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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May 31. 2016

앱 생태계가 없는 폰에게는 미래가 있는가?

마이크로소프트 또 삽질이냐? 혁신이냐?

연례 행사와 같이 마이크로소프트가 폰 생산 계획을 발표한 모양이다.


이번에는 서피스폰이다.


윈도우모바일, 윈도우즈폰, 노키아를 거쳐 드디어 서피스까지 나왔다.


출시는 내년 1분기라는데, 일단 느낌적인 느낌은 성공적인 제품은 아닐것 같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277&aid=0003756343








일단 지금까지 나왔던 제품 서피스는 성공한 것인가?부터 생각해보자.


실험으로서의 서피스는 성공했을 수 있으나 제품으로서의 서피스를 성공이라고 부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험을 하면서 제품으로서도 성공을 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면 구글의 넥서스폰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뭐, 전체적으로는 절반의 성공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브랜드를 인지했으니까.




그럼 서피스폰이라고 공개된 폰은 어떨까?


스냅드래곤 최신 AP와 8기가 메모리가 이 시장에서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서 밝혀진 사실인데, 이번에도 그들은 하드웨어 스펙을 들고 나왔다.


그들이 내세운 프레스 릴리즈는 참으로 구식으로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수익을 소프트웨어로 벌어들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나온 스마트폰 전략이 이런식이라니...


그럼에도 일면 그렇게 하는 부분들이 이해는 간다. 그들이 처음 PC를 정말 많이 닮은 윈도우 폰을 만들고 그 다음으로 PC와는 닮지 않았지만 윈도우의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윈도우 7을 기반으로 폰을 만들고 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라는 분야에서 항상 패배자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바일에서 게임의 룰을 항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간에 이런식이라면 그들은 계속 모바일에서는 놀림감의 대상일 것이다. 메모리를 8기가나 넣었다는 것은 이 폰을 PC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느껴지고 혹은 그렇지는 않다면 메모리 효율을 성공적으로 튜닝하지 못하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것이다.


구태여 1기가나 2기가 메모리 만으로 효율화가 가능하다면 구지 고객들이 지불할 비용을 높여가면서 8기가의 메모리를 넣을 회사는 지구상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 이 행성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1기가의 메모기가 탑재된 아이폰이라는 폰을 매우 잘 쓰고 있다.


8기가는 그런 면에서 훌륭한 장점의 스펙은 아니다.







지금까지 보았던 제품 서피스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나?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2가지 이다.


1. 하드웨어적인 자유도: 태블릿과 노트북 사이를 오갈 수 있는 분리형 타입의 폼팩터를 통하여 휴대성과 작업 효율을 동시에 겨냥함. 여기에 펜과 같은 요소를 넣어 하드웨어의 효율성을 극대화함 (기본적으로 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트북에 가까움)

2. MS의 경험 이식: 펜의 버튼을 누르면 MS 원노트가 실행되는 직결감이 있는 소프트웨어 UX, 원드라이브 등 MS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경험과 최대한 커플링


이 부분을 얼마만큼 서피스 폰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지 않을까 싶다. 제대로 한다면 기존의 서피스 라인업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는 않지 않을까?








일단 사진 속의 이미지는 예쁘다. 하지만 이 시장은 예쁜 것만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윈도우7 폰이 나오던 시기에 처음 그 폰을 쥐어보고 느낀 내 느낌은 '아 UI가 매우 깔끔하다.'였다. 심지어 그것은 당시의 아이폰보다 깔끔한 UI였다.







하물며 당시만 하더라도 UI나 화면 디자인의 영역에서는 못난이로 명성이 자자했던 안드로이드의 수준과 비교하면 이건 거의 미스코리아 수준의 외모였다.


타일 형식의 세련되고 정돈된 UI그리고 타이포의 크기를 중심으로 정보의 가독성을 고려한 디자인은 지금 보아도 그 세련미를 부정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안드로이드는 그로부터 몇년 후에 Material Design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전까지 이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지금조차도 2010년의 마이크로소프트의 폰의 세련됨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해도 그조차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UI는 사용자 경험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하드웨어라는 존재 자체가 사용자 경험의 전부일 수도 없는 법이다.


UI는 사용자 경험이 발현되는 영역이 그려진 밑그림일 뿐이다.




