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누구에게 기회가?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바로 2016년 LG전자가 넥서스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http://www.kbench.com/?q=node/160325
이 기사를 보며 넥서스 기종의 팬 중 한 명으로서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나 뿐만 아니라 스마트 디바이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이 기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편 일반인의 공통적인 관심사와는 상관없이 내 개인적인 관심사를 적어보겠다.
넥서스, 예전에는 이 단어는 영광의 단어였다. 일단 넥서스를 제조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고 한다면 큰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여겼었다. 일단 아무도 알지 못하던 대만의 회사 HTC가 넥서스 생산을 계기로 슈퍼스타가 되었었고, 삼성전자 역시 넥서스의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넥서스6를 만들었던 모토롤라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관계들은 모두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던 LG전자 역시 그 기회를 다행히도 부여받았다. 그리고 그 효과는 G2에서 드러났다. 기계적으로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던 LG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궁합을 맞춘것이다.
그리고 그 관계에 서로 만족을 해서인지 LG는 넥서스4, 5, 5X를 연달아 내었다. 쌍둥이 모델이라고 부를 수 있을정도는 아니지만 넥서스5의 경우는 G2가 성공하는데 어느정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그리고 G2는 지금까지 LG의 최대 성공작으로 남아있다. (네티즌이 인정하는 기준으로)
그런데 그렇게 좋아보이는 구글과 LG의 궁합에도 불구하고 서로 결별을 한다면 아마도 어느 쪽에선가 그 관계의 가치에 불만족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불만을 느낀 쪽은 어느 쪽일까? 물론 양쪽이 동시에 불만족을 느꼈을 수도 있는 법이다.
넥서스는 왜 생겨나게 되었을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로는 구글이 하드웨어 판매로 돈을 벌기 위한 용도로 넥서스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게 보기에는 넥서스들은 차이가 있을 지언정 대부분 저렴하다. (아이폰에 비해서는 특히) 보통 구글이 넥서스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안드로이드 파편화가 막을 수 없는 이슈로 대두되면서 표준 기기의 제공을 통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기준 제시의 목적이다. 즉 구글은 언제나 안드로이드가 필요할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그리고 심지어 넥서스가 생기기전에 구글은 제조사가 만드는 안드로이드 단말에 대해서 별도의 구글 인증 같은 시스템을 붙였다. GED(Google Experience Device)라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그런 인증 시스템만으로는 파편화되고 구심점이 없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생태계를 콘트롤하기 어려웠고 결국 넥서스를 만들게 되었을 것이다.
처음 제조사들은 넥서스의 생산에 관심이 없었다. 특히 피처폰 시대에 콧대가 높았던 회사였을수록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HTC가 넥서스와 함께 날개를 달자 이후 모든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넥서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꿀이 있는 꽃에는 벌들이 날아다니듯 넥서스는 꿀이 되었고 구글은 꽃이 되었다. 안드로이드 개발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은 회사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많이 흘러 생존 경쟁을 하고 있는 회사들의 안드로이드 개발 능력은 상향평준화되었다. (AOSP제외) 이제 화웨이 같은 중국회사도 이미 넥서스폰을 만들어보았다. 그들도 이미 구글의 본사 엔지니어들과 밀착되어 프로젝트를 해 본 것이다. 이제 사방에 꿀과 꽃가루가 퍼져나간 것이다. 모두가 소프트웨어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면 구글과 더 가까운 친구가 되는 것은 이제 예전만큼 매력적인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실력은 비슷해졌으니 이제 소프트웨어 빼고 각자의 매력을 키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에게는 미안하지만 넥서스의 꿀은 예전만큼 달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 이미 성숙한 제조사들에게는.
그런 면에서 나는 LG가 정말로 2016년에 넥서스를 만들지 않는다고 하여도 격하게 찬성하고 응원한다. 지금은 그 둘이 헤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다. 특히 LG가 자신의 폰에 집중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나는 혼자 슬프게 짝사랑하던 넥서스 5X를 이번주에 샀다. 일명 대란 비슷하게 공시지원금이 높아져 가격 부담이 없어진 틈을 잽싸게 잡았다. 다시 한번 구글과 LG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런 기회가 없다고? ....... 눈물이 난다.
