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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의 벚꽃과 압구정의 그래피티를 지나다.

자출족의 봄날

by Jaeseung Mun

자출족에게는 봄이 좋은 날씨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겨울을 벗어나서 드디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미세먼지나 황사 때문에 정작 탈 수 있는 날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쨋든 나의 출퇴근 자전거는 다시 시작되었고 마침 벚꽃이 펴주어서 벚꽃터널로 시작되는 출근길에 기분이 좋아서 사진을 몇장 찍었다.




집 앞에서 보이는 풍경 벚꽃만이 아니라 목련도 보이는 듯 하다.




저 앞으로 나아가면 머리 위에 벚꽃이 구름처럼 수 놓아진다.





잠실에서 한강으로 진입하는 길목에는 진달래가








자전거를 오랫동안 안타기도 했고 체력이 저질이기도 하고 게다가 어젯밤에 (심지어 빠르지도 않게)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온 영향인지 아침 출근에 시간이 꽤 걸렸다.


느리게 자전거 바퀴를 돌리면서 철새 무리나 백로 비스무리한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랬으나 그렇지는 못했다.


대신 날이 좋아서 그런지 곳곳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대신 그곳을 지나 압구정 한양아파트 쪽으로 나가는 지하보도에 있는 그래피티 들을 찍어 보았다.


나 뿐만 아니라 동네 마실 나오신것 같은 아주머니 한 무리도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셨다.




아주머니 한 무리




초입에 있는 해골





이 친구는 꽤 오래동안 지워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락카를 들고 있는 모습이 아주 귀엽다.




여기부터는 최근에 새로 생긴 그래피티 들이다.




아주머니 무리가 함께 찍혀 버렸다.




등산가니?




변기에 앉아서 뭘 하고 있는거지?




한강에서 빠져 나오는 마지막 블럭에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래피티 들이 많다.


그런데 왠지 그래피티 아트를 하기 위해 아무래도 더 넓은 벽면을 선호해서인지 이쪽은 유난히 작품들이 잘 바뀌지는 않는다.




문구도 인상적이고 무지개를 들고 있는 남자도 인상적인 그래피티




점점 지하보도를 빠져나올수록 연습장 스케치를 한 느낌에 가까운 작품들이 많다.








항상 나만 혼자 지나며 감상하던 꽃과 그래피티를 그림으로 남겨본다.


꽃은 지면 볼 수 없고 그래피티는 다른 새로운 작품을 위해 지워지면 또 볼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것이 2016년 봄의 추억이고 먼 훗날 뒤돌아보면 기록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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