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Aug 17. 2016

플레이팅(PLATING) 뜯어보기

배민과는 다른 O2O 푸드서비스

플레이팅 앱을 써보았다. 플레이팅은 한 마디로 플레이팅에 의해서 선정된 (큐레이션된) 음식을 앱을 통해 주문하고 배달되어 받아 먹을수 있는 서비스이다.


플레이팅을 써보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플레이팅이 모객을 위한 마케팅/프로모션의 일환으로 10,000원의 포인트를 주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메뉴가 10,000원 내외이고 메인 식사 이외의 제품들은 음료나 샐러드류로 약 5,000원 내의 가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10,000원이라는 포인트는 충분히 이 서비스를 써 볼 수 있는 규모의 (무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고급 정보를 안주인님이 물어온 덕분에 우리 부부는 각각 10,000포인트를 가지고 플레이팅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








일단 이 서비스가 현재 이 시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배송에 있다. 배송서비스가 더 고급스럽거나 한 것은 아닌데 7월에 1차로 '배송비 무료' 이벤트를 하더니 그 반응이 좋아서였을까 8월에도 '배송비 무료' 서비스를 연장하고 있다. 일단 배달을 해 주시는 분들은 플레이팅 티셔츠를 입고 계셨다. 플레이팅에서 직접 배송에 관여를 하는 모습이다. 그것이 아마도 내재화된 역량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나는 서비스/UX를 기획하는 사람이니 화면의 요소들에게 눈이 많이 갔다.


전체적으로 메뉴의 수가 15개를 넘지 않는듯하여 사용자가 스크롤의 압박을 느낄 여지가 없으며 대신 그만큼 넓게 넓게 화면을 사용하는 바, 폰트를 작게 사용하면서 별점이나 쉐프 정보 (이름 뿐만 아니라 사진까지)를 메인 영역에 모두 배치하였다.


다른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거나 상품의 양이 꽤나 많았다면 사용자가 조금 부담을 느꼈을 법한 배치이지만 워낙 제한된 양의 상품이 진열되기 때문에 매장 영역의 입장에서 시도해볼만한 디자인이기도 하고 '셰프'라는 존재가 서비스의 Key Identity 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Drawer 메뉴영역을 열면 이 서비스의 아이덴티티가 나온다.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그리고 이 부분이 앞서 부제에서 이야기 했던 '배민'서비스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배민라이더스 역시 배달이 되지 않는 식당의 음식을 배달해 준다는 컨셉이 있지만 플레이팅이 가져가는 서비스 방향은 좀 더 플레이팅이 자체적으로 엄선한 '셰프'의 음식을 배달해 준다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상품 리스트 영역에서도 '수란'이나 '슬로우쿡' 등의 고급진 표현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가지 작은 불만이 있었던 것은 메뉴 레이블링이었다. 메뉴 리스트 가운데 '리뷰 써주기' 버튼을 누르면 내가 먹었던 음식에 대한 리뷰를 쓸 수 있는 기능인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 구글 플레이로 이동하더니 '플레이팅' 앱에 대한 리뷰를 적는 페이지로 화면이 이동하여 버렸다. 순간 내가 왜 그 페이지에 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버렸다.








주문을 하는 절차는 간단하다. 마음에 드는 음식을 장바구니 안에 넣고 그 다음에 결제를 하면 된다.


다만 결제 프로세스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혹은 좀 불편한 부분?)


1. '현장 카드'라는 메뉴를 따로 만들어 놓아 배달 서비스의 기본적인 특성을 잘 녹여냈다.

2. '카드'결제가 따로 있기는 한데 평소 e-커머스를 사용할 때 생각한 카드결제를 생각하고 신한앱카드로 결제를 해 보려고 버튼을 눌렀으나 (내가 보기에는) 이상한 '카드를 등록하십시요'류의 토스트 팝업을 만나게 되었다.




뭐 어찌되었든 가볍게 '현장 카드'결제 방식을 선택하고 '배달시간'도 선택을 하니 아래와 같이 주문이 완료되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할때 가장 주의해야할 사항이라면,


아래와 같이 일부제품들이 빨리 Sold Out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매우 대규모의 물량을 가지고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오전 10시 30분도 되지 않아서 계절샐러드 제품도 모두 품절이 되었다. ^^ (우리 가족은 주문에 성공하였다.) 즉 오후 7시에 먹을것이니 오후 6시쯤 주문을 하는 일반적인 배달 서비스의 정신으로 플레이팅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특히 음료 제품은 메인 음식을 시켜야 함께 주문이 가능한데 콜드브루커피의 물량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항상 가장 먼저 품절이 되는편이다. 아마 메인 음식을 시켜야 함께 주문이 가능하다는 제약을 없애버리면 더 빨리 커피가 품절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일반 음식이 아닌 커피가 가장 빨리 품절이 되는 것은 플레이팅 입장에서 많이 아쉬운 일일 것이다. 객단가가 높은 상품이 빨리 품절이 되어야 몰의 입장에서는 행복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이렇게 왔다. (실제 음식 주문은 7월과 8월에 각 한 번 씩 총 2번 해 보았다. 이 사진은 8월 14일 주문한 음식의 모습들이다.)







간략한 조리법과 재료들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메인 메뉴는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어야 하며 그 조리시간에 대해서는 전자렌지의 차이에 따라 (몇 W인지) 다르게 설명이 되어 있다. 친절하기도 하면서 실제로 각각의 전자렌지에 따라 테스트를 해 보면서 최적의 맛을  고민해 본건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해산물 파스타를 하나 더 시켰지만 아이들이 이미 먹기 시작해서 사진을 찍지는 못햇다.








플레이팅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서비스였다.


다만 이 만족감 안에는 내가 돈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다는 변수가 남는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이 돈을 포인트나 할인 서비스 없이 내 돈을 내고 사용할 의사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애석하게도 나 자신은 그렇지 않을것 같다.


물론 플레이팅을 통해 받은 음식들이 10,000원의 가치가 될 것인가는 사실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초딩입맛을 가지고 있는 나 같은 경우에는 그 돈으로 다른 배달 음식들을 시켜먹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 기준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나 건강을 생각하고 깔끔한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로 넓혀서 생각해 본다면 시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배달비의 변수가 남는다. 대부분의 일반 배달음식들은 특정 금액 혹은 특정 메뉴 주문 이상 (예를 들어 중국집은 2개 이상 주문 혹은 탕수육을 시키면 대부분 배달을 공짜로 해 준다.) 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무료 배송을 해준다. 하지만 플레이팅의 경우는 내 생각에 식당들은 제휴를 통해서 진행하고 배달은 내재화 혹은 아웃소싱인데 이 비용을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가 걱정된다. 족발과 중국음식 그리고 피자는 너무 강력한 적들임이 분명하다.








플레이팅은 분명히 이 세상에 있는 니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 임은 분명하다. (즉 허황된 서비스는 아니다.) 다만 기존 O2O푸드 서비스 (즉 음식 배달 등의 서비스)와의 경쟁관계과 그 생태계의 특성을 잘 극복하고 성공한 서비스로 자리잡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니즈가 있는 서비스라고 다 성공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배송비무료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상품 자체 가격이 저렴해서 '가격적인 측면'에서 구매할 필요가 있는 콜드브루 제품보다 '제품의 품질이나 만족도의 측면'에서 구매할 필요가 있는 메인 음식들이 먼저 품절 되는 것이 플레이팅의 1차적인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그런 순간이 온다면 중국집과 피자집을 제쳐놓고 플레이팅 앱을 먼저 켜 보지 않을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삼성과 LG가 진정으로 손을 맞잡을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