LG전자와 같은 국내회사가 넥서스를 만드는 것은 저럼한 가격이나 안정적인 성능도 중요하지만 AS를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었다. 이제 스마트폰도 성능의 상향평준화로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예전에는 아니 그러하였지만 이제는 2년 약정을 꽉채우고도 폰을 바꾸지 않고 24개월 사용 이후 20% 요금 할인을 해주는 재약정을 걸고 기존폰을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 결과 나이를 많이 먹은 스마트폰에 대한 만족도는 AS와 깊은 관계가 생겼다. 나의 노인폰을 잘 수리받아서 좀 더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소비자로서는 그렇다는 뜻이다.
그럼 이제 좀 어울린다 싶은 회사들은 많이 만들어본 넥서스 누가 만들게 될까? (어차피 구글에게는 필요한 디바이스라고 한다면)
루머의 1번 주자 HTC다.
http://www.kbench.com/?q=node/160540
HTC는 결별이라고 해야 하는지 이혼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구글과 헤어졌었다. (워낙 서로 시너지가 좋아서 나는 이 둘이 헤어질거라고 결코 생각지 못했었다.) 그런데 HTC는 헤어진 남친을 잊지 못했다. 구글 역시 누군가 한 명 찍어야 한다면 새로운 중국의 기업보다는 기존에 일을 해 본 대만 기업이 더 나을지 모른다.
ASUS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들은 노트북도 잘만들고, 태블릿도 잘만들고, 폰도 나름 잘 만든다. (내가 써 본적은 없지만) 특히 그들의 생산능력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HTC? ASUS? 사실 너무 뻔하고 재미 없는 옵션들이다. 사실 나의 바램은 이렇게 너무 뻔하게 양산을 지나치게 코드가 잘 맞는 회사들 말고 다른 회사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블랙베리는 이미 프리브를 만들었다. 너무 좋다. 특히 외관의 마감 완성도나 항상 그렇지만 쿼티 자판의 간지로 치면 엄지척이다.
그런데 비싸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를 아직 능숙능란하게 다루지 못한다. 그래서 블랙베리는 구글이 필요하다.
가격이 합리적인 쿼티 블랙베리 넥서스! 두둥
구글 역시 블랙베리의 보안이 필요할지 모른다. 보안 수준이 높은 안드로이드폰이라면 요즘 같은 시대에 큰 화두가 될지 모른다.
과거 영광을 가지고 있던 업체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직 MS가 노키아를 가지고 있지만 윈도우폰만 밀어 붙이기는 힘에 겹다.
원래 저가형 휴대폰을 잘만들기도 하면서 하드웨어적으로 뮤직폰이나 카메라특화폰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사실 셀 수 없이 많은 폰을 만들어 보았으니 안 만들어본 폰이 없긴 하겠지만)
이제 추억의 단어가 되었지만 심비안을 비롯해 피처폰 플랫폼과 MS 운영체제 등 다양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플랫폼을 만들어보았다.
사실 난 폰알못이기는 하지만 프로젝트 아라와 같은 것을 하기에도 노키아만한 회사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노키아가 아직까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시장과 프로젝트 아라가 목표로하는 시장도 비슷한것 같고.. 아무튼 느낌적인 느낌이 그렇다.
내가 쓴 모든 글이 그렇지만 이 글 역시 분석이나 비평의 글은 아니다. 내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하는 글일 뿐.. (그냥 기사 보고 재미있겠다 싶어서 1시간 동안 필받아서 쓴글)
나는 개인적으로 넥서스에게 고맙다. 국내 굴지의 휴대폰 제조회사인 삼성과 엘지가 그래도 시장에서 갈피를 잡고 성공 케이스로 인정받을수 있었던 이면에는 넥서스의 역할이 적지 않게 있었다고 생각한다. 혹시 팬택도 그런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앞으로 넥서스도 잘되고 국내 스마트폰 회사도 각자 잘되었으면 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