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관점으로 파고들기
어느덧 우리 아들이 키위워치를 사용한지도 1달이 되어간다.
그래서 정리해보았다. 라인키즈워치 사용기! (혹은 키위워치 사용기 또는 라인키즈폰 사용기라고도 부른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나의 체감 상으로 외관 디자인이 경쟁 제품 대비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아이폰을 살때 외관이 예뻐서 산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이것은 분명히 중요한 경쟁요소이다.
무게 크기에 비해서 생각보다 가벼웠다. 외형 자체가 좀 크기가 있어서 걱정했던 부분이었는데 아이 역시 착용하고 다니면서 무게로 인한 불편을 이야기 한 적은 없다.
러버밴드(정식명칭은 팁시브밴드인듯 하다.)의 재질감도 꽤 좋은 편이다. 아무래도 아이가 착용해야 되므로 이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과학적으로 까지는 알 수 없지만) 소재는 괜찮아 보인다.
한편 키위워치에서 외형을 보면 캐릭터 캡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돈을 지불하고 다른 캡을 사면 화면 안에 캐릭터가 바뀌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조금 아리송했다. 구태여 돈을 지불해가면서까지 캐릭터를 바꾸어줄 부모가 많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캐릭터캡의 가격은 터닝메카드 1개의 가격과 비슷한데 화면속의 캐릭터를 실물 터닝메카드보다 좋아할 아이는 별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터닝메카드를 사주는 돈이 세상에서 제일 아깝기는 한 것은 함정..)
언박싱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충전 케이블에 자석방식은 사용이 매우 쉬우며 덕분에 아이들도 쉽게 스스로 충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키위워치 충전하라고 말로만 지시하면 아이가 알아서 충전한다.)
한편 충전에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키위워치 전원 On/Off 및배터리 상태 관련 Push 메시지를 보내주는 부분이었다. 그냥 그게 뭐 대단한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정보를 보내준다는 것이 안심이 되고 비상시에는 키즈워치의 남은 전원을 보고 해야하는 행동을 결정할 수도 있을것이다.
다만 충전에 있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배터리가 대략 하루 정도만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매일 충전을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요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들은 거의 주기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배터리 이슈는 하루 지속만으로도 크게는 없지 않을까 싶다.) 한편 그 결과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좋은 점으로 꼽았던 키위워치의 전원상태에 대한 메시지를 너무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아동용 워치의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다.
- 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 (부모의 입장)
. 일상 커뮤니케이션 (중요도 中) *소통의 가치입니다.
. 긴급 상황 위치추적 (중요도 上) *통제의 가치입니다.
- 아이의 재미 (아이의 입장)
. 첫인상의 재미 (캐릭터) *아이덴티티의 가치일 수도 있습니다.
. 지속적인 재미 (기능 등의 요소) *순전히 FUN의 가치입니다.
이 부분을 충족하는지가 키즈워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좀 더 깊이 파보자.
아이들은 단순한듯 하지만 동시에 단순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키즈워치가 기능적으로 Rich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들의 인지능력과 취향이 너무 제각각이라서 평균의 Needs를 맞추는 기능을 설계하기 어렵다(?) 정도의 의견이다.)
용돈 기입 등 타겟 아동들의 사용이 빈번하지 않을 것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 용돈은 나름 규모가 되고 소비에 패턴이 있어야 용돈 관리를 할 수 있는데 내 생각에는 용돈을 관리할 수 있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일것이라고 초등학교 고학년은 키즈워치보다 저가형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퀴즈배틀과 같은 기능은 연령대에 맞는 적합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퀴즈와 배틀이라는 두 가지 속성이 모두 7세에서 10세 정도 아이들에게 매우 잘 어울리는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퀴즈배틀이 싱글플레이 모드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바램도 있었다. (퀴즈 대결 대상이 없으면 게임이 시작되지 않는다.) 혼자 있는 아이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부분은 음성 인식을 통한 문자 발송이었다.
음성인식 문자 발송은 품질이 생각보다 높았다. 큰 애가 장난처럼 말하는 내용들도 어느정도 완벽히 틀리지는 않게 Speech to Text가 이루어졌다.
실질적 커뮤니케이션이 지속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런 기능은 오히려 자주쓰는 단문을 미리 저장해 두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문자 방식보다는 훨씬 실용적으로 보였다.
불과 몇 년전만하더라도 S2T가 이 정도 기술 수준이 되지 못하였을텐데, 역시 세상의 발전은 빠르다.
그리고 솔직히는 나도 서비스를 기획하고 UX를 디자인하는 사람이지만 내가 이 제품을 기획했다면 기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음성인식 문자 기능은 아마 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나의 성격에서 보았을때 나라면 하지 못했을 기능을 넣은 부분 그리고 그것이 매우 잘 동작하는 부분은 크게 칭찬해 주고 싶다.
물론 영어로는 수년전에도 이미 S2T가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수준이었다. 단지 문제는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언어가 영어는 아니라는 점이었을 뿐.. 갑자기 영어와 한글을 혼합해서 사용해도 S2T가 무리없이 동작하는 시기는 언제쯤 도래할지도 궁금해진다. (우리의 아이들도 점점 어릴적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니 두개의 언어를 섞어 쓰게 되지 않을까?
아이의 조작성은 크게 이슈가 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혁신적으로 좋지도 아니다. 아무래도 워낙 아이들이 손가락은 어른보다 작지만 섬세한 터치 콘트롤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넓은 면을 콘트롤 하는 방식 (화면 통 플리킹)이나 간단한 터치 및 하드웨어 버튼을 중심으로 Interaction이 발생한다.
그런 면에서는 아마 세상의 어느 키즈 스마트워치도 압도적인 우위를 장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라인키즈워치는 충분히 UI에 있어서 평균 이상의 수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처럼 조작성에서 완벽한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나는 키즈워치는 기능의 혁신이나 조작성의 혁신보다는 서비스 품질의 우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위치 추적에 대한 서비스 품질은 키즈워치간의 경쟁에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키위워치는 안드로이드이며 셀타워나 GSP 및 WPS, 와이파이 기반의 위치추적은 퍼블릭 API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결과 값에 대한 빠른 피드백 등 서비스에 직결되는 부분은 추가적인 개발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종적인 서비스 품질의 차이는 분명히 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키위워치가 자체적으로 더 나은 품질의 위치추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런 부분을 드러낸다면 분명히 더 큰 성공을 거두는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키즈워치가 필요한가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나도 사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일단 아이 손목 위에 키즈워치를 채워보고 위치를 추적해보고 문자로 소통해보니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워낙 라인키즈워치는 디자인이 예뻐서 우리 아들은 다른 키즈워치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아이의 친구들이 자꾸만 시계를 만지작 거리고 싶어하는건 좀 불편할수도 있다. 덤으로 아이의 입에서 '아빠 사랑해'라는 말을 계속 들을 수도 있다. ^^
더욱이 오늘(4월 26일)부로 라인키즈워치가 KT를 통해서도 출시되었는데 그 덕분에 가격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지 않을가 싶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23&aid=0003168151
위에 기사에 나온것처럼 만약 10만원대 초반에 이 제품을 살 수 있다면? 라인키즈워치를 사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그래서 라인키즈워치에 대한 제 점수는요~
아이의 만족도 ★★★★★
어른의 만족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