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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ul 18. 2017

내읽책_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다른 듯 서로 연결된 6편의 단편 모음집

이 책의 제목은 비록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이지만 사실 이 책 안에 들어 있는 글은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를 비롯한 여러편의 단편 소설들이다.


단편소설들의 모음이란 보통 서로 간격을 두고 써지기 마련이고 맥락을 100% 연결 시킬 필요는 없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는 매우 독립적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이야기들은 서로 간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 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모두가 고베 그리고 지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베시와 한신지역 사이에서 발생했던 고베 대지진은 그 규모가 엄청났고 피해 역시 역시 천문학적인 수준이었다. 백과사전에도 나와 있을 수준의 이 지진은 '6300여 명이 사망하고 1400억 달러 규모의 재산 피해'라는 엄청난 수준의 피해를 입혔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67622&cid=40942&categoryId=31787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이런 수준의 자연재해가 일어난 다는 것은 하나의 동질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국가 국민의 테두리 안에서는 꼭 직접적으로 고베에 인척이나 지인이 살거나 고베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심정적인 공감이나 대자연앞에서의 무력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런 부분을 표현해 내는 것은 예술가 특히 작가의 입장에서는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책에 묶여 있는 모든 이야기는 다소 현실 탈피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제일 마지막 단편인 '벌꿀파이'안의 이야기에서 나의 친구이면서 내가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랑한 또 다른 친구의 남편이라는 존재는 나의 현실이면서 탈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개에게 물어뜯긴 귀를 가진 아버지' 역시 유전적으로는 나와 묶여 있기 때문에 현실인 아버지는 극복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묘사된다. '쿠시로에 내린UFO' 역시 마찬가지로 갑자기 나에게 이혼선언을 한 아내는 그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현실이며 극복해야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사랑의 고백이나 성적인 일탈 혹은 미행 등과 같은 쉽게 시도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 현실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마지막 이유는 매게 존재를 명확히 하는 극 전개이다. '벌꿀파이' 안에 등장하는 사요코의 딸 사라나 현실과 공상을 연결하는 느낌의 '개구리군' 그리고 삶의 작은 의지를 태워주는 '모닥불'은 모두 가능 기능을 한다. 이런 부분은 하루키가 글을 쓰는데 있어서의 테크니컬한 부분을 이해해게 만들어 준다.


결과적으로 이런 공통점들은 그 시절 일본을 살았던 사람들의 외롭고 고립된 모습을 비춰주며 동시에 사람들의 해방 되어가는 모습은 그 형식을 떠나서 독자들에게 알 수 없는 청량감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이 그 시절 일본을 겪고 지났던 사람들에게 더 와닿았을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역시 하루키이다. 과거의 하루키는 지금 좀 더 세련되고 긴 글을 쓰기 위한 하루키가 되기 위해 허물을 벗고 있는 모습이다. 그의 과거의 글들은 지금보다 더 짧은 실험적인 형태였지만 때로는 그의 수필처럼 현실적이지만 때로는 1Q84처럼 공상과학적이다. 그리고 그 현실과 공상과학은 항상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루키가 처음 주어졌던 글쓰기 능력에 지속적인 노력을 더하여 지금이 있을 수 있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다음 하루키 책을 기다려 본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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