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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un 25. 2016

내읽책_오베라는 남자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다.


책의 말미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오베라는 남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프레임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의 프레임은 다음과 같다.


1. 사람으로서의 프레임, 2. 지역민으로서의 프레임, 3. 국가에 대한 프레임


사람으로서의 프레임은 그의 성격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남과 물리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괴리되어 있는 삶을 선호한다. 어느 누구의 침입도 원치 않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그 나름의 논리에 따라) 피해를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규칙이나 논리에 위배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그 대상이 누구던지 원하는 부분이 관철될때까지 타협은 없다.


지역민으로서의 프레임은 규정과 규칙에 대한 부분이다. 그 하나는 그가 나름 세운 규칙이다. 예를 들어 동네를 둘러보면서 구조물들이 잘 서 있는지 이상한 이들이 얼쩔거리지 않는지 등에 대한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실제 규정에 대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특정 위치에는 주차를 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에 대한 프레임은 신념 혹은 민족성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본래 외국인을 좋아하지 않고 또한 아우디와 같은 자국 자동차가 아닌 외국의 자동차를 타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정적으로 동네에 같이 살고 있으며 지역민으로서 같이 의기투합한적이 있던 이웃인 루네에 대한 관점도 그 사람이 아우디를 샀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확고하게 회의적으로 변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객체들



고양이

- 고양이는 외로운 동물이다.

- 오베가 자살을 하려고 했을때 죽어가는 고양이를 살리려는 파르바네 덕분에 오베도 죽지 않았다. 오베는 고양이 같은 사람이다. 다른 이에게 정을 주지 않고 홀로 살아간다.

- 오베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때는 고양이가 마지막 자리를 지켜주었다.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자아와 가장 닮아 있는 존재를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싶다.)


반면 오베의 아내는 강아지 같은 사람이다. 이는 대립각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그 고양이와 그 강아지는 서로는 아끼며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며 잘 살았다. 이건 극 중에서 대립적 요소가 균형점을 찾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그 균형점은 서로의 대립이 아닌 하나의 존재가 소멸됨으로 인해 끝났다. (소냐의 죽음)



자동차

- 자동차를 아주 좋아하지만 자동차의 국적에 대해 매우 배타적이다.

- 그는 애초부터 Mechanic 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기계류에 익숙한 오베는 오베 자신 역시 마치 정해진 룰대로만 움직이는 방식이 자신과 닮아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가 장인어른에게 호감을 얻게 되는 계기 역시 스카니아 트럭으로부터 시작된다.



묘석

- 오베의 아내인 소냐의 묘이다.


항상 충돌하고 대립하는 그가 유일하게 대립하거나 정리하고 규율을 세우지 않는 곳이다. 그 곳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 소냐라는 유일의 존재와의 법칙(Harmony?)이 성립하는 곳이다.








책의 내용 속에서 오베라는 남자 안에는 색채적인 표현이 많지 않다.




그런 오베가 오베가 그의 아내와 첫 데이트를 할때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핑크색 꽃을 가지고 가게 된 것 (오베의 의지와 색채가 무관하다)이 거의 유일하게 두드러지게 색채에 대한 개념이 나온 것이다. 물론 그것조차 본인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오베가 유일하게 색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오베의 느낌과는 다르게 책의 표지에는 색채로 가득차 있는 오베와 그의 집이 그려져 있다.







굉장히 글과 그림이 서로 다른 형태를 보여주는 반어법적인 표현이지만 그 부분은 챕터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색을 얻게 되는 오베의 모습을 그린게 아닌가 싶다.




문뜩 빈지노의 뮤직비디오가 생각났다.

Life in Color, 책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색감에 대한 관점은 비슷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5rvCbPJkmqs










마지막에 이르러 그는 변했다. 자신의 벽을 조금 허물고 나왔다.


스스로 돈을 지불해서 미국상품인데다가, 심지어 알아들을 수도 없는 옵션으로 설명이 되는 아이패드를 사고 그리고 주변인이 도요타 차를 사는 것도 심지어 받아들인다. 그리고 깨알같은 현대차 이야기도 나온다.


이정도라면 오베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파르바네의 경우 오베의 변화를 가장 많이 일으키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했고, 마지막 장면을 통해 오베의 변화를 드러내주는 인물로 나온다. 파르바네는 아마도 오베가 삶을 사는 동안 소냐와 루네를 제외하고 가장 가까이 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다.









'아우디를 타는 겉멋쟁이'


이 표현 속에는 호감까지는 없지만 몰상식함을 표현하고 있지는 않다.

오베는 딱 그만큼 변하고 그만큼 누그러 들고 있었다.



이 책의 감동은 순전히 이런 주인공의 감정선의 변화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나 역시 감정선에 있다.

사실 책의 말미까지 가면서 그렇게까지 감정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 책은 마지막 두장에서 독자의 감정을 휘몰아치게 했다. 그 느낌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이 장면 장면이 그려지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오베가 바뀌기 시작하는 기점으로 생각되는 지점의 사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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