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정치패러다임, 한국경제의 혼합 기술
자본주의 붕괴의 서막을 읽었다.
이 책은 물론 제목의 내용과 같이 자본주의가 붕괴되는 부분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글의 부제와 같이 대한민국으로 한정된 범위 안에서 정치패러다임이 대한민국의 경제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궤를 함꼐하지 못한 부분 그리고 그로 인한 한국 경제의 정체에 대한 부분을 함께 담고 있다.
일단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을 뒤로 하고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떠올랐던 동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분명히 페이스북에서 보았던 영상임에도 지금은 그 url을 찾을 수 없는 영상 속에서는 자본주의가 불러온 몇가지 현상들을 짚어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는 기업을 비롯한 자본가라는 계층을 만들어내고 그 계층이 부의 대부분을 잠식하게 되며 이런 현상은 소비의 주축을 이루어여하는 대부분의 근로계층의 소득이 줄어들게되는 현상으로 연결된다. 다시 근로계층의 소득을 늘려주기 위하여 기업은 야근이나 추가 근무 등을 만들어내고 더 많은 시간 일을 하게 된 근로계층을 조금 더 늘어난 소득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늘어난 소득의 규모가 자본가 계층의 소득 집중을 딛고 일어서서 경제를 견인해나아갈 수준에 이르지 못하자 다시 자본주의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방식으로 가계 소득의 증가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제 남성과 여성이 모두 정상근무와 야근을 성실하게 하게 된 이 순간 더 이상 일반 가계가 추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란 딱히 없다. 그 이후 이제 위기에 처한 가계는 투잡, 금융소득,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소득 확보 방안을 찾고 있다.
이처럼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현상적인 단면은 당연시되어 왔던 부분에 대한 부족분으로부터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짚어 보았던 페이스북의 영상에서는 그것을 소득의 불균형으로 인한 가계 지출의 부족으로 잎었다면 이 책은 거의 유사한 느낌을 수요의 감소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다. 결국 쓸돈이 없다는 것이나 더 사지 못한다는 것이 모두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이책과 그 동영상은 21세기의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이슈를 동일한 문제로부터 찾아내고 있다.
다만 그 답은 서로 조금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수요의 감소는 잠재 수요층이 있는 시장을 잘 개방시키면되는 문제이지만 소득의 증가는 전체적인 소득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나아지기 어렵기 떄문이다. 잠재 수요 시장을 활짝 열어서 재화의 소비를 촉진시킨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 자체를 지속적으로 자본가 계층에서 독식을 하게 된다면 이 세상이 전체적으로 달라질 여지는 별로 없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각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양립하기 때문에 설사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어서 북한의 주민들이 그동안 눈 뜨지 못하였던 소비의 수요를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그 변화가 가져올 대한민국 경제의 긍정적인 변화의 수헤는 매우 일부분의 사람들에게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 속에서 우리는 참으로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 앞에 설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자본의 집증으로 인해 육성된 대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대답하기에도 어려움은 있다. 전세계의 기업 가치 순위를 매겼을 때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의 기업들이고 그 뒤를 잇고 있는 기업들은 중국의 기업들이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TOP2의 국가들 역시 나라의 경제를 견인하는 중심에는 거대한 기업들이 있다. 그들 역시 부를 정상적으로 분배하고 말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자본이 집중되고 이를 심지어 조세피난처 등으로 돌리는 등의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세계 경제의 트렌드(?) 속에서 대기업에 치중하지 않는 정직한 분배와 이를 위한 정책이 병행되었다면 우리 경제가 더 좋아졌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다. 나는 애초부터 부의 재분배라는 1번 정책이 성공하고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보다 더 좋았으려면 강소기업의 성장이나 협동조합이나 북유럽형태의 복지정책 등과 같이 보조적인 2번의 정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부를 재분배 하는 것 만으로 국가의 경쟁력이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은 결론은 당연히 삼성전자의 인센티브 시즌에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차를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나머지 전국민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조단위의 재산을 증여하는데 회사의 지배구조 형태 및 얼마 되지 않는 증여세로 재산이 이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 변화되어야 하는 모습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경제 구조 안에서 재벌의 해체를 외치는 것 역시 대안이 없는 외침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재벌에게 그리고 기업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만큼이나 그렇게 늘어나는 세원을 가지고 어떻게 나라가 운영하는지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이다. 단순히 그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으로 보상심리를 느낀다면 그래서 법인세 등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우리나라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이 책의 첫 몇 개의 챕터는 나름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이슈를 짚어 내었지만 뒤 편으로 갈 수록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데 집중하였다. 예를 들어 지난 두 차례의 보수 정권이 만들어낸 이슈들인 가계부채나 토목사업을 통한 경기진작 유도 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정책들이 결과론적으로 칭찬 받을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내가 아쉬웠던 것은 그런 내용들이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실 '자본주의 붕괴의 서막'이라는 책의 제목과는 크게 어우러지는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자본주의의 붕괴에 대한 학문적인 고찰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친 것은 아니어서 그런 부분을 나름 비판적이지 않게 책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지만 혹시 이 책을 구매하면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수정자본주의 등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이나 비평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이 부분에서 작지 않은 실망을 할 것으로 보였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순수한 자본주의가 아닌 한국경제의 붕괴에 대한 관점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더 추천해 주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