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읽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Jun 12. 2017

내읽책_그리고 산이 울렸다.

그리고 내 마음이 울렸다.

1. 할레드 호세이니라는 작가

- '그리고 산이 울렸다.' 이외에도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써서 뉴욕 타임즈 베스트 셀러 1위에 오른 작가라는 평으로는 나는 그의 글을 반신반의 하였다.

-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서사 즉 스토리텔링의 요소에 있어서 국가적인 배경이나 컬쳐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비록 번역본의 책을 읽은 것이지만 이 책은 작가의 능력에 기립박수를 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그 덕분에 해외의 독자들이 우리나라의 소설의 읽는 것 역시 그런 메커니즘으로 감동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주인공인 파리, 압둘라, 나비 그리고 자동차


-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결국 이 세명이 주인공임을 알 수 있다. 그건 꼭 그들의 내용에 대한 분량이 많아서가 아니다. 제대로 써진 스토리텔링의 책으로서 이야기속의 노출빈도가 아닌 상징적 의미와 역할로 주인공이 정해지는 것이다.

- 그리고 나는 그 3명의 사람들 다음으로 중요한 이 책의 존재로 나비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꼽겠다. 그것은 귀족에서 평민으로의 그리고 혈육으로부터 남에게로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후 차고에 덩그라니 남겨지는 자동차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다.



3. 조국의 혼란기


- 과거 우리나라의 해방과 6.25전쟁의 이미지와 유사한 아프가니스탄의 묘사

- 전쟁에 대한 묘사는 먼 미국에서 카불로 의료지원을 가는 의사의 모습으로서 혹은 난민캠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서 등 다양하게 비춰진다. 그곳의 전체적은 느낌은 어두움이 드리워져 있는 분위기이다.

- 어쩌면 엄마가 재혼을 위해 곁을 떠나 있는 탈리아, 그리고 얼굴이 크게 상해 있는 탈리아의 모습은 조국 아프가니스탄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4. 과거와 현재의 교차


- 주인공인 파리의 할아버지로부터 그 손주의 세대를 아우르는 중심에 서 있는 캐릭터이다.

- 그런데 주인공의 가족들은 나비의 경우 젊었을때보다 나이가 들고 부유해졌지만 그가 가장 큰 행복을 느꼈을때는 닐라가 함께 있고 파리를 볼 수 있었을 때였을 것이다. 압둘라 역시 파리와 함께 했던 유년시절이 가장 행복했을 것이며 파리는 어릴적보다는 뒤늦게 가족을 만나게 된 노년이 행복했을 것이다. 한 가족의 행복과 불행이 같은 시간을 사이에 두고 마구 교차되는 느낌이다.



5. 외국과 아프가니스탄, 이민자의 삶


- 고국에 남아 있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이크발의 가족과 그들에게 먼 곳에서 계속 돈을 보내주는 압둘라

- 이민자로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평생 케밥을 만들어왔다고 이야기하는 압둘라와 그런 부모와는 다르게 좀 더 미국적으로 살아가고 이를 위해서 그리고 교육을 위해서 압둘라를 떠나 있는 딸 파리, 이 안에는 교포 가족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이민자의 삶의 체취가 느껴진다.



6. 유년과 노년 


- 시간의 격차 사라진 약 55년, 파리에게 시간은 균등하게 흘렀지만 그 시간에 밖에서 바라보는 압둘라나 압둘라의 딸 파리에게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그들에게 자신의 동생이며 혹은 고모인 파리의 시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가 갑자기 노년의 파리의 시간이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시간이 상대적으로 흐른다는 사실을 이 책은 서로 얽혀 있지만 만나지 못하는 많은 주인공들을 통해서 표현해 주고 있다.



7. 가족과 친구들


- 외삼촌이지만 의붓외삼촌인 나비, 하지만 그는 조카들을 위해서 자신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 사실 어린 파리를 와타디씨에게 건네 주는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을 사람은 나비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족 가운데 한 명을 보내는 일은 아이러니하게 그 보내지는 아이와 남는 가족들에게 모두 서로를 위하는 일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위안을 남긴다.

- 원래는 파리의 아빠와 결혼할 운명이 아니었던 이크발의 친모 프라와나는 사실 이 소설의 관계를 이어주는 최초의 연결점이기도 하다. 언니를 대신하여 하게 된 결혼에 대한 운명이 말이다.

- 처음에는 가족으로 이어지던 소설의 스토리텔링은 이후 시간의 전개에 따라 가족이 아닌 친구들의 사이에 따른 이야기들의 비중이 높아진다. 마치 현재 우리사회가 그렇듯이 말이다.



8. 결혼과 헤어짐

- 모든 인연은 결혼으로 이어져 있다. 닐라 와타디와 남편 와타디씨, 파리와 압둘라의 아빠와 엄마 그리고 파리와 압둘라의 자식들까지도.. 그리고 이 책은 그 안에서 그냥 남편을 떠나는 닐라나 파리의 모습이나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 헤어지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나비와 같이 마지막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닐라와 마음속에서 헤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도 있다. 



9. 나이듬과 죽음

- 류마티스와 간염 그리고 알츠하이머까지 이 책은 죽음을 매우 포괄적으로 다룬다.

- 파르와나는 이크발을 낳기 전에 이미 아이를 하나 낳았었고 그 아이는 어릴적에 죽었다. 이 책은 소설의 도입부에 죽음에 대한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물론 그런 메시지의 끝에는 그래도 죽기 전에 파리가 압둘라를 다시 만남으로 인해서 죽음에 닿기 전에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다시 만나는 가족애를 그리고 있다. 

- 마지막으로 왜 딸의 이름을 파리로 지었냐고 묻는 동생 파리의 물음을 통해서 유년과 노년의 격차로 인한 망각과 죽음 앞에서의 망각의 두 가지 요소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10. 재산과 삶

- 나비를 고용하였던 와타디씨의 삶과 죽음은 나비에게 부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이 자신의 손으로 파리를 친가족과 떨어지게 만들었던 부분에 대한 죄책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후 등장하는 이 책의 모든 주인공들은 재산에 집착하지 않고 가족을 생각하고 조국과 스스로의 삶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읽책_사회적 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