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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Dec 30. 2015

내쓴책_OneUX

올해를 마무리하며

올해를 마무리하며 내읽책 매거진에 내쓴책을 처음으로 써본다.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나는 HCI 및 인간공학에 관련된 공부를 하였다. 자연스럽게 사용성평가나 사회과학조사 방법론 등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 실제로 산학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였다.


고객 조사 방법은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설계된다. 

1. 조사의 대상이 되는 제품 혹은 서비스에 있어서 조사 결과를 통해 얻고자 하는 부분의 가설을 수립한다.

2. 얻어진 가설을 가지고 답변을 얻어낼 수 있는 Task나 설문문항 및 질문답을 작성한다. 

3. 해당 조사에 적합한 대상군을 설계하고 리쿠르팅을 진행한다.

4. 사용성평가 혹은 인터뷰 혹은 설문을 진행한다. (이 안에는 사용성평가 환경을 세팅하거나 인터뷰와 설문에 있어서도 상세한 방식을 정의한다.)

5. 얻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진행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낸다.


그리고 6번은 항상 보고서의 작성이었다.


이런 다양한 단계를 여러가지 제품을 통해 체험하면서 난 다행히도 User Interface나 User eXperience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는 고객조사에 대한 역량의 기초를 쌓을 수 있었다.


내가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당시의 제품들은 제품의 기능이 지금 수준으로 복잡하지 않고 확장성이 좁았다. 예를 들어 당시 휴대폰은 피처폰이었으며 그야말로 통화를 중심으로 하는 UX가 핵심이었고 또한 앱설치를 통한 확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런 기능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 UX의 범위가 한정적이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 사이 나는 꽤 다양한 IT업계에 몸을 담았고 덕분에 관심분야가 많은 사람이 되었다. 내가 몸담았던 회사 가운데에는 매우 유명한 전자회사도 있었는데 그곳에서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를 하면서 TV자체의 디바이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TV라는 디바이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ONE UX'라는 책을 쓰게 되는 첫 질문이 시작되었다. 그건 바로 "TV라는 경험은 하나의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걸까?"였다.


오래전의 TV는 그랬다. TV의 경험은 TV본체에 치중되어 있으며 인터페이스라는 요소는 매우 적었다. 하지만 지금의 TV는 어떠한가? TV는 TV자체가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적인 조작과 외형 디자인 그리고 화면 안에서 조작이 이루어지는 OS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이를 콘트롤하기 위한 리모콘의 3요소로 UX가 나누어진다. 그리고 그들이 합쳐서 거대한 하나의 TV UX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의 사용자 경험은 다른 여러 관련 사용자경험들의 합집합과 같다. 그런 예는 너무나도 많다. 최근 화제가되고 있는 교보문고의 대형 소나무 책상은 서점을 '책을 파는 경험'과 '책을 보는 경험'을 혼합하였다. 거대한 책의 경험안에 모두를 묶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의료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이를 ICT와 결합하려고 하며 이를 하나의 거대한 삼성 제품에 대한 사용자 경험으로 만들어내고자 한다. 삼성이 만드는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은 사람의 삶을 하나의 흐름(STREAM)으로 연결하고자 한다. 이것은 거대한 Branded One UX이다.








UX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화면 안의 변화에 집중해왔다. 나 또한 그랬다. 이제는 그 범위가 바뀌고 있다. 화면 안의 UX는 화면 밖의 UX와 오래전부터 사실혼관계였다. 다만 웨딩마치만 최근에 올렸을 뿐이다.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면 그 관계를 받아들이고 업무로 소화해내어야 한다.








내가 쓴 책에 대한 소회를 내 손을 써서 밝히는 것은 타자를 치고 있는 내 손이 부끄러워지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2015년을 되돌아보았을때 이 책은 내가 남긴 하나의 유산처럼 항상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내가 UX를 업으로 삼으며 느끼고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의 총합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형식의 책을 쓰려면 다시 앞으로 최소 4~5년 혹은 10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올해의 마지막 브런치 글로 '내쓴책_OneUX'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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