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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Oct 11. 2016

日 엘리트 사원의 죽음

야근에 지친 신입사원의 신음은 한일공통?

사회가 각박해지면 질수록 호소 수단도 점점 삭막해질 수밖에 없지 싶다. 언로가 막히고,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때 극단적인 선택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최근 한국사회를 보면 이런 상태의 한계점에 달한 듯한 느낌도 든다.


어두운 얘기로 운을 뗀 건, 일본 사회에서 젊은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지며 큰 파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구독해 받아보고 있는 아사히 신문엔 1면 사이드 기사로 비중있게 실렸다.


아사히신문 10월 8일자 1면 사이드 기사


일단 아래 보도를 보자.


제목은' <죽어버리고 싶다> 과로자살 덴츠사원, 비통한 외침'


덴츠(電通)는 일본 굴지의 광고홍보업체(광고대리점)로,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선망의 직장이다. 당연히 학력도 가장 높은 이들이 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반복해 말하지만 일본은 대기업으로 갈수록 철저히 학력중시에 기반해있다).


일단 덴츠란 회사에 관해 몇 가지 덧붙여보겠다. 카와바타 미키토(川端幹人)란 전직 잡지편집장이 쓴 <터부의 정체! 미디어가 '그것'을 다루지 않는 이유'>(タブーの正体!: マスコミが「あのこと」に触れない理由)란 책을 조금 참고하면,

-한 챕터가 '덴츠라는 가장 언터쳐블한 존재'(P.210~)라는 이름의 내용으로 할애돼있다.

-덴츠는 광고만 다루는 회사가 아니라, 방송사나 출판사(일본의 출판사는 한국 출판사와 위상을 비교할 수 없다)를 대신해 방송이나 잡지 기획을 한다.

-유명연예인 캐스팅 담당, 거래사 자제들의 취직 알선 등 좋은 듯, 좋지 않은 듯한 일도 맡아한다.

-덴츠와 관련된 불상사가 일어나면 해당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등 여론 몰이에도 능하다.


-> 다소 과장된 내용도 있겠지만 기업과 미디어 사이에서 일종의 '갑' 행세를 하는 곳인 셈이다. 이미지로서는, 이른바 '창의적인' 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취준생들에게 인기 높은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시 앞서 기사로 돌아가 내용을 살펴보자.


                                                                                           

 広告大手、電通の新入社員だった高橋まつりさん(当時24)が、過労自殺だったとして労災認定された。母親の幸美さん(53)は7日、厚生労働省で記者会見し、「労災認定されても娘は戻ってこない。いのちより大切な仕事はありません。過労死を繰り返さないで」と訴えた。

 광고대기업 덴츠의 신입사원이었던 다카하시 마츠리씨(당시24세)가, 과로자살에 대한 산재인정을 받았다. 모친인 코미씨(53)는 7일 후생노동성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재인정을 받아도 딸이 돌아올리 없다. 목숨보다 소중한 일은 없다. 과로사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遺族側の代理人弁護士によると、高橋さんが配属されたのはインターネット広告を担当する部署だった。自動車保険などの広告を担当し、クライアント企業の広告データの集計・分析、リポートの作成などが主な業務だったという。

 유족측 대리인변호사에 따르면, 다카하시씨가 배속된 곳은 인터넷광고 담당부서였다. 자동차보험 등의 광고를 담당해, 클라이언트기업 광고 데이터 집계, 분석, 리포트 작성 등이 주된 업무였다고 한다.


 業務が大幅に増えたのは、試用期間が終わり、本採用になった昨年10月以降。部署の人数が14人から6人に減ったうえ、担当する企業が増えた。月100時間を超える時間外労働をこなしたこともあり、高橋さんは精神障害による労災認定の基準の一つを超えたと判断された。

 업무가 대폭 늘어난 건 시용기간(수습기간)이 끝나, 본채용이 된 지난해 10월 이후. 부서의 인원이 14명에서 6명으로 줄어든 뒤, 담당 기업이 늘어났다. 월 100시간을 넘는 시간외 노동을 수행한 적도 있어, 다카하시씨는 정신장애에 따른 산재인정 기준을 넘어섰다고 판단됐다.


 電通では、社内の飲み会の準備をする幹事業務も新入社員に担当させており、「接待やプレゼンテーションの企画・立案・実行を実践する重要な訓練の場」と位置づけている。飲み会の後には「反省会」が開かれ、深夜まで先輩社員から細かい指導を受けていた。上司から「君の残業時間は会社にとって無駄」「髪がボサボサ、目が充血したまま出勤するな」「女子力がない」などと注意もされていたという。

 덴츠에서는 사내 회식 준비를 하는 간사 업무도 신입사원에게 담당시켜, '접대, 프레젠테이션 기획, 입안, 실행을 실천하는 중요한 교훈의 장'으로 삼고 있다. 회식뒤에는 '반성회'가 열려, 심야까지 선배사원의 세세한 지도를 받았다. 상사에게 "당신의 업무시간은 회사에 있어 쓸모가 없다", "머리가 덥수룩하다, 눈이 충혈된 채로 출근하지 마라","여자력(여자에게 요구되는 성분업적 기본적 능력-요리, 패션 등-, 한국에서라면 성희롱 소리 들을만한 일)이 없다" 등의 주의를 받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本気で死んでしまいたい」「寝たい以外の感情を失った」「こんなストレスフルな毎日を乗り越えた先に何が残るんだろうか」。高橋さんはSNSなどで友人や母親に、仕事のつらさを打ち明けていた。

 "정말로 죽어버리고 싶어""자고 싶다 이외의 감정을 잃어버렸어""이런 스트레스풀한 하루하루를 넘어선 앞에 뭐가 남아있을까". 다카하시씨는 SNS 등에서 친구와 어머니에게 일의 괴로움을 털어놓고 있었다.


