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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Dec 01. 2015

OS를 만드는 회사?

2라운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드러나 있는 OS를 만드는 회사는 전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OS의 숫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에 비해 훨씬 많다. 그건 일반인이 알지 못해도 큰 지장이 없는 운영체제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내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OS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어제 밝혔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냉랭하다. 왜일까?




운영체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회사는 바로 티맥스소프트이다. 원래 WAS(Web Application Server) 등의 미들웨어를 시작으로 DB 등의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넓혔던 티맥스는 2000년대 후반 전성기를 맞이하다가 어떤 사건과 함께 기업의 사운이 바뀌었다. 그 사건 역시 운영체제 개발이었다.




애증의 대상




운영체제란 무엇일까? 영어로는 Operating System인 이 단어는 영문을 해석하면 알듯이 무엇인가를  오퍼레이팅 등 동작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우리가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PC와 같은 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운영체제이다. 물론 꼭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운영체제도 있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일반적인 윈도우 시리즈 이외에 기업용 시장을 위한 윈도우 NT나 2000과 같은 시리즈를 내어 놓고 판매하였다.


그렇다면 운영체제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어떤 사업적 고려가 필요할까?








1. 운영 대상이 필요하다.


운영체제의 존재가 필요하려면 운영 대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팜OS를 사게 됨으로서 팜 안에  운영체제를 적용할 하드웨어가 부족했던 부분이 LG전자의 다양한 제품 군에 활용되는 것처럼 적용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LG는 최근 자동차의 영역으로 Web OS를 확장시킨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LG와 웹OS와의 만남은 최소한 실패작은 아닌듯 하다.



한편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휴대폰 회사 블랙베리는 기술적으로 좋은 운영체제가 있음에도 제품 판매의 하락과 함께 결국 운영체제의 적용 범위가 현격히 줄어들면서 퇴보의 길을 걷게 된다. 최근에는 심지어 블랙베리OS가 아닌 안드로이드 기반의 폰을 만들기까지 한다. 이런 슬픔은 노키아 역시 겪었던 일이다. 그들은 애지중지하던 심비안을 버렸다.


같은 맥락으로서인지 구글이나 애플은 자신의 운영체제에 대한 적용범위를 폰이나 PC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시도는 하나의 통일된 사용자 경험 즉 One UX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2.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소프트웨어 기술기반이 필요하다.

운영체제를 만든다는 것은 일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한마디로 높은 개발력이 필요하다. 먼저 기본적으로 코어에 대한 개빌 기술력이 있어야만하며 싱글 시스템과 연결되기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


또한 만일 사람들이 익히 이야기 하고 있는 것처럼 국가 기관을 위한 제품으로서 티맥스소프트가 운영체제를 만든다면 보안 이슈가 무엇보다 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티맥스소프트가 보안에 전문적으로 발전된 회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어떤 쪽으로든지 수준 높은 운영체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인력이 대거 필요하게 될 것이다.








3.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글을 쓰다보니 이제 이야기하게 되는 부분이지만 나는 2000년대 후반에 티맥스소프트에서 일을 하면서 OS를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하였다. 초기에는 운영체제 메인 컨셉 논의에 참여하였고 이후 웹 브라우저 쪽 UI디자인을 담당하였다.

그 과정에서 만났던 이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가까이 지내고 있는 사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했던 일의 범위를 다시 떠올려 보면 그 업무의 깊이가 매우 심오했다.


특히 현재는 외국계 기업에서 VP를 맡고 있는 친구가 작업하였던 제어판 쪽의 UI 및 기능 설계는 왠만한 일반인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먼저 개발을 이해해야하고 기존에 타 OS가 제공하는 제어판의 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며 그 기능들이 각각 어느 화면에 대입이 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새롭게 만드는 운영체제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가 더해지면 된다. (한 마디로 불가능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엔지니어로서의 역량 + 심미적인 디자인 + 넓은 기능 호환성 + 사용자의 사용성' 정도만 알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그걸 디자인 할 사람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있지만 다시 기존의 OS들의 탄생을 생각해보면 근본적으로는 운영체제의 발전은 LTE(Long Term Evolution)의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매우 오랜시간 길게 조금씩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미 안드로이드는 7년을 걸쳐 발전해왔고, 애플의 iOS와 MacOS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이외에도 리눅스나 우분투 모두 그랬다. 그 가운데 최소 기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마 안드로이드 일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같이 Lean하게 최소 스펙과 가능한 범위를 시작으로 LTE하게 개발을 하는 과정을 국내 기업이 견뎌낼 수 있을까 큰 걱정이 된다.


갑자기 높은 수준의 OS가 나타나길 기대한다면 그건 무리이며, 또한 역시 이제 현 세상에 존재하는 운영체제는 너무 오랫동안 LTE하게 발전해온 관계로 그 완성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OS에 대한 기대 수준이 거기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4. 수익 모델이 있는 사업 혹은 기업인가?


결국 인고의 세월을 견뎌 걸작 (Master Piece)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 시간을 견딜 힘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후원자들이 있어서 나올 수 있었던 고전 미술 작품들이나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어올릴 수 있는 초고층 건물들과 같이 말이다.


구글은 검색 엔진으로 사람을 모으로 광고 플랫폼으로 수익을 만들었으며 그걸 기반으로 안드로이드가 성장하는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혼자 스스로 커나아가지 못했으며 구글의 웹서비스 즉 지도, 캘린더, 지메일 등의 보육을 받으며 자라왔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에 패키지 단위의 판매를 통해 운영체제 수익을 거두던 모습에서 윈도우 10에 이르며 무상 업그레이드와 함께 오피스와 같은 제품군에 대한 Subscription 수익 모델을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즉 직접 대놓고 운영체제를 판매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이다. (이 부분은 향후 윈도우 10 리뷰 글에서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자.)


과연 티맥스 소프트는 세련된 제품과 함께 세련된 판매 방식과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까? 꼭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건 크나큰 도전이다. 도전에는 크게 두 가지 도전이 있다 사람들이 응원한 도전괘 응원하지 않는 도전

자격을 갖추었다고 사람들이 생각한 도전과 아닌 도전이다.


애석하게도 아직까지 티맥스소프트의 운영체제 만들기 도전은 사람들에게 응원받지 못하는 도전이며 그 이유는 사람들이 티맥스소프트가 그 도전에 대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롯데의 손아섭 선수처럼 최고의 선수조차 MLB라는 높은 목표에 대한 도전을 했지만 사람들은 그 도전 자격에 의심을 했고 그 결과는 포스팅 실패로 나오기도 했다.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나는 티맥스소프트가 아직 손아섭 선수만큼의 도전자격을 얻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티맥스소프트가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던 바로 그 시점에 그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 가운데 운영체제를 발표하던 코엑스에도 있었고 임금이 체불되던 시절에도 그 회사에 몸담고 있었다. 그리고 월급이 나오지 않아 나의 가족이 모두 함께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할 것이라면 명백한 목표의식과 도전자격을 갖추고 성공할 수 있는 도전을 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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