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도 무적의 구글이 될 것인가?
이미 무인자동차의 경쟁은 시작되었다. 그것은 안전한 기술적 접근으로는 일반 자동차 회사들이 시도 하고 있는 주행 Assist기능인 스마트크루즈콘트롤,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콘트롤이나 혹은 액티브크루즈콘트롤 등의 기술의 방향이 있다. 이런 기능들은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운전자는 사람인데 이들의 주행에 편리를 더해 줄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해 준다. 이런 크루즈콘트롤의 기능들은 대부분 사람이 핸들과 페달을 어느 정도 조향하고 누를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으며 주행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앞차가 있다는 조건 등 정해진 제약 안에서 움직인다. 한편 이와는 다르게 테슬라와 같은 업체가 지향하는 방향은 아예 완벽히 사람의 Control이 없이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려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 한 방식에 비하면 이런 식의 무인자동차는 완벽히 혁신적인 방식이다. 앞서 이야기 한 단계적인 무인자동차 기술 적용은 오래전 피처폰을 개발하고 판매하였던 휴대폰 회사들이 스마트폰으로 나아가는 단계에서 지향한 방법이고 이와는 다르게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아예 휴대폰을 만들어 본 적이 없었던 애플이 지향했던 방법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구글 I/0 2018을 계기로 구글의 무인자동차 전략이 궁금해 진다. 이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1. 스캐닝 기술의 혼합 적용
구글 무인자동차의 센싱 기술
- LIDAR((Light Imaging Detection and Ranging): 차량 위에 장착되어 있는 LIDAR는 근방 200피트보다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스캔하여 3차원 지도를 만들어 차량이 주변 상황을 파악하도록 함
- VIDEO CAMERA: 전면 윈드실드에 부착된 카메라는 신호등의 신호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보행자나 자전거 등을 스캔함
- POSITION ESTIMATOR: 좌측 뒤에 있는 위치측정센서는 자동차의 작은 움직임을 파악하여 자동차가 위치해야 하는 정확한 위치를 안내함
- RADAR(Radio Detection and Ranging): 전면에 장착되어 있는 RADAR 센서들은 전면과 후면의 차량 혹은 물체의 존재와 거리를 감지함
*LIDAR는 레이저 시그널로 스캔하는 기술, RADAR는 음파로 스캔하는 기술
이미 이런 부분에 대해서 테슬라의 엘런머스크는 무인자동차의 경우 LIDAR기술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였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31&aid=0000438103
그의 주장의 핵심에는 이미지 스캔 기술이 카메라를 통해서 프로세싱하는 방식이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갖추고 있으며 LIDAR가 차량 위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상 이슈가 있기 떄문일 것이다. 사실 이런 논쟁이 보통 흘러가는 방식은 카메라가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갖추기 이전까지는 LIDAR가 적용된 고가의 무인자동차가 보급되고 이후 카메라 이미지 스캔 기술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 저가의 ONLY 카메라 스캔의 무인자동차가 나오고 이후 전체 무인자동차 시장이 LIDAR없이 구현될 것이다. 그 사이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다. 어쨋든 기술적인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LIDAR를 활용하는 것이 구글의 전략이라면 나는 전적으로 구글의 전략에 동의한다.
2. 구글 만의 무인자동차 테스트 전략?
일반 차량이 아닌 WAYMO를 통한 샘플테스트 진행은 모집단을 축소하고 개발 업데이트에 집중하는 방향성이 아닐까 싶다. 테슬라는 개인 구매와 소유를 기준으로 하는 그야말로 일반 승용차 레벨의 무인자동차 시장을 개발하고 판매하였고 지금까지는 성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그런 과정을 지나오다보니 테슬라의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모드로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하였다.
물론 실제로 전체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용 상태에서의 사고 확율은 사람이 운전하는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신기술의 접목 이후 발생하는 부정적 사건들은 확율이 아닌 상징성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누구나 그런 사례를 들으면 나의 통제권 안에 있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무인 자동차가 대부분의 가벼운 일반 접촉사고를 줄여주는데는 획기적이지만 엉뚱하게 이미지를 스캔해서 발생하는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WAYMO를 통한 무인자동차의 샘플테스트 전략은 좋아보인다. 이것은 마치 초기 안드로이드 폰과 같이 작은 모수의 집단으로 하드웨어를 테스트하고 이후 버그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병행하며 품질 완전성을 갖추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행히 안드로이드의 스마트폰으로서의 소프트웨어 품질은 일반적으로 체감상 이제는 iOS 대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개방형의 장점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어쨋든 그 결과 테슬라처럼 도드라지만 인명사고의 이슈는 더 적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적합한 하드웨어 제조사는 어디인가?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과 같이 자동차 시장 역시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확대하려면 그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줄 대상 회사가 필요하다. 즉 자동차 생산회사 말이다. 이미 구글은 자동차 회사들에게 인포테인먼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납품 혹은 협업을 진행 중이며, 이후 전장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 아마도 초기 피처폰 산업과는 다르게 통큰 자동차 생산 사업자들은 자신이 소프트웨어를 완벽히 책임지기 보다는 빠르게 구글과 협업을 진행할지 모른다. 일단 그럴 수 있는 후보 3곳을 압축해 보았다.
