고 구글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손정의는 돈의 흐름과 소프트뱅크 자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다.




어쨋든 나는 그런 손정의 나름대로의 방식을 응원하고 기대한다.


심지어 크게 벌려서 띄어 놓은 포석들이 먼 미래에 잘 연결이 된다면 경쟁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집들이 싹 쓸려나갈지도 모르겠다. ^^ 마치 Connecting the dots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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