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영화 중 50개 리뷰하기
꽤 오랜 시간에 걸쳐 BBC가 선정한 21세기 100대 영화 중 50개를 보고 리뷰를 써 봅니다. 50개 작품의 선정 기준을 특별한 것이 없고 영화의 평도 가능한 짧게 작성하였습니다.
묻지마 식의 잔인한 범죄자는 템포를 조절할 수 없을 것같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범인을 알겄같지만 잡을 수는 없는 심리적 갈등이 잘 드러나 있다. 조디악 시계를 보는 순간 주먹을 날리고 싶지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법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비슷한 톤의 연출이 유지된다. 처음 시작부터 과거 시대가 바랬던 숙청의 역할을 반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조금 기대했지만 영화의 끝까지 그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들이 저질렀던 일들을 담담하게 혹은 심지어 당당하게 재현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사상의 차이인지 혹은 가치관의 차이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어쨌거나 이 작품은 사실적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작품이다.
한대의 리무진이 움직이고 그 안에 아홉명을 담고 있는 한 명의 남자가 내린다. 걸인, 광대, 살인자 그리고 또 수 많은 역할이 그에게 주어진다. 언뜻 사람의 마음 속에 드러 있는 여러 존재를 이야기 하고자 함인 듯 하지만 내가 감히 코멘트를 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필리아와 판 가운데 누가 주인공인지 알기 어렵다. 판타지가 가득하지만 잔인한 오거가 수십만 마리 나오는 반지의 제왕보다 더 어둡과 섬뜩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엔딩은 오필리아에게 실제로 벌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생각이든다. 내 기준에서 이 영화는 새드엔딩이다.
세기말적 분위기를 독특하게 묘사하였다. 남과여 그리고 물과 사막 등 대칭적인 느낌이 많이 개입되어 있으며 전투 속에 음악이 가득한 것이 이성적으로는 어긋난 조합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잘 어우러져 있다. 일렉기타와 중장비형태의 몬스터장비들의 조화라니..
이후 나오게 될 웨스앤더슨의 가장 완성형 작품인 듯 하다. 그가 추구하는 뚜렷히 채도를 드러내는 색채미와 작은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카메라 무빙은 이전 작품을 지나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에서 극대화된 느낌이다. 이 영화 특유의 보라색과 핑크색에만 집중하고 있어도 시간이 금방 가 버린다.
리버피닉스의 동생인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이 일품이다.삶의 고삐를 놓쳐버린 방랑하는 인생이 잠시 거쳤던 유일한 인간관계에 대한 관찰의 이야기이다. 사실 제목은 마스터이지만 리버피닉스가 극중에서 필립세이모어호프만의 배역에게 크게 배우는 것은 없는 듯 하다. 오히려 옛 사랑이 남아 있는 여인에게 찾아가는 행동은 마스터에게 배워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깨우쳐서 일 것이다. 결국 나의 마스터는 나인가?
기억과 망각, 삶과 복수가 교차한다. 타투라는 몸의 증거는 복수의 대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연결고리이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가 처절하다. 주제는 복수라고 하지만 정작 얻을 수 있는 것은 기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주커버그의 모습이 이랬다면 그에게 즉시 주먹질을 하지 않은 주변인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그런 주커버그였기에 지금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세상과 같은 방향으로 걸었다면 페이스북은 없었을 것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21세기형 아시아향 동화라면 월E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21세기형 최고의 동화이다. 짧은 이야기 속에는 사랑, 인본주의, 기계문명, 자연보호까지 모든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영화를 보며 다시 한 번 인간이 기계에게 종속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