그리고 모바일에서는 앱이라는 부분이 UX의 가장 큰 부분임을 의심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 부분을 일찍부터 알고 앱스토어에 대한 부분을 대응하였지만 불행하게도 일찍부터 알았다는 시점조차 이미 늦어버린 시점이었다. 내가 윈도우7폰을 만지작 거리던 2011년 즈음에 윈도우7폰에 있던 앱의 수는 처참할 정도로 적은 숫자였고, 대부분 윈도우폰용 앱을 만들어주는 곳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이미 서비스가 성숙하였거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제3의 전투영역에도 돈을 투자할 여지가 있는 곳들이었다.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나라면 99%라고 말하겠다.) 앱들은 가장 필요한 1승을 위하여 애플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당시만해도 이름이 안드로이드 마켓이었던것 같다.)에 올인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이 게임도 ALL OR NOTHING이었다. 앱을 적당히 가지고 있는 플랫폼 오너는 앱이 전혀 없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렇게 한쪽으로 몰려버린 앱의 생태계에는 메꿀 수 없는 갭이 생겼다.


1년, 2년 늦었던 시작이 결과적으로 10년 이상 혹은 20년에 가까운 격차가 되어버린 것이다.




모두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쓰는데 그런 실질적 사용자 경험이 없는 고 스펙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은 마치 살 물건이 없는데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가 예뻐보이는 옷가게를 내는 것과 같다. 물론 그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 옷가게 주인은 자꾸만 가게를 하고 싶어한다. 계속 계속 망하는데도 본인이 예전에 빌딩 거물이어서 그런 비슷한건 다 잘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밑도 끝도 없지만 빌딩 거물 혹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계속 실패해도 부럽다.








옷가게는 계속 망하겠지만 우리가 그들의 사업실패에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어차피 부유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은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다.


다만 그들이 계속 그 가게에 미련을 가지고 있다면, 최소한의 전략은 필요할 것이다. 즉 앱이 존재하는 스마트폰의 시장에서 앱의 환경을 100% 인정하고 그들(애플과 구글)이 만들어 놓은 룰 안에서 싸움을 하고 승리를 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앱은 얼마나 더 오래가게 될까?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다보면 '앱의 시대의 종말'과 같은 식의 자극적인 문구를 볼 수 있다. 그런 문구를 볼때 마다 저 사람은 어떻게든 눈길을 끌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앱 또한 영원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너무나도 건재한 모바일 UX가 된 앱을 부정하는 것은 너무 논리비약이 심하고 또한 현실 부정이 심해 보인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앱의 경쟁안에서 승부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택지는 크게 2가지이다. 구글과 공조하거나 애플과 공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마도 애플은 그런 공조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하나가 남는다. 구글과 공조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사실 너무 진부하다. 어차피 생태계의 구조를 손에 쥐고 있고 거기에 광고 플랫폼을 엮어서 꽁꽁 묶어 놓은 구글의 마켓을 들여온다해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좋을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이 전략은 구석에 몰리기 전까지는 왠지 꺼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두번째로는 앱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폰에 이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6년전에는 xBox의 경험을 묶어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 생각에 지금도 잘나가는 것으로 알지만 과거 5~6년 전에도 xBox사업부는 영혼을 다바쳐 윈도우폰의 회생을 위해 이 한몸을 바치지는 않아도 될 정도로 스스로 잘나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경험 이식의 관점은 자신도 희생적으로 화학적 결합을 적극적으로 원하며 동시에 피쳐폰의 세상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휘몰아쳐왔던 가장 큰 변화가 '앱'이었던 것처럼 이와 비슷한 수준의 혁신UX가 탑재되어야지만이 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Industry Paradigm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적절한 예가 하나 있기는 하다. 그것은 바로 홀로렌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ym11JnFQBM




이것은 요즘 내가 이곳저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화면 안의 경쟁을 탈피하는 것이다. 기존에 내려오던 게임의 룰을 거부하며 새로운 가치를 열어나가는 것이다.


다만 이런 신기술을 결합하고서도 물론 MS가 경쟁에서 패배할 확률은 많을 것이다. 기술과 제품이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지 못하면 못할수록 더욱 그렇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보자.




앱 생태계가 없는 폰에게는 미래가 있는가?




아... 물론 있다. 그리고 그 시기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폰을 출시한다는 내년 1분기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나는 물론 개인적으로 앱의 생태계와 기존의 경쟁 패러다음을 바꿔주는 새로운 폰이 나왔으면 한다.


스냅드래곤 830이 아니라 할애비가 오더라도, 그리고 메모리 8기가가 아니라 128기가가 오더라도 사람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런건 중국의 이름없는 제조사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나온지도 언 10년이 되어가고 새로운 혁신이 올때가 되기도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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