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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Jun 23. 2021

생각보다 빨리 맞은 일본 모더나백신

순조롭게 진행되나 했더니 역시나…

이 블로그에 글을 한동안 안 썼구나 했더니 어느새 1년 가까이 방치했더군요. 그 사이 이제 학생 신분이 아니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일까 싶습니다. 여기에 글을 쓰는 동기부여가 상당히 떨어졌던 것도 있긴 한데, 책 투고 원고를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쓰고 싶은 게 있으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21일) 운이 좋아 일찍 코로나 백신 접종을 했다.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일본 코로나 백신접종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주관하는 곳은 기본적으로 개별 지자체다. 살고 있는 지자체에서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권을 보내, 그걸 바탕으로 개인이 신청한다. 지자체별로 누구를 먼저 접종시킬지는 다 방침이 다르다.


대체로 65세 이상 고령자를 중심으로 접종하고, 그 아래 연령+기저질환자+복지시설근무자로 접종시키는 방침이 많은 듯하다. 다만 신주쿠처럼 경제활동 인구가 집중적으로 사는 지역은 젊은 인구를 우선하기도 한다. 해당 연령대 사람들에게 접종권을 일괄 발송하기 때문에 접종권이 없으면 백신을 맞는 건 불가능하다.



지난 5월부터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1차 대상자에게 접종권이 배부됐고 지역 내 병원, 집단접종장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 접종은 기본적으로 화이자 백신이다. 3주간 간격을 두고 1, 2차 접종을 한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와 별도로 접종률을 위해 자위대 주관 대규모 접종장을 도쿄와 오사카에 개설했다. 대상은 65세 이상으로 접종하는 백신은 모더나다. 4주간 간격으로 1, 2차를 맞는다. 여기에 정부 주도로 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직역접종(職域接種)도 이번주 월요일부터 시작됐다. 정리하자면,


지자체 - 화이자 - 접종권 필요

자위대 대규모접종장 - 모더나 - 접종권 필요

기업/대학 - 모더나 - 접종권 불필요


이렇게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자체에 따라 접종권 배부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 


지역 내 65세 이상 접종률이 그 뒤 접종에 영향을 미치는데, 인구가 적을수록 빠르게 진행되는 듯하다. 필자가 사는 지자체(인구 7만명대)는 지난주 65세 이상 접종률이 70%를 찍었다. 그러자 시는 접종권을 모든 성인에게 풀어버렸다. 당장 접종 대상은 아니더라도 접종권부터 배부했다.


그 덕에 필자는 지난주 수요일에 접종권을 받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이다. 물론 접종권이 있다고 지자체에서 바로 맞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안심은 됐다.



운 좋게 백신을 일찌감치 맞게 된 건 자위대대규모 접종장 예약이 텅텅 비었다는 보도가 나오고였다. 


올림픽 때문에 접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던 일본 정부는 일거에 성인 모든 연령대로 대상을 풀어버렸다. 이게 마침 지난주 수요일이었다. 


예약이 개시되자마자 받은 접종권으로 바로 인터넷 예약을 했다. 원하는 시간에 어렵지 않게 예약할 수 있었다.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수급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컸다.


대규모 접종장 제한이 풀리자 다른 지자체도 경쟁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에 접종권을 뿌리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시/구청으로 찾아오면 발급해주겠다는 곳도 나왔다. 그 덕인지 한 사흘 지난 시점에 남아 있던 몇 만 명 예약이 모두 차 버렸다. 


7월 이후는 2차 접종 위주로 하겠다는 방침이라 대규모접종장에서의 1차 접종은 당분간 어려워진 셈이다. 



직접 가본 대규모 접종장은 생각보다 굉장히 잘 돼 있었다. 


접종권, 신분증과 문진표를 제시하고 의사와 상담한 뒤 백신을 맞는다. 딱히 지체하거나 대기하는 일 없이 바로 끝났다. 입장부터 접종까지 대략 15분? 실내 사진은 찍을 수 없어서 아래 입구 사진으로 대신한다.



접종 뒤 2차 접종 예약을 하고 30분간 대기를 거쳐 귀가했다. 1차 접종이라선지 큰 부작용은 아직 없는 듯하다. 2차 접종 일시가 4주가 아닌 5주 뒤라 '역시나 꽤나 밀려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래는 접종 증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에 앱으로 등록하는 시스템은 없다. 7월 이후 구축한다고 하는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당연히 증서를 다음 달에 한번 더 들고 가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슬슬 백신 가뭄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자체에서 7월 물량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고, 직역접종은 시작된 지 이틀 만에 신규 모집을 중지했다. 기존에 신청한 곳들은 접종이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수급에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2차 접종은 제 때 되는 건지도 영 못 미덥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승인해놓고 외국에 나눠만 주던 아스트라제네카 사용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 만약 물량이 정말 부족하면 AZ 접종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지 않을까. 여태까지 접종하지 않은 이유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애초 빨리 맞을 생각은 없었지만 일본 정부 대응이 전혀 미덥지 않았고, 코로나 상황 악화 가능성이나 올림픽 같은 위험요인을 고려했다. 기회가 온 김에 바로 맞은 게 잘한 선택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2차 접종까지 마치고 PCR 검사 결과를 받으면 한국에 격리 없이 입국시켜준다는데, 일정만 맞는다면 조만간 들어가 볼까도 싶다. 작년 2월 신천지 집단감염 직전에 한국을 떠난지라 코로나 시대의 한국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기도 했고.


블로그 글은 되도록 원고 중심으로 써볼까 생각 중이다. 읽어주실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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