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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Oct 11. 2015

구글의 넥서스 전략 들여다보기2

넥서스의 미래는 어떨까


지난 한 주 IT 업계에서 가장 핫했던 기업은 아마도 구글도 애플도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였을 것이다. 더욱이 그들은 그들의 장끼인 소프트웨어 제품이 아닌 하드웨어 제품으로 많은 뉴스들을 만들어냈다.   


기업이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이윤 창출이다. 고전적인 제조업 기반의 시대에는 모든 하드웨어의 제조는 제조원가 대비 이윤을 붙여서 경제활동을 하였다. 그것은 제품이 비누건 비행기건 상관없었다.

두번째는 하드웨어 제품에 관련된 기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스타벅스가 텀블러를 팔거나 그 텀블러에 음료가 포함된 상품을 파는 행위부터 아마존이 킨들을 파는 모든 행위가 여기에 포함된다.
세번째는 버즈를 일으키기 위함이다. 맥도날드의 해피밀은 여기에 해당된다. 맥도날드의 해피밀의 장난감 세트들은 직접적 이윤 창출의 기여도도 낮으며 간접 매출을 발생시키지도 않지만 맥도날드의 브랜드를 높이고 사람들의 구매력을 높히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럼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서피스를 만드는 것일까? 시장의 상황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연의 수익모델로 미루어 보았을때 하드웨어를 만드는 첫번째 이유인 수익 창출이 큰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 그들은 수익창출형 디바이스라고 보기에는 실험적인 시도가 너무 많다. 또한 제품 가격 역시 보통 유사 경쟁상품 대비 높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이 떨어진다. 이미 서피스의 시장에는 레노버나 델과 같은 높은 경쟁력의 기업들이 있으며 PC의 시장은 애플 마저 구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15년도 3분기 Mac 제품 출하 감소)  


그렇다면 두번째 이유는 어떨까? 마이크로 소프트가 서피스와 같은 하드웨어를 만드는데 가장 표면적으로 수긍이 가는 이유는 두번째이다. 잠재적으로 윈도우 운영체제를 대표하는 하드웨어 군을 직접 만들어 시장의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하고 더불어 소프트웨어 포팅 등의 부분에서도 입지를 다질 수 있다.  


훌륭하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삼성 Unpack


그렇다면 세번째 이유도 살펴보자. 그 동안 많은 IT 회사들이 제품 출시 이벤트를 성대하게 가져왔었다. 애플은 주기적으로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공개한다. 이는 구글 역시 마찬가지이며  삼성은 Unpacked를 포함해 CES, MWC, IFA의 주인공이었다. 한편 마이크로 소프트는 이런 관심이 부러웠을 것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새벽까지 기다려서 신 제품 출시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더불어 이에 대한 분석기사들이 새벽의 반짝이는 별처럼 웹을 수 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이런 관심이 필요했을 것이다.  


왠 넥서스의 전략을 들여다 보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해 놓았을까? 그건 현재 마이크로 소프트의 방향이 과거 구글이 넥서스를 내 놓던 시절과 많은 모습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주력 회사로서 하드웨어 제품을 전격적으로 내 놓고 있으며 또한 한 번의 출시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지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노력을 하지는 않는 것이다. 결국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PC와 모바일로 주로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사실 구글도 크롬북을 공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폰을 공개하니 그 폭도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서피스북


이처럼 버즈를 일으키거나 하드웨어에서는 직접적인 손익을 일으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혁신적인 시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서피스 북을 통해 보여주었던 마그네슘바디나 힌찌 형식을 통해 구부러지며 손쉽게 타블릿형태로 분리되는 모니터는 이런 특징들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익창출만을 위해 보이주기로는 매우 높은 수준의 혁신성을 가지고 있다. 넥서스 제품군 역시 일종의 구글의 하드웨어 Lab과 같은 조직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소프트웨어의 실험과 테스트는 구글랩스(Google Labs)에서 이루어졌다면 하드웨어의 테스트는 넥서스를 통해 진행된 것이다. 물론 구글랩스의 제품들은 베타버전이었고 넥서스는 상용 하드웨어 브랜드라는 차이가 있지만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양산과 베타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실험결과를 그대로 출시하는 쪽이 훨씬 유리했을 것이다. (상용화도 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볼 사람은 많지만 상용화도 되지 않은 하드웨어를 사용해 볼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는 소프트웨어의 베타버전에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관대하다.)


모니터 부분을 자유롭게 뗄 수 있는 접합부


이처럼 윈도우의 우방진영 내에서 존재감을 발현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더욱 중요한 것이다. 안드로이드가 가지고 있는 광고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팔아주는 삼성과 LG등이 벌어주듯 윈도우 소프트웨어의 판매는 델이나 레노버의 기기를 통해 더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전략은 철저히 애플과의 대결구도를 1:1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하나의 애플대 다수의 윈도우 연합군으로 가져가기 위한 초석이 된다. 하드웨어적으로도 애플의 플랫폼을 견제하며 동시에 수익도 가져오는 '꿩먹고 알먹기'의 전략인 것이다.


  


한편 넥서스는 이미 그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넥서스의 기기적 특성을 모바일기기로 한정짓지 않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넥서스Q가 그 케이스에 속한다.


넥서스의 미래에 대한 단초가 될지도 모르는 넥서스Q


이제는 구글을 떠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인 앤디 루빈은 넥서스Q를 "집에 있는 스피커나 TV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소셜 스트리밍 기기"라고 표현하였다. 그 정의에 따라 넥서스Q는 절대 모바일기기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바일기기가 아닌 제품 가운데 넥서스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 유일한 제품이다. 결국 '넥서스'라는 명칭은 구글의 하드웨어라면 누구나 붙일 수 있는 이름이며 그것이 꼭 모바일 기기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넥서스는 언젠가 홈 디바이스에서의 승부수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넥서스가 그 시작으로 사람들의 손바닥을 장악했다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집안을 장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구글이 이미 인수 합병을 통해 네스트나 드롭캠을 인수한 연장 선장에서 집안의 더 많은 IoT 넥서스 기기들이 들어오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심지어 집 안의 디지털 환경은 넥서스가 지금까지 경쟁했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분야와는 달리 아무도 점유하지 못한 무주공산의 땅이다. 그곳에서 더 즐거운 혁신들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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