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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Apr 16. 2016

중고나라 앱 뜯어보기

중고나라의 독립선언을 UI/UX/플랫폼을 중심으로 살펴보기

중고나라가 딴 살림을 차렸다.


기존에 포털 앱 내에서만 접속이 가능했던 중고나라가 독자적인 앱을 출시한 것이다.


이런 독립은 여러모로 욕심이 나는 부분이지만 결코 도전하기가 만만한 부분이 아닌데 중고나라는 칼을 뽑았다. 그래서 한 번 어떤 앱인지 살펴 보기로 했다.




http://platum.kr/archives/58316








어떻게 독립하는가?




중고나라가 앱을 만드는 부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100%에 가까운 독립을 했는가이다.


일단 그 질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회원가입을 독립시켰는가이다.

그 답은 아니다. 중고나라는 자신들만의 땅을 위하여 앱이라는 별도의 PoC(Point of Contact)를 만들었지만 계정로그인의 부분만은 네이버에게 의지하기로 하였다. (아마 그렇게하지 않았으면 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것은 나는 기존에 이미 나의 네이버계정을 통해 중고나라에 가입이 되어 있는데 네이버계정을 통해서 로그인하였으나 다시 중고나라앱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닉네임을 물어보고 뒤이어 휴대폰 실명인증을 진행하였다. 그래서 왠지 여기 나와있는 네이버 로그인은 진정한 네이버 로그인이 아닌 Oauth(open standard for authorization)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보니 첫 화면의 로그인 관련 문구가 '네이버아이디로 시작하기'이지, '네이버로 로그인하기'가 아니다. 음!!! 저렇게 UI를 만들어 놓으니 마치 기존의 네이버ID를 이용하여 로그인하던 중고나라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교묘하게 이용한 느낌이다. 이런 것도 똑똑하게 잘 만든 것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듯 하다.


하지만 조만간 중고나라 앱을 다운로드 받기 전에도 네이버 계정을 통해 중고나라 카페를 사용해 왔던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데이터가 없음을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사람들이 중고나라 앱을 새로 다운로드받고 '네이버아이디로 시작하기'를 시작하면 할 수록 중고나라 서비스는 허수의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나도 속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보면 앱을 다운로드 받기 위하여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 '중고나라'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중고나라'의 검색키워드에 첫번째로 나오는 앱이 '중고나라'앱이 아닌 것이다. 1등은바로 '헬로마켓'이다. 그리고 세번째 앱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번개장터'앱니다.


결국 이처럼 모바일 시장에서 독립적인 앱이 없었기에 조금씩 시장잠식이 벌어지는 현상으로 인해 중고나라는 독립적인 앱을 만들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심지어 4번째 앱도 이름이 '중고나라'다.




다시 앱으로 돌아와보자. 회원가입을 완료한 화면에는 Beats 헤드폰이 예쁘게 그려져 있고 그 헤드폰에 있는 'B' 이니셜과 같은 색상톤으로 주목도를 높인 '첫 판매상품 등록하기'버튼을 메인버튼으로 만들어 놓았다.


아무래도 상거래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앱이다보니 이처럼 키컬러를 정하고 백그라운드 이미지와 버튼 색상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한 듯하다.


음... UI/UX를 아주 잘하는 업체를 써서 앱을 만든것 같다.




'홈으로 가기'를 메인 Task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런 올바른 설계!!!~





중고나라 앱의 첫 화면은 사실 아래와 같은 화면이다. 


앱을 실행하면 바로 아래 이미지와 같은 화면인데 화면을 플리킹하여 위로 올리면 다양한 카테고리별 핵심 상품 키워드들을 보여준다. 이런 바로 사고싶게 유도를 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이런 UI부분들은 내 생각에는 로직 적용을 통해 자동 완성키워드로 들어가지 않고 왠지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운영자를 통해 서비스가 운영될 것 같은데, 그런 Cost에 대해서 감내하기로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배경 이미지로부터 텍스트의 가독성까지!!!




크리스챤 다니엘?? 이라는 명품 시계가 있었나?




또한 카테고리를 선택해서 상품을 추가로 탐색하는 UI 부분에 있어서도 기존의 종합몰이나 오픈마켓 쇼핑몰 이상의 심플함과 세련된 디자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에이전시를 써서 만들었다면 많은 비용을 들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위카테고리와 하위카테고리간의 차이를 키컬러로 규정지었다. (이런 센스)




역시 중고나라의 핵심은 상품등록 UI다. 이부분 역시 심플리시티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딱 적당한 정보리스트와 선과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심플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거래희망위치를 선택하는 부분은 모바일로 최적화할 수 있는 Geo Location 기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보다 간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목적구매를 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영역으로 '추천'과 같은 탭을 제공하고 있다.




추천 메뉴 안에 이벤트와 공지사항을 하위메뉴로 넣어서 UI의 복잡성을 해결했다.




전체적인 UI에 대한 총평은 




왠만한 쇼핑몰 UI보다 훨씬 났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쇼핑몰에 대한 화면 설계 및 디자인을 아주 많이 해 본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첫 느낌으로는 이 정도라면 '번개장터'나 '헬로마켓'에 비하여 사용자경험이 불편하여 고객이 이탈할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플랫포머가 되고 싶어하는 카페 단위 서비스들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낸 '중고나라'와 같은 행보는 앞으로 또 다른 카페단위 서비스들이 독립을 하게 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미 네이버 카페만 하더라도 중고나라 이외에도 디매, 파우더룸, 맘스홀릭, 레테 등 굉장히 규모가 큰 카페들이 많다. 


그들 중에서 지역/친목/게임 등과 같이 Transaction이 많이 일어난다기 보다는 정보의 교류를 중심으로 하는 카페들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덜하겠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카페 및 커뮤니티들이 중고나라의 행보를 주목하고 조금만 성공하더라도 그 성공을 카피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포털의 생태계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대신 앱서비스 즉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마켓오너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튀어나올만한 카페는 많다.




다만 누구나 포털에서 튀어나온다고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편 이런 독립운동이 성공하려면 아래와 같은 조건들은 최소한 충족되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1. 독립적 사업성 (독립적인 거래가 발생하는 구조)

2. 가입자나 회원수에 단기적인 Loss가 발생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대규모의 기존 플랫폼 내 트래픽 (가입자수, UV)

3. 독자적 브랜드에 대한 인지 (중고나라 혹은 레몬테라스와 같은 플랫폼 독립적인 인지도)







이미 '중고나라'는 칼을 뽑았다. 이제 이런 활동이 더욱 본격화된다면 가장 큰 질문은 네이버나 다음에게 던져질 것이다.


그들은 어떤 억제력을 가질것인지? 어떤 회유책을 가질 것인지? 혹은 놓아줄 것인지?


이 게임의 2라운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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