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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배기 Jun 08. 2020

욕심을 버립시다

근래 큰 프로젝트의 일을 맡아 진행을 했습니다.


규모상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팀원 숫자에 비해서 해야 하는 일 자체는 큰 일이었기에 5월을 꽤 바쁘게 지낼 수 밖에 없었는데요.


오랫만에 도전하는 큰 프로젝트인지라 욕심을 좀 많이 냈습니다. 단순히 회사에 잘보이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을 떠나서


영상을 하는 사람에게 늘 본인의 작품에 대한 완성도나 예술성은 쉽게 버릴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름 잘 준비했고 무탈하게 촬영도 일도 거의 끝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나고 보니, 마음 한켠에 아쉬운 점이 너무 많습니다. 분명 준비하고 원하는 대로 일은 끝난게 맞는데, 욕심에 비해서 너무 초라해 보이는 결과물에 만족이 안되더군요.


주변에선 잘 된게 맞다고들 이야기 해주고, 제가 보기에도 별 문제는 없어보입니다만 그냥 마음이 그런 것 같더라구요.


사실 이런 감정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늘 어떤 기획을 시작했을 때, 머릿속에 맴도는 결과물은 거장들의 작품 저리가라 싶을 정도로 나쁘지 않은데, 실력이 모자란건지 딱 준비한 만큼만 나오는 건지

매번 욕심에는 못 미칩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작품 하나가 끝나면 홀가분하거나 나에 대한 칭찬 보다도 착잡한 마음이 앞섭니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런게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 감정 때문이라도 다음 촬영에서 더 열심히 준비하기도 하고 공부도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단 느낌이 들진 않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은 욕심을 버려보자 입니다.


일이란게 늘 욕심을 부린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제 욕심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저 자신도 힘들어지는 걸 보니 좋은 작품과는 별개로 '옳게 일하는 방식' 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에게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가볍게 나오는 작품이 오히려 훨씬 기본에 충실하고 과하지 않다는 느낌도 있구요.


나름 예술 계통에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매번 나오는 작품에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일하는 것은 창작의 고통으로서 필요한 자세인 것 맞지만, 과한 부담감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요 근래 많이 느낍니다.


열심히 살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것과 별개로 아웃풋과 결과물에 대한 욕심에 눈이 멀어 제일 중요한 것을 못보는 어리석은 제작자가 되진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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