 心配した幸美さんが電話すると、まつりさんは「転職するか休職するか、自分で決断する」と答えた。11月には上司に仕事を減らしてもらうよう頼んでいた。幸美さんは「自分で解決してくれる」と娘を信じた。

 걱정된 어머니가 전화하자 마츠리씨는 "이직할지 휴직할지 스스로 결단할 거야"라고 대답했다. 11월에는 상사에게 업무를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어머니는 "스스로 해결해줄 것"으로 딸을 믿었다.


 昨年12月25日朝、まつりさんから幸美さんに「今までありがとう」とメールが来た。幸美さんが電話で「死んではだめ」と呼びかけると、まつりさんは「うん」と答えた。それが、最後のやりとりになった。

 작년 12월25일 아침, 마츠리씨로부터 어머니에게 "지금까지 고마웠어"라고 적힌 메일이 왔다. 어머니가 전화로 "죽으면 안돼"라고 설득하자, 마츠리씨는 "응"이라고 답했다. 그것이 마지막 연락이 됐다.


■電通、再発防止を誓うも…

덴츠, 재발방지 약속하지만...


 電通では1991年にも入社2年目の社員(当時24)が自殺。電通は当時、会社としての責任を認めなかったが、00年3月の最高裁判決は「会社は過労で社員が心身の健康を損なわないようにする責任がある」と認定。過労自殺で会社の責任を認める司法判断の流れをつくった。電通はその後、遺族と和解。責任を認めて再発防止を誓った。

 덴츠에서는 1991년에 입사 2년차 사원(당시24)이 자살. 덴츠는 당시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2000년 3월 최고재판소(대법원)판결은 "회사는 과로로 사원의 심신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 과로자살로 회사의 책임을 인정한 사법 판단의 흐름을 이끌어냈다. 덴츠는 그 뒤 유족과 화해. 책임을 인정해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この裁判を担当したのが、高橋さん側の代理人を務めている川人博弁護士だ。川人氏は7日の会見で、労働時間の把握がずさんだったり、上司の安全配慮に対する意識が十分でなかったりした可能性を指摘。「企業責任は重大。抜本的な企業体質の改善が必要だ」と強調した。

 이 재판을 담당한 게 다카하시씨의 대리인인 카와히토 히로시 변호사다. 카와히토씨는 7일 회견에서 노동시간의 파악이 대충 이뤄지거나 상사의 안전배려에 대한 의식이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 "기업 책임은 중대하다.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過労死・過労自殺のない社会をつくりたい」という遺族の願いから生まれた過労死等防止対策推進法が2年前に施行され、7日には初の「過労死等防止対策白書」が閣議決定された。

 "과로사, 과로자살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던 유족의 바람으로부터 탄생한 과로사등 방지대책추진법이 2년전 시행돼 7일에는 첫 "과로사등방지대책백서"가 각의결정(내각에서 통과)됐다.


 しかし、過労死・過労自殺は後を絶たない。最近は高橋さんのような若い世代が、心の病で自ら命を絶つケースが目立つ。

 하지만 과로사, 과로자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다카하시씨와 같은 젊은 세대가 마음의 병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케이스가 눈에 띈다.


 08年6月にはワタミグループの居酒屋で働く新入社員が自殺。月141時間の時間外労働があったとして、労災認定された。遺族が会社の法的責任を追及して提訴し、15年12月には会社や創業者の渡辺美樹氏(現自民党参院議員)が法的責任を認めている。

 2008년 6월에는 와타미 그룹의 이자카야에서 일하던 신입사원이 자살. 월 141시간의 시간외 노동이 있다는 이유로 산재인정됐다. 유족이 회사의 법적 책임을 추궁하며 제소해, 2015년 12월에는 회사 및 창업자인 와타나베 미키씨(현 자민당 참의원 의원)이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


 川人氏は「防止法の成立後も、職場の深刻な実態が続いている。国と企業が過労死防止に全力で取り組むよう心より訴えたい」と話した。

 카와히토씨는 "방지법의 성립뒤에도 직장의 심각한 실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과로사 방지에 전력으로 힘쓸 수 있도록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목숨을 끊은 여성은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고 한다. 입사전부터 관련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도 한다.


일본은 유럽처럼 '일하는 자들의 천국'이 결코 아니다. 블랙기업 문제도 잊을만 하면 등장해 일본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과로 문제나 답답한 인간관계(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문제는 한국 못지 않게 심각하다.


그나마 시간외 근무에 대해서 수당을 철저히 준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고 해야할지. 일본에서 일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최소한 일본이 유럽과 같은 노동자 중시의 나라가 아니라는 점은 미리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젊은 나이에 떠나간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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