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읽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Jan 20. 2016

모바일 트렌드 2016 그리고 트렌드 코리아 2016

2016년을 이야기했던 두 권의 책

1. 2009년부터 시작된 트렌드 코리아, 2014부터 시작된 모바일 트렌드


이 두권의 책은 올해 한해 반짝할 책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두 권의 책은 같은 이름으로 연도만 바꾸어 출간되었고 아마 큰 이슈가 없는한 앞으로도 계속 발간되지 않을까 싶은 두권의 책이다.


이 두권의 책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지만 두 권의 책은 이름이 비슷한 만큼 서로가 다른 책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책의 아이덴티티 측면에서 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먼저 나오기 시작한 '트렌드 코리아'로부터 '모바일 트렌드' 스스로 조금 더 명확한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전체 트렌드를 보여주는 책이며, 모바일 트렌드는 비록 책 이름 안에는 코리아라는 단어가 없지만 어느 정도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한 모바일 트렌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렌드 코리아가 다루는 내용의 범위가 더 포괄적이기 때문에 모바일 트렌드가 구조적으로 약점을 가지고 있는것일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마치 슈퍼스타K와 K팝스타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오히려 슈퍼스타K에 이미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K팝스타는 나름의 신선한 인재들의 육성을 컨셉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로 K팝스타와 모바일 트렌드 모두가 슈퍼스타K와 트렌드 코리아에 비하여 많이 늦게 시작된 프로그램이며 책이다.)


그리고 월간지들이 많이 사라진 도서 출판 업계에서 이제 연간 발매라는 트렌드를 만들기 시작한 이 두권의 책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 








2. 두 책에 공통되게 등장하는 두 가지 주제


이 두 책은 서로서로 수도 없이 많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모바일 트렌드 2016'의 경우 제목에는 모바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사실 미디어, 온디맨드, O2O, 커머스 등 전반적인 IT의 영역을 두루 다루고 있으며, '트렌드 코리아 2016'는 매우 제목에 충실하게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큰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즉 기본적인 기조가 서로 다른 책인 것이다.




모바일 트렌드 2016 표지




하지만 그 안에는 동일하게 다루는 주제가 두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핀테크와 차량의 신 에너지에 대한 내용이다. 핀테크의 경우 나 역시 간편결제를 중심으로 브런치에 한 번 글을 쓴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인터넷 은행 등의 허가와 맞물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렌딧과 같은 P2P 금융기업 역시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다. 차량의 신 에너지 부분에 있어서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시작으로 수소에너지 등으로 관심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나 역시 한 번 브런치에서 언급을 한 바가 있다.


두 권의 책에서 모두 이 두가지를 주제로 잡았다는 의미는 그 만큼 2016년 대한민국을 관통할 주요 주제로 이 두 가지가 전혀 손색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이 두 가지 주제는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고 더 깊이 관찰해 보아야 겠다.








3. 리더가 명확한 책


김난도 교수는 2014년부터 트렌드 코리아 표지에 자신의 얼굴을 인쇄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책의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으로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김난도 교수는 이제는 (물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매우 있다.) 어느 정도 유명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도서 출판계의 마케팅의 관점에서 이처럼 명성이 있는 분의 얼굴이 인쇄되어 있는 책은 1. 독자로부터 막연한 신뢰를 얻을 수 있고 2. 기본적인 판매부수를 어느정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3. 김난도 교수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쓴 책인 만큼 집필 과정에서 중심을 잡고 진행하였을 확률이 높다. (정상적인 집필 과정이었다면 말이다.)


공저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한권의 책을 함께 쓰는 과정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서로 다른 관점, 서로 다른 필체를 하나로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리더가 명확한 책은 강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트렌드 코리아 2016








