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으로 가는 길목이 애매해보이다.
블랙은 어느새 고급스러운 브랜딩의 핵심키워드가 되었다.
비록 봉지라면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컵라면으로는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 블랙도 그렇고 카카오택시의 고급 버전인 카카오 블랙도 그렇다.
신라면 블랙이 실제 상품에 있어서 고급화를 보여주었고 카카오블랙이 온디멘드 서비스의 고급화를 보여주었다면 오늘 이야기할 탐앤탐스 블랙은 매장의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이런 탐앤탐스 블랙 매장을 방문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보통 탐앤탐스 블랙이라고 쓰고 탐탐블랙이라고 읽지 않을까 싶다.)
내가 방문한 탐앤탐스 블랙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32769015
한편 탐앤탐스 블랙은 청담, 압구정, 이태원 등을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다.
어쨋든 브랜드 명칭에 있는 '블랙'이라는 요소를 탐앤탐스는 어떻게 활용하였을까?
일단 매장 문만 열고 들어가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매장이 전체적으로 매우 블랙블랙하기 때문이다.
일단 매장명을 그렇게 정의하고 나서 '블랙'에 대한 브랜드를 곳곳에 배치하였다. 커피 원액을 파는 냉장고 안에 있는 상품 설명에도 탐앤탐스 블랙 로고가 보인다. (이 말은 이 상품들은 일반 탐앤탐스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요즘에는 워낙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텀블러나 머그잔 혹은 드리퍼나 블렌더 등을 판매하기는 하는데 이 매장은 그 규모가 더 커보였다. 매장의 한 쪽 벽은 거의 상품 판매를 위한 진열장과 같은 느낌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곳은 궁극적으로는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이지만 꼭 커피 관련된 상품만 팔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식품류에 있어서는 피자류와 같이 보통 커피 전문점에서는 잘 판매하지 않는 메뉴부터...
입구에서 들어오면 좌측에는 꽃을 비롯한 식물들을 팔고 있었다. 꽃이나 식물들은 어떤 것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조금 비싼 가격대를 보이고 있었다.
천장에도 인테리어 부분을 신경써서 아래 이미지와 같은 네온사인등?을 통해 브랜드를 잘 노출하고 있다.
위 이미지와 같은 인테리어 요소 뿐만 아니라 탐앤탐스 블랙에는 일반 커피숍과는 조금 색다른 인테리어 요소들이 많다.
한편 카페 전체 공간은 매우 여유롭게 분할을 해 놓았다.
일단 의자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가장 많은 1인용 나무의자와 원탁 혹은 사각의 테이블을 벗어나 카우치형 소파나 영역이 정확히 나눠져 있는 일종의 스터디룸 등이 구성되어 있었다.
거기에 추가로 음료를 주문했더니 '7종 유산균 견과'를 덤으로 주었다. (주문 한적은 없지만 받았으니 덤으로 준거겠지?)
한편 커피의 맛에 대해서는,
나는 평소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아서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지만 커피를 마셔본 (초상권을 잠시 침해당한) 후배는 커피 맛이 좋다고 평가를 하였다.
커피 가격이 전체적으로 일반 프렌차이즈 커피숍 대비 약 10~20% 비싸기 때문에 그 정도 수준으로 좋은 원두를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처음 탐앤탐스 블랙 매장을 쭉 둘러보고 느낀 느낌은 '아 고급스럽네!, 좋네!' 정도였다.
그런데 거기에서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해 보았다. 수익성에 대한 부분을 한 번 고려해 본 것이다.
난 요식업의 생태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인테리어를 위해 쓴돈은 그 규모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되었고,
이런 탐앤탐스의 다른 시도가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일단 작품명이 붙어 있는 그림들이나 카우치형태의 소파 등등 작은 부분까지 모두 카페를 차리는 입장에서는 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수와 음료 및 식품 등의 판매 수익을 머리 속으로만 생각해보아도 흑자를 내기는 어려워보였다. (일단 블랙이기 때문에 더 많은 손님이 오거나 하지는 않아 보였다.)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렇게 비용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이미 구축해 놓은 프랜차이즈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실제로는 그 탁자의 가격이 고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일반적인 우드의 톤과 책상과 스타벅스의 CI에 사용된 녹색 색상을 아주 적절하게 녹여 놓은 매장 인테리어와 VMD간의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탐앤탐스 블랙은 지금 인테리어적으로 그리고 브랜드적으로 검정색상을 가져가지만 이것을 사람들이 탐앤탐스와 연결짓고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때까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탐앤탐스의 행보는 누가봐도 일반적인 프리미엄 전략이다.
물론 이미 프리미엄 이미지를 다른 곳에게 내어준 후발주자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전략이 있기도 어렵고 이것을 성공시켜야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방식이 인테리어 대비 매출을 내기에는 매우 힘든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여기는 압구정이다.)
그렇다면 이곳이 탐앤탐스의 직영매장이라는 가정을 했을 경우에는 손익 이슈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마케팅적으로 활용을 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이 매장의 위치가 너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냥 이 곳 하나의 매장을 기준으로 탐앤탐스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난 커피는 1도 모르지만 커피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느껴왔던 큰 변화는 아래와 같았다.
1. 커핀그루나루와 같이 마시자 + 먹자 산업으로 진출(식품메뉴 추가)
2. 이디야, 백다방과 같은 저가형 테이크아웃 중심의 커피산업 확장
3. 단순 커피음료를 넘어선 브랜드 상품 매출 확대/카드형 등 상품권 판매
그리고 이제는 아마도 프리미엄 커피 시장이 새로운 시도로 진행되는건가 싶다. 물론 그게 이전에는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폴바셋같은 경우는 매일유업이 운영한다는 사실을 아직은 잘 알리지 않으면서 고가의 커피를 판매한다. (난 커피를 안 마시니 여기가도 쥬스를 마시지만...) 폴바셋에 가면 커피에 들어가는 우유를 바꿔 주문을 할 수 있는 등 뭔가 커스텀이 된 음료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 (난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그런 폴바셋의 방식이 혈통을 숨기고 날때부터 고급화를 지향한 것이라면 탐앤탐스는 일반 프렌차이즈의 혈통은 인정하면서 고급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런 시도가 과연 커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