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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Mar 01. 2017

혐한 유치원의 흑막?①

강렬한 애국주의 교육으로 화제가 된 츠카모토 유치원

두 가지 문제로 일본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유치원이 있다. 


하나는 지나친 애국주의 교육과 차별 조장 편지 논란이고, 다른 하나는 쉽게 납득가지 않는 부동산 거래다. 이 두 가지 문제가 따로따로 일어났기 때문에, 일본에서조차 '다른 곳에서 일어난 문제 아냐' 하는 반응이 있다. 


오사카에 있는 '모리토모 학원(森友学園)' 문제다. 


(일본에서 ~학원이란 사립학교 재단을 일컫는다)


다양한 미디어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의혹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딱 부러지게 정권을 뒤흔들 수준까지는 발전하지 않는 양상이다. 하지만, 자칫 커다란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애초 모리토모 학원이 화제가 된 건 '독특한 교육 방침' 때문이었다. 


아래 기사는 모리토모학원 소속 유치원(츠카모토 유치원塚本幼稚園)의 교육을 소개하고 있다. 산케이 신문의 2015년 1월 8일자 인터넷 기사다. 산케이신문의 논조를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제목은 '아베 수상 부인 아키에도 감격의 눈물... 원아에게 교육칙어를 가르치는 '애국' 유치원' .


「教育勅語」や「五箇条の御誓文」の朗唱、伊勢神宮への参拝・宿泊…。大阪市淀川区に超ユニークな教育を園児に施している幼稚園がある。塚本幼稚園幼児教育学園。安倍晋三首相夫人が同園を訪れたとき、園児らのかわいらしくもりりしい姿を見て、感涙にむせんだという。さて、その塚本幼稚園の籠池泰典園長が、小学校運営に乗り出している。現代教育のゆがみをも映し出すその理由とは-。


'교육칙어', '5개조 선서문' 낭독, 이세신궁 참배, 숙박... 오사카시 요도카와구에 초유니크한 교육을 원아에게 실시하고 있는 유치원이 있다. 츠카모토 유치원 유아교육학원. 아베신조 수상부인이 유치원을 찾았을 때, 원아들의 귀여우면서도 늠름한 모습을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런 츠카모토 유치원 카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원장이, 소학교 운영에도 뛰어들었다. 현대 교육의 잘못된 부분을 들춰내는 그 이유는?


- 기사 뒤의 내용은 아키에씨가 아이들의 교육칙어 낭독 모습을 보고 감동하는 부분이다. 교육칙어는, 1890년 반포돼 태평양전쟁때 일본 정부가 교육방침 근간으로 한, 천황 찬양이 중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학생들을 세뇌해 전쟁에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이에 감읍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민교육헌장'으로 '부활'한 바 있다.


- 아키에씨가 또 감동한 건, 카고이케 원장이 "아베 수상은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원아들에게 묻자 "일본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모습이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 (아베 수상에게) 확실히 전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묘사돼있다.


- 추가로 지금 문제의 단서가 되는 부분도 있다. 아래 내용이다.


籠池園長は現在、大阪府豊中市に私立小学校「瑞穂の國記念小學院」の建設を進めている。開校は平成28年4月を予定。目指すのは「礼節を尊び、愛国心と誇りを育てる」教育だ。

なぜ小学校運営なのか。籠池園長は説明する。


카고이케 원장은 현재, 오사카부 도요나카시에 사립 소학교 '미즈호의 나라 기념 소학원'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개교는 2016년 4월 예정. 목표로 하는 것은 '예절을 존중하고, 애국심과 자부심을 기르는'교육이다. 왜 소학교 운영일까. 카고이케 원장은 설명한다. 


「集合時にだらだらとしていたり、子供が先生と友だちのようにしゃべったりというのが『普通』になっている小学校に、当園を出た子供たちが入っていくと、自分の根っ子に不安を持ち始めるんです。せっかく、当園で身につけたことが潰される…。それで小学校をつくることにしたんです」


"집합시에 늘어지거나, 아이들이 선생님과 친구처럼 떠드는 게 '보통'처럼 돼있는 소학교에, 저희 유치원을 나온 아이들이 들어가면, 스스로의 뿌리에 불안을 갖기 시작합니다. 모처럼 저희 유치원에서 익힌 것이 없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소학교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たしかに、記者が小学生だった昭和の時代は、普通の公立の小学校でも登下校時に先生にあいさつするのは当たり前で、わざわざ「あいさつしなさい」と注意された覚えもないし、先生との会話は敬語だった。


기자가 소학생이었던 쇼와(1926~1989년) 시대는, 일반적인 공립 소학교라도 등하교에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게 당연해 일부러 "인사하세요"라고 주의 받은 기억도 없고, 선생님과 대화는 존댓말이었다. 


新設する小学校は木造2階(一部3階)建て。敷地面積は約8700平方メートルで、教室にはそれぞれ6・6平方メートルの畳敷きのバルコニーを設ける。江戸時代にあった岡山藩の藩校「閑谷(しずたに)学校」をイメージした講堂1階は、板張りの間と和室があり、修身や茶道などの授業が行われる。


신설될 소학교는 목조2층 건물. 부지 면적은 약 8700 평방 미터로, 교실에는 각각 6.6 평팡미터의 타타미 발코니를 설치한다. 에도시대에 있던 오카야마번의 번교 '시즈타니 학교'를 이미지한 강당 1층은 나무판 칸막이와 화실이 있어, 수신, 차도 등 수업이 이뤄진다.