4. 책의 깊이를 좌우하는 집필 방식의 차이


실제 저자의 수는 '모바일 트렌드 2016'은 8명이 함께 집필하였으며, '트렌드 코리아 2016' 김난도 교수를 포함하여 6명의 저자가 함께 집필하였다. 두권의 책을 쓴 14명의 저자들에 대해서 모두가 평균적으로 비슷한 저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조금 더 많은 저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책을 써낸 '모바일 트렌드 2016'이 더 감명깊은 내용을 전달할거라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책에 대한 독서 후 만족도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 있지만) 하지만 나는 오히려 '트렌드 코리아 2016'에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왜냐하면, '모바일 트렌드 2016'은 8명의 저자를 중심으로 하는 '커넥팅랩'이라는 실제 저자를 중심으로 모든 책이 써졌지만 '트렌드 코리아 2016'은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트렌더스 날'이라는 자발적인 트렌드 정보 수집 모임(?)의 의견을 중심으로 써내려가지는 글이기 때문이다. 즉 트렌더스 날은 내용을 모으고 저자들은 그 내용들을 분석, 정리, 요약하고 거기에 키워드 도출 및 관점 있는 의견을 내어 놓는 방식인 것이다.


결국 내가 느낀 두 권의 책의 깊이의 차이는 주제의 차이로부터 발생한 것도 아니며 저자의 어떠한 능력에 따라 갈린것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저 집필 방식의 차이가 책의 완성도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다.  


분량 역시 '트렌드 코리아 2016' 부록을 포함하여 430페이지 가량이며, '모바일 트렌드 2016은 약 360페이지 정도로 나왔다. 오히려 적은 수의 저자가 쓴 책이 더 많은 분량으로 나온 것이다. 편집 역시 '트렌드 코리아 2016'가 더 빡빡하게 되어 있음에도 그렇다.




'트렌더스 날'에 참여하신 분들의 리스트




이처럼 하나의 조직을 통해 움직이는 책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면, 그만큼 책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나 또한 2017 트렌더스의 날에 지원을 할까 고민 중이다.


책의 깊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한 명의 석학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정수를 뽑아내는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공저들이 머리를 모으는 방식이었는데 이제 시간이 흘러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모아 책이 완성되는 'Crowd Writing'의 기법이 등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5. 2016을 이야기하며, 2015를 연결하고 있는가?


'모바일 트렌드 2016'의 '여는글'에서 저자를 대표하여 박종일 님께서 매년 모바일이라는 큰 주제에 대한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에 대한 설렘과 작년에 예측하였던 핵심 키워드 '옴니채널'을 들었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2015년과 2016년의 책은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2016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매년 연례의 형식으로 작성되는 도서라면 아마도 2015년에 저술되었던 책에 대한 작은 회고 뿐만 아니라 2016년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특수성을 대변할 수 있을 때 더 빛을 발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6'은 좀 더 치밀하다.


그들은 먼저 연도를 대변하는 키워드를 잡는다. 그리고 이 키워드는 책 전체를 관통한다.


'트렌드 코리아 2016'이 지정한 'MONKEY BARS'라는 키워드는 아래와 같은 각각의 챕터로 연결된다.

Make a Plan Z ('플랜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Over-anxiety Syndrome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1인 미디어 전성시대)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Ethics, on the Stage (연극적 개념소비)

Year of Sustainable Culture Ecology (미래형 자급자족)

Basic Instincts (원초적 본능)

All's Well That Trends Well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Rise of 'Architec-kids'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Society of the Like-minded (취향 공동체)

로 각각의 첫글자에 따라서 나뉘어지며 




MONKEY BARS의 의미




거기에  2015년과 연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들이 등장한다.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으로 단맛, 마스크&소독제, 복면가왕, 삼시게끼, 셀카봉, 셰프테이너, 소형 SUV, 저가 중국전자제품, 편의점 상품, 한식 뷔페 를 선정하기도 하였다. 또한 130페이지에 걸쳐 2015년 소비트렌드 회고를 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6'은 '모바일 트렌드 2016'에 비하여 2015년과 조금 더 유기적으로 연결된 느낌이다.








열심히 2016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두 권의 책을 리뷰하고 났더니 정작 '모바일 트렌드 2016'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다. 또한 상대적으로 '트렌드 코리아 2016'에 대한 좋은 내용만 써 놓은 느낌이다.

그리고 솔직히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모바일 트렌드 2016'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IT의 주요 트렌드를 담고 있지만 '트렌드 코리아 2016'에 비하여 좀 더 사실의 전달에 치중한 느낌이다. 


'모바일 트렌드'의 내용을 '트렌드 코리아' 스타일로 써낸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모바일 트렌드가 (지금도 충분히 좋은 책이지만) 2017년에는 사실의 전달을 넘어서 한단계 올라설 수 있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읽책_총균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