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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Dec 17. 2015

아이폰 판매량 감소가 나쁜일인가?

나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소식

아이폰 판매량 감소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123&aid=0002123703




어제 하루 세상은 모두 이 기사에 집중하였다. 저 멀리 바다 건너에 휴대폰 업체 판매가 줄어든게 뭐 그리 대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아이폰의 점유율이 40%를 훌쩍 넘은 것으로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폰의 출고량 기사를 유심히 읽는 사람은 매우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폰의 출고량이 줄어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뉴스라고 생각은 하지만 내 생각은 단순히 출고량이 줄어들어 힘들어질지 모르는 애플에 대한 걱정보다는 이런 변화가 IT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의 패자들이 모두 죽지는 않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씁쓸한 결과를 얻은 회사는 어디어디인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소프트웨어 혹은 온라인 서비스 중심의 업체를 비롯하여 PC를 제조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던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결과를 거두었다. (이들은 대부분 영업이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http://www.geekwire.com/2015/apple-revenue-profits-and-cash-top-microsoft-google-yahoo-and-facebook-combined/




사실 스마트폰이 없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주 잘 살고 있다. 물론 예전과 같이 독보적인 전세계 IT업계의 1인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고 그 수익원을 다변화하거나 미래 산업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PC윈도우 시장에서는 오피스 365와 같은 온라인 소프트웨어 및 Subscription모델을 추구하고 있으며 엑스박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및 게이밍 시장도 공략하는 동시에 Azure 등의제품을 통하여 B2B 시장에서의 수익도 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홀로렌즈와 같은 미래 산업은 덤이다. 결국 밸런스가 있는 회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패하더라도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폰만 하던 이들은 모두 죽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 HTC는 모두 사업의 전반이 휴대전화 쪽에만 치중하여 있던 업체들이다. 그들은 심하게 이야기 하면 폰밖에 몰랐던 회사들이었다. 즉 폰이 무너지면 뒤가 없는 회사였다. 20세기에는 가능했던 이런 구조가 더 치열해지는 21세기에는 몰락의 길로 유도한 셈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대안 혹은 조직 구조의 밸런스가 필요한 법이다. 메이저리그의 야구를 보면 상위권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이스급 투수를 2명정도 보유해야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려면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3명은 있어야 한다. 아무리 클레이튼 커쇼나 리오넬 메시와 같은 슈퍼스타가 있어도 우승을 하려면 조직의 밸런스와 또 다른 작은 영웅들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방망이 깍던 노인은 정말 정성들여 방망이를 계속 잘 깍으셨겠지만 현실 속에서는 이내 백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방망이만 잘 깍는 것은 방망이를 잘 깍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싸고 저렴하게 그리고 빠르게 깍을 수 있는 공장이 생겨나면 아무 부질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부하는 중국과 같이 말이다.








애초부터 IT 시장도 애플도 모두 밸런스로 돌아오게 되어 있었다.


그렇다. 애초부터 IT는 밸런스였다. IT 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은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사라지듯 라이프사이클을 반복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독 그 IT가운데 통신과 제조 그리고 게임에 치중해있었고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의 시대에는 잘 적응하지 못하였다. 그 영향은 IoT나 DT에 관련한 부분까지 약점이 퍼져나가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0년간의 강점은 사라지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사업은 또 다시 찾고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했던 부분이지만 인터넷이 빠르고 전화기를 많이 만들어 낸다는 이유로 IT강국으로 자부해왔던 많은 사람들의 관점은 조금은 편향된 관점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실제로 스마트폰에 치우쳐져 있었던 전세계적인 IT시장의 편향도 이번 아이폰 판매 곡선의 하향과 함께 정상적인 수준의 비중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 감소야 말로 애플이라는 회사를 포함하여 IT생태계가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사실 앞으로의 아이폰 실적이야말로 진정한 아이폰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던 2014 그리고 2015년이 마치 FA로이드를 맞고 괴물과 같은 성적을 내는 스포츠 스타와 같은 현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다고 그동안의 아이폰의 실적이 스포츠 영역에서 반짝스타나 반짝시즌을 의미하는 플루크(Fluke) 현상이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모든 시장은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고 독점이 무너지고 균형을 찾아가는 단계를 거듭하기 때문에 애플의 점유율 하락도 어차피 찾아올 일이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이런 Revenue Breakdown을 겪게 될 애플이 어떻게 강자로서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줄지가 더욱 궁금하다. 마찬가지로 그 풍파를 조금 먼저 겪게 될 삼성전자 역시 그 2라운드를 어떻게 멋지게 헤쳐나갈지가 궁금하다.


어차피 아이폰은 언젠가는 판매 하락세가 올일이었고 내가 궁금한 부분은 첫번째 아이폰 판매가 줄어들며 발생하는 수익을 애플이 어떻게 채울 것인가 그리고 애플이 덜 판매하게된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는 누가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듯하다. 이제부터의 IT시장이야말로 AP설계/생산업체로부터 스마트폰/태블릿 생산업체,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업체, 서버 및 장비 업체, IT솔루션 제공업체를 넘어서 업계의 전반이 고루 주목받고 발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균형있는 IT 발전 역시 그 2라운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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