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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Sep 12. 2016

UX에서 고객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에게 설명 아닌 질문을! 제품이 아닌 선물을! 악수가 아닌 포옹을

지난 약 10년의 시간은 가히 UX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UX는 실제로 IT와 전자제품의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Key였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실 어떤 면에서 UX는 그 본질이나 본연의 가치에 비하여 많이 집중 조명을 받은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뭐 그랬던 일들은 급변하던 그 시대에 필요 가치였기에 그랬다고 생각한다.


글의 제목에는 UX가 시작부터 언급되지만 이 글은 결코 UX에 관련된 글이 아니다. 글의 나머지에서 UX는 언급되지 않을 것이다. UX가 언급된 이유는 단지 산업의 전반이 중요하고 소중하게 다루던 가치가 UX에서 고객커뮤니케이션으로 이동한다는 것 때문이다. 마치 자메이카의 계주 3번주자가 바통을 우사인볼트에게 넘겨주듯이 말이다.


산업이라는 것은 이 글을 쓰려는 기준 안에서 들여다 본다면 아래와 같은 형태로 발전해 오지 않았을까 싶다.


- 태초에 내가 쓰려고 만들어 놓은 것을 남이 필요하다고 하여 비용(혹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교환하다.

- 의도적으로 판매를 위해 상품을 만들되 상품을 만드는 방식은 만드는 이의 마음대로 한다.

-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만들때 미리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다. (여기에서 UX의 개념이 태동한다.)

-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 자체 뿐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서 고객과 소통한다.


그래서 결국 그 프레임 안에서 보면우리는 이제 UX의 시대를 넘어서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태초에 고객이 상품을 사서 사용하는 단계 즉 구매 이후 단계에 대한 경험에 집중되어 있었다. 혹은 마케팅 영역 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마케팅이라 하는 부분은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돋보이게 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부분에 있었다. 즉 약간 부풀리더라도 있어보이게 하는 것과 유사한 것들이 중요한 일이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8/11/2016081101895.html




그런데 그 관점에서 벗어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조금 불미스러운 이슈에 휩싸여 있지민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은 제품의 마케팅을 진행할때 고객관점에서 어떤 기능이 더 중요할까에 대한 부분을 고동진 사장이 직접 수 많은 영업담당자들과 직접 회의를 하면서 뽑아 냈다. 그 이유는 바로 영업담당자들 그들이 바로 고객과 직접 맞닿아 있는 점접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비 직접적이기는 하지만 가장 확실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품을 어필할 포인트를 집어낸 것이다.


참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인 갤럭시 노트7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마케팅 포인트를 집어내다니, 어찌보면 그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싶다.


하지만 여러가지 마케팅 포인트 가운데 고객 관점에서 눈높이에 맞는 요소를 뽑아내난 것은 제품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건 마치 야구로치면 프레이밍과 같은 기술이다. 프레이밍이란 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잡을 때 실제 들어오는 공이 볼(Ball)임에도 불구하고 포수가 미세한 미트의 움직임을 통해서 그 공을 스트라이크로 들어온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던진 공은 동일하지만 판정은 달라지듯이 출시된 제품은 같지만 결과는 달라질수 있는 것이다.







적극적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고객니즈를 명확히 아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이를 넘어서 고객 니즈를 이해하고 제품을 만들었음을 알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고객의 니즈를 알고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얼마나 환상적인 일인가? 그리고 그걸 잘 알린다는 것은 곧 고객이 만족한다는 뜻이고 호감을 가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어떤 종류의 호감일까?


현대자동차가 주력상품인 아반떼에서 파생된 아반떼 스포츠를 만들었다. 도요타는 86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혼다는 S660을 만들었다. 이 제품들은 아반떼나 코롤라, 혹은 씨빅과 같이 큰 이익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브랜드와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할 수 밖에 없다. 커뮤니케이션은 교감이기때뮨이다.  아반떼 스포츠나 도요타86 그리고 혼다 660 등은 기자 시승회를 통해 자동차 제조사가 어떤 부분을 통해 고객에게 어필하고 싶었는지를 알린다. 최근 들어 그 전달의 형태는 단순한 텍스트 기반의 글이 아닌 영상의 형태로 제작되며 공감의 깊이가 깊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원했던 딱딱한 서스펜션과 댐퍼, D컷의 핸들, 수동 미션이나 횡가속의 느낌 등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형의 공감이고 교류인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만들었다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http://news.zum.com/articles/31614659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적용해 주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샤오미와 같은 기업은 스마트폰의 라인업에서 상시적으로 고객이 자신의 의견을 직접 올릴 수 있게하고 그 내용을 개선하여 격주단위로 배포를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그 결과 고객들이 사용하는 샤오미 스마트폰 안에 있는 MI UI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꾸준히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Full time life cycle에 걸친 고객 커뮤니케이션인 셉이다. 샤오미는 비록 카피나 특허 등의 부분에 있어서는 큰 질타를 받고 있지만 이와 같은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한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는 분명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샤오미는 그 부분에서 분명 큰 획을 그은 기업이다.








다시 갤노트7으로 돌아가보자.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이슈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그런데 이 곤혹을 배가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고객 커뮤니케이션에도 있지 않나 싶다. 실제로 갤럭시 노트7에 대하여 삼성전자가 리콜 조치를 하기로 한 후 아래와 같은 기사가 뉴스 메인으로 나왔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사 제목의 경우는 "환불보다 교환 많다."라는 객관적 정보전달인듯 하지만 정작 기사 내용은 아마도 교환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기사이다. 게다가 실제로 폭발사고가 더욱 많이 발생하고 널리 알려짐에 따라 리콜조치를 통한 사태 수습에 집중하여도 모자랄 판에 이처럼 '교환'수요에 대한 언급을 통해 노트7에 대한 신뢰를 다소 억지로 유도하는 듯한 인상은 결과적으로 이 기사를 작성하였던 한국경제와 삼성전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5&aid=0003651242


하나의 제품을 둘러 싼 이런 잘된 커뮤니케이션과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은 제품의 흥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도 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한다. 그리고 그 발전과 변화의 방향을 안다는 것은 엄청난 강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과거 기술이 견인하던 IT시장이 UX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다시 고객커뮤니케이션이 융합된 형태로 이어져가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UX와 기술은 기본 중 기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제품과 서비스 품질의 상향 평준화와 인터넷의 폭넓은 확산으로 인해 더 없이 똑똑해진 고객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전처럼 다 만들어 놓은 제품을 들고 판매 설명을 하는 영업형 고객커뮤니케이션만으로는 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고객커뮤니케이션의 시대 앞에서 기업은 고객에게 설명 아닌 질문을! 제품이 아닌 선물을! 악수가 아닌 포옹을! 주어야 할 것이다. 잘못된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수도 있고 잘된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줄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소통하는 시대, 그 시대적 흐름에 집중해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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