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Apr 17. 2019

압구정 토끼굴 그래피티 19SS 컬렉션

그래피티의 매력

언제나 그렇듯이 봄이 오면 종종 걸어서 출근을 하곤한다. 한강에서 압구정에 있는 회사로 나가려면 청담 또는 압구정 토끼굴 그리고 성수대교를 통해 나갈 수 있는데 그 중 역시 가장 선호하게 되는 출구는 압구정 토끼굴이다. 그곳에는 예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한시간쯤 걸었을까. 드디어 목적지에 어느 정도 다 와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토끼굴의 입구 부근이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서 남산 타워가 손에 잡힐듯이 보인다. 실제로는 엄청 크게 느껴지지만 역시 카메라 렌즈를 통하면 그 모든 것이 꼬꼬마가 된다.







토끼 굴의 그래피티는 구지 나누자면 3개의 구간 정도 아닐까 싶다. 첫 번째는 한강 쪽 구간이다. 이 쪽은 큰 면적에 여유 있게 공간을 가지고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작업을 하는 것을 목격했던 것도 이 쪽이다. 굉장히 공간이 여유롭기 때문에 좋은 고퀄리티의 작품들이 많다. 얼마 전 읽었던 일본 소설에서 나왔던 것처럼 그래피티 아트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기존에 있던 작품보다 더 나은 작품을 그릴 수 있을때 이전 작품을 덮고 새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이쪽 구간에서 오랫동안 보존이 되는 작품들이 간혹 있다. 




토끼굴을 메타포로한 토끼의 그래피티와 BRO&TIPS의 그래피티가 유난히 귀엽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작품은 토끼굴에서 직접 볼때는 심미적인 느낌을 덜 받았는데 사진으로 찍고 PC로 들여다 보니 매력이 있다.






자전거와 행인들이 길을 꺽어 나가는 부근은 가장 높은 수준의 작품들이 그려지는 곳으로 보인다. 예전에 더콰이엇의 그래피티도 이 자리에서 꽤 오랫동안 자리했었고, 최근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작품이 지워지지 않고 보존되고 있다. 







마지막 구간인 밖으로 나가는 쪽에는 앞에서 본 두 곳보다는 좀 더 연습적인 측면이 많아 보이는 작품들이 있다. 특히 그 연습도 점점 치열해 지는지 전만 하더라도 아래 위로 구간을 나누어 그림이 그려진 적은 적어 보였는데 이제 정말 높은 쪽에도 그래피티가 가득하다. 저 위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사다리를 가져 온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피티는 그래피티이고 참 삶이 별 것이 없다. 이렇게 걷고 이렇게 잘 그린 그래피티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내일도 모레도 또 걷고 걸어야 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하철 2호선 신형차량의 사용자 경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