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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Nov 07. 2017

아이폰X 163만원에 대하여...

필요한 것은 가격의 프리미엄이 아니라 제품의 프리미엄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8&aid=0003959024


아이폰x의 가격이 이슈이다.

일단 북미의 가격은 1149달러, 오늘의 원달러 환율(1,114.50원)을 적용하면 약 128만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동일한 256G 모델의 가격은 163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둘의 차이는 35만원!


우리는 심지어 (직접적으로 두 개의 폰에 대한 가치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의 최신폰인 갤노트8의 대란으로 30만원 정도의 돈으로 최신 프리미엄폰을 살 수 있다는 기사를 보기도 하였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81&aid=0002858159






나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함께 사용하는 사용자이다. 이것이 물론 나의 공정함을 보장해 주지는 않지만 일단 아이폰을 잘 모르고 폄하할 마음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또한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자가 시장의 판매 가격을 정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라는 것 역시 분명하다.


오로지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이폰X위 구매 비용이 얼마만큼 다른 가치나 재화로 환산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폰X의 가격정책에 대해서 (특히 국내 가격) 생각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그냥 가볍게 말이다.



1.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가격

당연히 중국 브랜드의 하이엔드 폰들은 비교할 필요가 없다. V30이나 갤노트8까지도 갈 필요가 없어 보인다. 앞서 기사 링크에서 볼 수 있었듯이 대한민국에서 이들 제품의 실구매 가격은 출시가격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픽셀은 가장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픽셀 가운데에서도 가격이 비싼 XL로 비교를 할 경우 128GB 제품의 가격은 949달러이다. 여전히 북미의 가격 기준으로도 아이폰X가 200달러 더 비싸며, 이 관점에서 아이폰이 북미대비 비싼 한국내 판매가격을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픽셀2의 경쟁력이 더 높아진다.

http://www.itworld.co.kr/news/106829?page=0,1

그렇다고 아이폰X가 픽셀2를 그 정도의 금전적 가치의 차이만큼이나 압살할지는 의문이다. 200달러의 가격차이라면 일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과 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가격 차이 이상이기 때문이다.



2. 기존 아이폰 대비의 경쟁력

제품이 비싸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우리는 최소한 매우 훌륭한 제품이어야 한다. 일단 해외 리뷰어들의 의견은 1. 페이스ID 좋다. 2.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3. 하지만 비싸다. 이지 않을까 싶다.


1번과 2번을 위해 300달러를 더 써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아이폰7의 256G 모델은 849달러였다. 아이폰6 128G 모델도 역시 849달러였다.

과거 큰 가격 상승이 없이도 혁신을 보여주었던 애플이었기에 이 부분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아직 수 많은 과거의 아이폰이 판매 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 애플은 아직 자신의 과거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저렴해진 아이폰7을 찾는 것은 모두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3. 통신요금과 합산되었을때 

말할 것 없이 비싸진다. 163만원을 24개월로 정확히 나누면 약 6만 8천원 가량이 된다. 이 경우 무제한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묶어도 약 12~13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올 수 있다. 가계부가 절로 눈물을 흘릴 금액이다.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구매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4. '163만원'으로 가능한 조합

팀쿡이 아이폰X의 가격에 대해서 스타벅스 커피 몇잔을 마시지 않으면 구매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으니 하는 말이지만 그런 식으로 서로 다른 영역의 소비 가치를 빗대어 자신의 제품 가격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별로 세련되 보이지 못하는 방법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그런 팀쿡의 '그 발언'에 동의 했겠는가?


반대로 163만원이라면 '노트북+스마트폰'을 살 수 있어요!'라는 말이나 '프리미엄 겨울 패딩 점퍼와 명품 목도리'를 살 수 있어요!'라는 말로 다른 제품군이 아이폰X의 판매가치를 절하하면 어떨까? 이건 정말 애플의 입지를 생각한다면 실망스러운 멘트가 아닐 수 없다.



5. 왜 한국만 163만원이나 하나?

원래 모든 나라가 특별히 저렴한 제품군도 있고 반대로 특별히 비싼 제품군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다. 모든 국가가 모든 제품을 동일한 가격 수준으로 판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쨋든 우리나라의 아이폰은 비싸다. 미국보다 비싸며, 홍콩보다 비싸며, 일본보다는 꽤 많이 비싸다. (환율 덕분에)

이건 무엇인가를 탓할 필요는 없지만 애통한 일이다. 왜 우리 국민들은 단통법에도 답답해하고 아이폰 가격에도 차별이라고 느껴야 하는걸가... 대한민국에서 휴대폰 사기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아이폰X 역시 그 부분에 기여하고 있다.






한때 스마트폰의 가격 상승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함께 힘을 내어 주도하였다. 그런데 이제 아이폰이 1100달러가 넘는 북미 가격과 160만원이 넘는 가격을 먼저 선점해 주었으니 안드로이드 계열의 프리미엄폰들이 심지어 국내 제조사들조차도 1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는데 거침이 없을 것이다. 더 슬픈건 아이폰의 영향력과 꽤나 적절한 성능은 163만원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수 많은 고객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는 적정 수준의 천정가격을 넘었음에도 그것이 정당화 될 것이라는 확신 정도는 있다.


그리고 애플이 아이폰X의 성공을 확신했다면 그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고 판매했을 것이라는 (아이폰8 없이)생각과 아이폰X의 성공과는 별개로 아이폰X의 마이너 버전 제품을 통해서 800~900달러대의 시장을 애플이 다시 공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이 머리를 오고간다. 만약 제품의 프리미엄에 대해서 애플이 확신하고 있었다면 그래서 시장이 스스로 동요했다면 163만원 혹은 1149달러의 가격모두 나에게 이런 많은 생각들을 지워주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미에서 베스트바이가 아이폰X를 웃돈을 받고 판매하다가 뭇매를 맞은 사건을 보면서 아이폰의 프리미엄이 여러모로 안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 올려 본다.

http://it.chosun.com/news/article.html?no=284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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