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출족의 봄날
자출족에게는 봄이 좋은 날씨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겨울을 벗어나서 드디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미세먼지나 황사 때문에 정작 탈 수 있는 날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쨋든 나의 출퇴근 자전거는 다시 시작되었고 마침 벚꽃이 펴주어서 벚꽃터널로 시작되는 출근길에 기분이 좋아서 사진을 몇장 찍었다.
자전거를 오랫동안 안타기도 했고 체력이 저질이기도 하고 게다가 어젯밤에 (심지어 빠르지도 않게)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온 영향인지 아침 출근에 시간이 꽤 걸렸다.
느리게 자전거 바퀴를 돌리면서 철새 무리나 백로 비스무리한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랬으나 그렇지는 못했다.
대신 날이 좋아서 그런지 곳곳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대신 그곳을 지나 압구정 한양아파트 쪽으로 나가는 지하보도에 있는 그래피티 들을 찍어 보았다.
나 뿐만 아니라 동네 마실 나오신것 같은 아주머니 한 무리도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셨다.
여기부터는 최근에 새로 생긴 그래피티 들이다.
한강에서 빠져 나오는 마지막 블럭에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래피티 들이 많다.
그런데 왠지 그래피티 아트를 하기 위해 아무래도 더 넓은 벽면을 선호해서인지 이쪽은 유난히 작품들이 잘 바뀌지는 않는다.
항상 나만 혼자 지나며 감상하던 꽃과 그래피티를 그림으로 남겨본다.
꽃은 지면 볼 수 없고 그래피티는 다른 새로운 작품을 위해 지워지면 또 볼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것이 2016년 봄의 추억이고 먼 훗날 뒤돌아보면 기록이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