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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Nov 14. 2016

싸이월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길을 잃은 소셜미디어의 백발노인

싸이월드가 최고의 정점에 올랐다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곳에서 대표적인 서비스의 실패사례로 안내되고 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서비스 초창기에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한인들이 '한국에는 이미 그런 서비스가 있어, 싸이월드라고 하지!'라고 이야기 했던 것은 실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느끼게되는 설화와 같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 싸이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궁금해 인터넷에서 살짝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동영상이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들고 나온듯 해 보였다. 이것이 내가 싸이월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된 계기이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08/2016110800041.html






나 역시 열심히 하였던 싸이월드, 그리고 한때 '투데이멤버'라는 (나름은) 뽑히기 어려운 대상으로도 뽑혀보았던 추억을 되새기며 싸이월드를 다시 한 번 설치해보았다.


계정의 경우는 네이트 해킹 당시 SK컴즈의 아이디를 탈퇴했던 경험이 있는 관계로 새로운 계정을 생성하였다. 덕분에 내 싸이월드에는 아무런 업데이트도 그리고 정보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더욱 RAW한 상태로 싸이월드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PC의 메인이다. 메인에서 크게 느낄 수 있는 것은

1. 일단 1촌이 없기 때문에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것,

2. People을 통해서 셀럽 등의 대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시도하는 듯 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People은 몇일이 지나도 새로운 사람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계정으로 싸이월드를 다시 시작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1촌들을 새로 맺을 수 있을까 궁금했지만 검색 기능 등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일단 다양한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서비스들 가운데에서도 유난히 1촌이라는 형태로 관계를 정의하고 그 관계에 집중하였던 (즉 1촌이 아닌 관계에 있어서 정보의 Openness 등의 측면에 있어서 닫혀 있던) 싸이월드였음을 고려하면 이처럼 관계 맺기의 기능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좋게 생각하면 과거의 싸이월드의 서비스 철학을 완전히 벗어남으로 인해서 새로운 싸이월드로 재탄생하고자 하는 시도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며칠째 친구찾기 기능을 찾지 못하는 것은 일부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일단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콘텐츠라도 한 번 업데이트 해 보기로 했다. 간단한 텍스트와 이미지 그리고 해시태그 정도가 입력이 가능하다. 왠일인지 등록 일시란이 드롭다운 메뉴가 있어서 수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제 등록시간과 다르게 등록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듯 한데 왜 그런 기능이 필요한지는 의문이 생긴다.



쓸데 없는 Overfunction이 아닌가 싶다






결국 콘텐츠 업데이트의 영역에서는 그냥 사진과 글을 올릴 수 있을 뿐 서비스의 핵심이 될 수 있는Differentiation에 대한 부분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앞서 기사를 통해 알려진바와 같은 동영상 중심의 서비스 제공은 아직 완전히 도입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본래 서비스의 철학이 바뀌려면 그에 앞서 UI와 UX가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준비 중인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한편 싸이월드 서비스가 지향하는 철학을 찾아보기 위하여 여기저기 메뉴 기능들을 살펴보던 중 '클럽'이라는 메뉴를 찾게 되었다. 순간 '밴드'나 '카카오스토리'가 지향하는 30/40 혹은 40/50 연령대의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지향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클럽' 메뉴로 들어가보니 그곳은 과거 네이트 클럽 (즉 네이버 카페와 같은...) 일 뿐이었다. 그 말은 그곳 역시 매우 낮은 활동성을 가지고 있는 레거시 User만 가득 가지고 있는 메뉴 기능일 뿐이라는 의미이다. 또한 그 클럽 메뉴 내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배너 광고 영역이 가득하여 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 되었다. LF 몰은 소중하고 훌륭한 쇼핑몰인데,,, 지극히 광고주의 원성을 살 수 밖에 없는 광고배너이다. 이런 부분은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약간 엉망이 아닌가 싶었다.







한편 서비스가 곧 사업이라면 서비스의 존재와 직결되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한 번 찾아 보았다. 비즈니스 모델은 특히 과거 싸이월드가 승승장구하던 시기에 '도토리'라는 몹쓸 돈벌이에 집중하다 망했다는 원성을 샀던 부분과 일치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싸이월드라면 절치부심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하나 찾아낸 싸이월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와 같은 일종의 사진첩인 '싸이Book' 모델이다. 이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싸이월드 안의 사진 라이브러리를 디지털 사진첩 형태로 만들어 간직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인듯 하고 분명 이 모델이 조금이라도 확산되면 스코피 등과 같은 사진 인화 및 종이 앨범 제작 업체와 연계하여 종이 사진책 판매 모델과 연결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수익 모델 및 서비스 형태는 페이스북이 x주년마다 과거의 사진을 리마인드 시켜주는 모델에 비해



덜 진화되어 있고 돈에게 노골적이며 싸이월드의 현실만 보고 쉽게 기획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 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지금 싸이월드의 기획자라고 하더라도 더 반짝이는 서비스-비즈니스 연계 모델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이건 조금 너무 뻔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모바일도 한 번 살펴보자.


1. PC와 다르지 않게 서현진 및 바뀌지 않는 피플 추천기능

2.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미니미

3. 여전히 폴더형을 고수하고 있는 사진 라이브러리 형태


까지, 올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본래 서비스가 한번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 기능 몇개를 바꾸거나 디자인을 좀 바꾼다고 해서 그 하락세가 쉽사리 사그라들지는 않는법이다. 하물며 싸이월드처럼 법인 분리, 매각 등의 절차를 거쳐갈 정도로 이슈가 많았던 서비스는 말 할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싸이월드는 더더욱이 본래 가지고 있던 모든 속성을 버리고 고객층만을 그대로 놓아둔채 서비스의 철학을 Zero Base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미 덜어내기의 경우는 많이 진행되었지만 아직 채워넣기는 시작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소셜미디어라는 곳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사업 영역 가운데에서도 유난히 레드오션인 곳이다. 음식으로치면 떡복이나 김밥집 수준이고 옷으로 치자면 SPA 브랜드 수준이다. 누구나 뛰어들었고 꽤 많이 실패하였고 소모적인 시장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카카오스토리나 밴드와 같은 서비스들이 매우 힘들어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물며 싸이월드가 다시 그 경쟁에서 뛰려면 예전에 싸이월드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호감과 선입견을 모두 지우고 완벽히 새로운 모습을 만들기를 바란다. 혹시 페이스채팅 같은 기능이 그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는 답을 주고 싶다. 라이브 영상이 트렌드라는 이유로 싸이월드가 가볍고손쉬운 접근을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어쨋든 싸이월드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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