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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May 24. 2016

올레TV 뜯어보기

'보는 경험'인줄 알았더니 '파는 경험'이었네

넥서스5를 지나 넥서스5X를 쓰고 있고 아이폰까지 함께 쓰게되니 내 삶은 거의 30개월 동안 KT 올레로 점철되었다. 게다가 VOD와 쇼핑에 관한 회사 업무를 하다보니 올레TV를 설치해보고 써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꽤 오래 전에 설치해보고, 써보고, 실망하고, 삭제하는 전형적인 프로세스를 거친적이 었었는데 (올레TV앱의 존재감이 워낙 미미해서) 내가 설치하고 써봤는지도 모르고 그만 다시 앱을 깔아보게 되었다.


심지어 2년 이상 사용하는 장기고객 혜택이라고 보내준 문자에 '올레TV무료'라는 문구에 현혹되어서 말이다. 그런데 더 심한건 난 이미 499요금제를 쓰고 있는, 즉 요금제 안에 올레TV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되는 고객인데도 KT는 나에게 그런 문자를 보냈다. (물론 SMS, LMS를 보낼때 그런걸 확인할리는 만무하겠지만...)


아무튼 어째저째하여 다시 설치하고 써보게된 올레TV 역시 실망의 연속이다. 무엇이 실망인지 한 번 살펴보자.








'올레TV'앱의 첫 페이지 첫 탭은 바로 'HOT - 추천'메뉴 그곳에는 최상단에 롤링배너가 있는데 아래 이미지와 같이 매일 조금씩 다른 영화나 미드를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어쩌구저쩌구 무료'라는 문구가 간혹 보이지만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의 무료는 없다. '당신이 월정액상품에 가입해 주시면 그땐 무료'와 같은 식이다. 이럴꺼면 왜 무료라고 쓰는걸까? 차라리 대놓고 유료로 콘텐츠를 판매하는게 났지 이건 고객을 더 기분 나쁘게 하는 것 같다.







스크롤을 조금 내리면 좌측면에 메뉴 구분은 아니고 '추천' 탭 내 콘텐츠 영역 구분에 따라 '무료'영역으로 이동하는데, 이게 실상 위에 'HOT'영역에 있던 빅배너에 있는 콘텐츠를 밖으로 꺼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즉 방금 빅배너에서 무료라길래 들어갔더니 정작 돈내고 봐야 하는 영화들이길래 기분이 나빠서 다시 메인으로 돌아와 스크롤을 내리니 그놈들이 다시 무료랍시고 다시 걸려 있는 것이다. 이 분들은 이게 정말 무료느낄꺼라 생각을 해서 자꾸 이렇게 걸어 놓는 것일까? 프로모션 문구를 너무 심하게 남발하신다.







도저히 추천 탭은 장사꾼 탭인거 같아 기분이 언잖아 'VOD'탭으로 이동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VOD는 유료의 개념보다는 무료의 개념이 많으니까.


그런데 이게 뭔가? VOD탭도 똑같이 영화를 팔고 있다....







스크롤을 내리면 미드도 또 팔고 있다.







이쯤 되면 '프라임무비팩'은 볼 필요도 없고 '핫클립'으로 가보자.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래 이미지에 있는 배너엔 역시 '영화'가 있고, '어바웃타임'에는 가격이 안 써 있지만 실상 배너를 누르고 들어가면 예고편만 보여주고 실제로는 정가 2,500원 그리고 할인가 1,000원에 영화를 보라는 쪽으로 가이드한다.







아! 정말 대단하다. '최신영화 예고편'이라는 아이가 또 있고, '봉만대-권오중 [ERO사항]' 이런 콘텐츠는 왜 핫클립이란 말인가?











메인탭이 아닌 부분도 살펴보자.


첫째로 검색 기능이다. 검색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다른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기검색어'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상한점

1. 진심으로 인기검색어는 6개까지 밖에 없는건가? 원래 10개까지 나와야 하는데 사람들이 검색을 하지 않는건가? (그럼 검색 기능을 없애야지) 아니면 이외의 검색결과가 더 있는데 표시하지 않은건가? (그럼 Product Manager를 없애야지)

2. 진심으로 '구름빵100원'이라는 검색어가 '디어 마이 프렌즈'보다 많이 검색된건가? 올레TV가 그 영상을 제공하던지 안하던지 '또오해영' 같은 키워드는 검색이 많이 됬을거 같은데 그런 검색어는 아예 쿼리된적이 없는건가?

3. 워킹데드 무료, 프랑스 영화처럼 무료 와 같이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무료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한거가? 그렇게 사람들이 '무료'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많이 했다면 진짜 무료 콘텐츠를 제공해줘야 할 것이고 실제로 무료라고 검색을 한 적은 없는데 프로모션 키워드를 인기 검색어 안에 교묘하게 넣었다면 (사실 교묘하지도 않지만)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Product Manager를 없애야지






이 앱에서 제일 심한 곳은 바로 '알림센터'이다. 메인화면에서 좌측하단에 쪽지 모양으로 되어 있는 이모티콘을 누르면 나오는 '알림센터'는 알림센터가 아니다. 난 '1'도 관심없는 광고판이다. 이렇게 제공하는 정보와 메뉴 레이블이 서로 달라도 되는건가?











사실 올레TV앱은 UI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다. 특히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앱으로서 가로로 전개되는 플리킹 액션 베이스의 탭 영역 이외에도 동일한 탭 안에서 종으로 움직이는 스크롤 방향의 영역을 구분해 줄 필요가 있고 그걸 좌측에 Second 메뉴처럼 나타내어 준 것은 매우 좋아보인다. 그런 UI로 인해 사람들은 스크롤하게 되면 내가 어떤 콘텐츠들을 보게 될 수 있는지 미리 예측할 수도 있고 현재 내가 어떤 콘텐츠 리스트 들을 보고 있는지 네비게이션 상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UI 그리고 UX는 단순히 이와 같은 인터페이스 컴포넌트들의 집합만은 아니다. '올레TV'라는 앱 이름이 주는 컨셉과 실제 사용자가 경험하는 UX가 일치했을때 그 앱은 성공적인 사용자 경험을 전달해주는 법인데, 내가 생각하는 이 앱의 이름은 '올레 콘텐츠 판매몰'이다. TV처럼 틀면 바로 볼 수 있는 그런 즉각적인 앱이 절대아니다.


그리고 상세한 과정에서 정보구조(IA)상에 노출되어 있는 메뉴 레이블과 전혀 무관한 콘텐츠들은 너무 심할 정도로 영업적이다. 이건 거의 고객이야 콘텐츠를 보던말던 우리는 매출만 올리면 된다는 수준으로 보인다. 이건 절대 콘텐츠를 팔지 말라는게 아니다. 콘텐츠를 팔고 싶으면 일부 탭에서 대놓고 판매의 장을 열어 놓고 그렇지 않은 다른 탭들에서는 무료로 배포하여도 되는 콘텐츠들을 상단에 전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올레TV는 돈 없는 사람은 혹은 돈은 있어도 지불 의사가 없는 사람들은 설치하면 안되는 앱이다.




사람들이 올레TV에 바라는 것은 분명 유튜브같은 앱은 아니다. 그리고 물론 지금의 올레TV같은 모습도 아닐 것이다. 올바른 방향성은 너무 뻔한다. POOQ이나 네이버플레이어와 같은 유사 콘텐츠의 경쟁앱과 직접 경쟁이 어려운 것인가? 그렇다고 고객을 프리미엄콘텐츠라는 명분 아래 돈의 볼모로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올레TV에게는 분명히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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