- 여기까지 보면, 뭔가 특이한 고전 교육을 강조하는 유치원인가 싶기도 하다. 유치원이 생긴 건 1950년으로, 현 원장은 61년부터 맡아왔다고. 아베 수상 찬양이 조금 꺼림칙하긴 하지만, '사립'이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인정할 만한 부분도 없다고 하긴 어렵다.


그런 가운데, 유치원 모습이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비판도 불거지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들을 보자.


츠카모토 유치원 행사 사진
츠카모토 유치원을 방문한 아키에씨
신사 행사에 참가한 원아들

아이들에게 군국주의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는 비판을 살만한 모습에, 학부모들이 하나 둘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비판적인 인터넷 기사도 하나 둘 늘어갔다.


결국 유치원에서도 비판에 직접 대응하고 나섰다. 홈페이지에 아래 편지(학부모 대상)를 올린 것이다. 


문제는 편지가 논란을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 있다. 간단히 보겠다. 여전히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실제 문서가 배포된 것은 지난 1월이다.


http://www.tukamotoyouchien.ed.jp/wp-content/themes/tukamoto/pdf/attention2.pdf


インターネット上での当園に対する誹謗・中傷記事について 


인터넷상에서 저희 유치원에 대한 비방 중상 기사에 대해


昨今、インターネット上で、当園に対する不当な誹謗・中傷記事が書かれたブログが立ち上げられ 
園及び保護者に対する悪口や嘘が投稿されております。 


최근 인터넷 상에서 저희 유치원에 대한 부당한 비방, 중상 기사가 쓰인 블로그가 만들어져, 유치원 및 보호자에 대한 악담, 거짓말이 투고되고 있습니다.


これらの内容は全くの事実無根であり、保護者間の分裂を図り、当園の教育活動を著しく害するものです。 


이들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보호자간 분열을 꾀한, 저희 유치원 교육활동을 현저히 해치는 것입니다.

専門機関による調査の結果、投稿者は、巧妙に潜り込んだ K 国・C 国人等の元不良保護者であることがわかりました。 


전문기관에 의한 조사 결과, 투고자는 교묘하게 숨어든 K국, C국 등 전 불량아동 보호자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원래는 한국, 중국韓国、中国이었는데 논란이 되자 이후 문자-kankoku, chugoku-를 바꿨다)


今まで黙っておりましたが、看過することができません。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었습니다만, 간과할 수 없게 됐습니다.

現在、法的措置を含めた厳重な対応を進めておりますが、当園は、日本精神をとりもどすためにも 
日本に在住する極めて少数派の K 国・C 国等の人たちのこういった行為に対して、断固として立ち向かう所存です。 


현재, 법적 조치를 포함한 엄중한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저희 유치원은 일본정신을 되돌리기 위해서도 일본에 사는 절대적으로 소수파인 한국, 중국 등의 사람들이 한 이러한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맞설 생각입니다.


保護者の皆様方には、ご心配とご迷惑をおかけしておりますことをお詫び申し上げますとともに 
今後もより一層教育の向上に努めてまいりますので、ご理解を賜りますようお願い申し上げます。 


보호자 여러분께는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향후에도 한층 교육 향상에 매진할 생각이오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기 시작하자, 츠카모토 유치원은 '헤이트(hate) 편지' 유치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즉, 자신들의 유치원을 비난하는 건 전에 유치원을 다닌 한국, 중국인 학부모들이며, 오히려 이들이 유치원의 정신을 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유치원 홈페이지를 보면 재미난 사실이 또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방위대신(국방부장관) 이나다 토모미(稲田朋美)에게 감사장을 받은 사실을 당당히 올려놓은 것이다. 이나다 토모미 또한 극우 출신 변호사로, 지난해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한 바 있다.


아베 수상은 이나다를 차기 수상감으로 낙점해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논란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서 핀치에 몰려있다. 그런 와중에 문제가 또 불거진 것이다.


이나다 토모미가 보낸 감사장

감사장 내용은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방위와 자위대 임무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긴 시간 동안 방위기반의 육성과 자위대원의 사기고양에 공헌한 점이 커, 깊이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로 돼 있다.


결국, 이나다씨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취소를 검토'한다고 물러섰다. 

                                                                                             

「事実関係を踏まえ、取り消すことも含めて適切に対応してまいる」


"사실관계를 돌아봐, 취소할 것도 포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발언했다. 아래 기사다. 사진에 손 들고 있는 여성이 이나다씨다.



문제는, 단순히 유치원이 차별의식을 조장한다는 데 있지 않았다. 이나다씨가 물러선 데는 단순히 이념의 문제만 포함되지 않았다. 위에 등장하는 모리토모학원의 새 소학교 건설 과정이 논란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베 신조 수상의 대응을 중심으로 다음 글에 적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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