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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May 24. 2019

외국노동자 수입기관 전락한 도쿄복지대학

외국인 노동자 우회 수입 기관 자처한 도쿄복지대학

일본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교는 어딜까. 2년 전인 2017년 기준으로 일본학생지원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해당 통계가 실려있다. 


1위는 대내외적으로 유명한 와세다 대학이다. 5072명이 있었고, 작년보다는 300명 안팎(괄호 안 수치) 증가했다. 


그런데 2위가 뜬금없다. 도쿄권(이케부쿠로/대형캠퍼스는 군마현 이세사키)에 있기는 하지만 전혀 유명하지 않은 도쿄복지대학이라는 곳이 3733명으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전년에는 정확히 3000명이었다가 733명이나 증가했다.


그 밑에 순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대부분 잘 알려진 이른바 유명 대학들이다. 


3위는 도쿄대학이고, 5위는 벳푸에 있는 국제화 표방 APU(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 대학)다. 그다음은 츠쿠바, 오사카, 규슈 등 이른바 명문대학들이다(4위 일본경제대학도 도쿄복지대학과 비슷한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의혹의 눈길을 산 건 비슷하다).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전체 문서 자료는 여기서 받을 수 있다.


JASSO 외국인 유학생수


도쿄복지대학 내에는 이름에 걸맞게 복지나 보육, 교육 등과 관련된 학과가 주로 있다. 


일반대학이라기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전문대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케부쿠로와 가까운 오지(王子) 캠퍼스는 대학이라기보다는 학원 건물처럼 규모가 작다. 


도쿄복지대학 건물. 출처: 위키피디아


학교 측이 밝히고 있는 정규 학생수(정원)는 1000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무려 4배 가까운 외국인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의혹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학교 측 자료 확인은 여기서.


물론 대학이 외국인 대학생을 학교 측 방침에 따라 많이 받아들이는 건, 능력이 허용하는 한에서라면 당연히 자유다. 학비에 대한 검증이나 비자 보장 등도 학교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작은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는 점만으로는 비판하기 힘들다.


문제는 올해 초 이 학교에 대한 외국인 유학생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가 제기된 데서 비롯됐다. 


이른바 '사라진 유학생(消えた留学生)' 문제다. 지난 1년간 이 대학에서 700여 명이나 되는 유학생이 제적, 퇴학, 행방불명됐다는 보도가 나왔다(이후 관련 보도가 잇따르면서 3년간 입학한 5000여 명 중에서 무려 1500여 명이 사라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정도면 유학생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겠다.


사라진 학생의 신분은 '연구생(研究生)'. 일본에는 대학원과 같은 정규과정 입학 전 일본어나 수업을 미리 듣는 연구생 제도가 있다. 학교에 돈은 내지만 정식 학생 취급은 받지 않는다. 도쿄복지대학은 이 제도를 활용해 아시아권(동남아/중국) 학생들을 대량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도쿄복지대 수업에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아르바이트 등 일에만 전념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는 연락이 완전히 끊긴 채 불법체류 상황이 된 학생도 여럿이라고. 유학비자로는 학기 중 일주일에 최대 28시간 밖에 일할 수 없다(방학중에는 제한없음). 도쿄복지대 학생이 이를 지켰을 리도 만무하다. 


이처럼 연구생을 대량으로 받아들인 건 저출산 문제가 배경에 있다. 들어올만한 학생들은 점차 줄어드니 무분별하게 외국인 유학생을 돈벌이로 삼았다. 여기에 애초 공부보다 돈 벌기에 뜻을 둔 젊은 외국인들이 응했고, 아마 그 사이에는 수수료 장사를 한 기관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일본 정부 내 회계검사원이 조사에 들어갔다. 정부 보조금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쓰인 정황이 발견됐다고 한다. 일본의 교육부인 문부과학성은 결국 전체 사립대학이나 전문학교(한국의 전문대와 비슷한 학교)도 조사하기로 했다. 


2018년도 기준으로 사립대학 582곳 중 210곳(36.1%)이 입학정원 미달이었다고 한다(일본사립학교진행공제사업단) 여기에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받아들일 것으로 강조하고 나서면서, 외국인 유학생 수입에 구멍이 뚫렸다. 상시 부족 상태가 된 단순노동현장도 이들 유학생을 필요로 했다.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전했듯 편의점이나 술집 등의 서비스 업종은 거의 동남아/중국 유학생이 점령했다. 도시락이나 반찬 등을 만드는 공장도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라고 한다. 


도쿄복지대학의 '사라진 유학생 문제'는 단순히 대학에 책임이 있다기보다는, 굉장히 구조적인 문제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은 몇 차례 일어났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았다. 사실 이런 루트를 틀어막으면 관련 업계에서 비명이 나올 것이기에 해결하기도 어려운 문제다(일본에서 단순 노동 비자 확대를 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당연히 한국 측도 이 문제는 동일하게 안고 있다. 지방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수는 점점 줄어든다. 망하는 대학도 심심치 않게 나올 것이다.


교육부 내 외국인 유학생 관련 자료 링크도 첨부한다. 몇몇 지방 대학 중에 아마도 외국인 유학생 수입 기관으로 보이는 숫자가 눈에 띈다는 점만 지적하고자 한다. 다만 한국은 일본처럼 서비스 직종 일자리에 외국인이 들어오는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지는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아마도 직접 눈에 띄는 변화(?)는 적을 가능성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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