- 도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와 수소자동차를 중심으로 미래 에너지 경쟁을 하고 있으며 파워트레인을 모두 자체 생산하고 있다. 특히 미션의 경우도 자회사인 아이신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자율 주행 등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은 늦다. 2018년에 이르러 자율주행 자회사를 설립하였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 FCA그룹: FCA 그룹은 그룹 전체가 큰 침체기에 있으며 그 가운데 크라이슬러의 경우는 미국회사라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원래 IT회사들이 제조사나 통신사와 협업을 할때는 시장1위의 기업이 아닌 2등 혹은 3등기업과 손을 잡는 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시장 점유율이 낮은 회사일 수록 소프트웨어 회사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들어줄 확율이 높다. 시장점유율이 아닌 제품 완결성과 지배력을 가지기에 이 쪽 선택이 더 나을 수 있다.) FCA도 가능성이 낮지 않다.
- 현대/기아: 도요타 그룹과 비슷한 형상이다. 하이브리드와 수소자동차를 중심으로 미래 에너지 자동차 개발을 하고 있으며 최근 N시리즈를 통해 고성능 자동차 시장을 노리고 있다. 전장 산업은 모비스 등의 자회사들이 있으나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비해 시장 점유율은 높은 편이기 때문에 구글과의 결합을 할 경우 삼성과 같은 시너지가 날 수도 있다. 엔진과 트렌스미션을 모두 스스로 만든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이런 독자 회사들과는 별개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자율주행에 관련 합종연횡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단일 회사와의 합작이 아닌 여러 연합회사와 구글과의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4. 테슬라는 애플의 역할을 할 기업인가?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테슬라는 스마트폰 시장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정확히 애플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애플이 그랬듯이 그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가지고 있고 완벽한 Vertical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애플이 AS센터와 유통망에 대한 시장 커버리지까지 가지고 있듯이 테슬라 역시 전기차 충전 시스템까지 스스로 도맡아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나는 맥라렌은 여전히 애플에게 있어서 TSMC와 같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애플은 아마 시장 점유는 낮더라도 파워트레인만 매우 높은 품질로 만드는 업체와 연합하여 고가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디테일이 높은 무인자동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https://brunch.co.kr/@jaeseungmun/161
그런 부분에서 아이폰와 안드로이드의 경쟁관계가 테슬라와 구글의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또한 이와 동일한 관점이라면 구글 역시 HTC, 삼성, LG가 담당했던 레퍼런스 제조기업이 필요할 수 있지만 자동차 시장에서는 그럴 일이 없을 듯 하다.
5. 무인자동차 시장이 안드로이드와 다를 수 있는 부분
- 4번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자동차 시장에서 구글은 레퍼런스 차량 없이 전방위적 동시 소프트웨어 오픈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차량 경우 스마트폰과는 달리 개발 주기가 폰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이고 하드웨어적으로도 엔진과 트랜스미션만 변경해 가면서 단일모델 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형태이다. 이 경우 레퍼런스 차량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질 수 있는 상징성이 적으며 레퍼런스 차량 확인 후 상용화 버전을 내어 놓기에는 제품 수명주기가 길다는 이슈가 너무 크다.
- AOSP와 같은 완전 개방형 오픈 플랫폼 배제될 것이다. 차량은 스마트폰에 비하여 지나치게 복잡한 부품구조와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에 AOSP와 같은 완전 개방형 플랫폼을 가지고 샤오미와 같은 형태로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AOSP의 경우는 범 안드로이드의 시장 확대라는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 휴대폰에 비해 더 차량 브랜드와 럭셔리함에 대한 차별화가 폭넓게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OS시장의 몸집 싸움을 필요 없어 보인다. 확실한 파트너십과 이에 따른 구글 플레이 등의 수익산업의 안정화가 더 관건일 것이다.
- 제조사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 가능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행데이터라는 것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스스로 가지기 어려운 부분이며 이건 마치 휴대폰으로 치면 통화품질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다만 통화품질은 통신사 의존적인 부분이 많아서 제조사나 OS 및 소프트웨어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지만 자동차의 주행 품질은 소프트웨어 회사와 제조 회사가 힘을 합치면 바로 혁신이 가능하다.
- 하드웨어를 픽셀처럼 직접 개발할 확율은 제로에 가까워 보인다. 오히려 좋은 인수 기업이 나오면 인수가 가능해 보인다. 이미 시장에 나왔다가 사라졌지만 지리자동차에게 인수되었던 볼보 정도라면 시장성, 기술보유, 브랜드, 가격 등의 모듬 포지션에서 구글이 인수하고자 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자동차 회사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브랜드와 기술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르노/닛산이나 박서엔진을 가지고 있는 스바루 정도라면 좋은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