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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Dec 05. 2016

내읽책_트렌드코리아2017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책을 보고 느낀 점들

트렌드코리아 2017이 나왔다.

그리고 아주 좋은 기회로 이번 트렌드코리아 2017이 나올 수 있도록 나 역시 '트렌더스날'로 활동하여 아주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어쨋든 그렇게 책이 나오고, 김난도 교수님의 출간 기념 세미나도 참석하고,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와중에 책을 받고 다 읽어보았다. 역시 트렌드의 관점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깊이있고 머리 속에 남는 것이 있는 가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트렌드코리아 2017'이라는 책을 넘어서 그 책 안에서 짚어내려가고 있는 몇 가지 이슈와 키워드 들에 대해서 떠오른 단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즉 사실 이 글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매거진으로 이 글을 발행해야 할지도 살짝 고민하기도 하였다.) 그럼 일종의 나의 잡념과 같은 생각들을 써내려가 보겠다.






YOLO하다는 것!


그건 굉장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쿨한 용어로 인식된다.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많은 미래에 의존하기 보다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매우 현실적인 가치지향적 사고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나 역시 나름은 YOLO하게 살고 있다. 예를 들어서 나는 여행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종종 무리한 비용을 집행하여 온 가족을 데리고 여행을 간다. 그것도 짧은 기간보다는 여행의 느낌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짧지 않은 기간을 떠난다. 그것은 금전적 가치를 넘어서 가족이 교감을 하고 사랑이 풍족해질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YOLO 컬쳐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면이다.


하지만 YOLO하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의 반대쪽에 어두운 그림자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나는 문뜩 어린 아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이 시즌이면 어김없이 한 번 씩 들어볼법한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하였다.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세상 누구보다 YOLO하게 삶을 살았던 베짱이는 그 YOLO의 결과물로 추운겨울과 배고픔을 얻게 되었다. 그렇다. 사실 YOLO하다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꽤나 많이 미래에 대한 대비를 등한시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YOLO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다.





거기에 더하여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지만 좀 덜 심각하게 그리고 오늘에 충실하게 라는 타이틀 아래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YOLO라는 키워드는 자칫 그들을 주저앉혀 버리는 달콤한 속삭임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다. 오늘에 집중하는 YOLO는 아무래도 성장 지향적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YOLO는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죄질이 나쁜 문화라고 폄하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만 YOLO 역시 중도를 이해하고 있는 사례깊은 YOLO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B+프리미엄에 대한 것이다.


B+프리미엄, 그리고 프리미엄과 럭셔리에 대한 정확한 진단 그리고 추구해야 할 각각의 방향성은 내가 '트렌드코리아 2017'을 읽으면서 가장 가치 있게 얻어낸 부분이기도 하다.


프리미엄은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Heritage에 의존하지 않고 기능성에 좀 더 의존한 가치이다. 즉 쓸모가 있고 그런 면에서 좋은 제품이다. 역시나 책에 나와 있는 렉서스는 분명 프리미엄 쪽에 힘을 준 브랜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은 최초 브랜딩을 하면서 'L'의 철자가 럭셔리를 연상시킬 수 있도록 포지셔닝하지 않았을까 싶기는하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그리고 다행히 일부의 영역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은 럭셔리 제품과 직접 비교가 되기도 한다. 기능성이 제품의 평가에 주를 이루는 경우에 그렇다. 바로 전자, 자동차 등 IT의 요소가 있는 부분은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벤츠와 렉서스를 비교하게 된다. 결국 이 지점에 오게 되면 많은 고객들이 프리미엄과 럭셔리에 대한 혼란이 오게되며 기능을 비롯한 가치를 기반으로 자동차를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벤츠 CLA클래스의 시트가 아주 불편해서 구매해서는 안된다거나 렉서스의 NX의 앳킨슨 엔진과 CVT미션 궁합이 좋지 않아서 스포츠 주행이 불가능하다거나 하듯이말이다. 결국 이처럼 자동차의 영역에서라면 벤츠는 럭셔리고 렉서스는 프리미엄 이라기 보다는 두 브랜드는 각각 럭셔리의 관점에서 격차는 있으며 두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세부 모델들이 프리미엄의 관점에서 분석 당하게 된다. 그것도 매우 평범한 일반 고객들의 관점에서 말이다. 결국 모든 프리미엄의 관점을 넘어서 '고객 저지먼트(Judgement) 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프리미엄이 마케터가 제공하는 그리고 고객이 제공받는 프리미엄이었다면 프리미엄 판단의 주체가 변화하는 셈이다.





이 관점에서 핸드백이나 쥬얼리 등의 분야는 당연히 자동차와는 다른 해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시장들은 럭셔리의 개념이 확연히 브랜드 만으로 갈리며 기능성이 훨씬 약하게 영향을 미친다. 한편 자동차 시장에서도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또는 마이바흐의 레벨에서 아예 프리미엄을 논하지 않고 럭셔리로 넘어가게 된다. 시장은 이처럼 서로 각각 다른 프레임 안에서 층이 지게 나누어지고 있다.






픽미세대,


나는 다행히 명시적으로 '픽미세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도 취업은 어려웠지만 모두가 백수가 될 것 같은 두려움에 빠져 있지는 않았다. 입사 지원 서류를 50개정도 쓰면 그 가운데 3~4군데는 연락이 오고 그 중 하나가 되기 바라는 정도의 느낌으로 나와 내 친구들은 사회에 발을 디뎠다.


이제는 모든게 경쟁이 되었다. 책에도 나왔듯이 IOI가 험하다면 험한 경쟁을 뚫고 데뷔를 하거나 이미 가수가 된 이들도 항상 경쟁 프로그램에 나가서 연신 경연을 해대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런데 난 오히려 여기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IOI로 최종적으로 뽑히게 된 그들, 그리고 매주 주말마다 경연을 하는 프로그램에 나와 승리를 하는 이들, 과연 그들이 평범한 우리가 취업을 할때 이력서를 쓰듯이 기계적으로 움직였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TV를 통해 보고 있는 그들은 결코 나를 뽑아 달라고 하는 프로그램에 나왔을 지언정 실제로 '나를 뽑아주세요'를 목표로 삶을 살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냥 무작정 나를 뽑아달라는 일념만 가지고 살기에는 내가 아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너무 나약한 존재들이다. 금새 나를 뽑아주지 않으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픽미세대들이 '뽑힘'에 대한 노이로제를 없앴을때 뽑히게 되는 결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스탯이 넘쳐날수록 오히려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게되어 얻게되는 가치가 눈에 띄지 않을까 싶은 생각인 것이다. 나 역시 아주 평범한 갑돌이 갑순이 직장인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생각을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글을 배포하고 가끔은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과 갑론을박을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곤 한다. 그런 가치가 어디로 닿아 있는지는 각각의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걸 찾아보겠다고 나서는 것은 분명히 아주 높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생각이 순진하기 짝이 없고 이미 나이가들어 버린 삼사십대의 한 명의 공허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처럼 '트렌드' 혹은 '코리아' 혹은 '2017'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잡념에 빠져 있었다. 때로는 책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책들은 값어치의 측면에서 책이 주는 순수한 교훈만이 있는 책보다 났다고 느낄때가 많다. 그런 면에서 트렌드코리아 2017도 화이팅이고 다음해에도 트렌더스날로 참여하여 또 다른 잠념에 빠져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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