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버블'에 지친이들을 위한 위로
쇼와(昭和)시대(1926~1989년)는 일본과 일본인에게 있어, 욕망과 좌절, 그리고 부활이라는 극적인 변화를 겪게 한 시간들이었다. 아시아를 지배하겠다는 허항된 야심이 꺾인 가운데서도, 절치부심해 경제발전에 성공했다.
그 절정기인 1980년대는 '거품(버블)의 시대'였다.
한국도 이른바 '3저 호황'이라는 말로 급속히 경제성장을 하고 있었지만, 이때 일본의 위세는 대단했다. 도쿄땅을 팔면, 미국 전역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주가로 기업가치를 나타낸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 기업가치는 전세계 모든 기업을 뛰어넘었다.
아래 사진을 보면, 89년 3월 기준 통신회사 NTT(한국의 KT와 흡사)가 세계 시가총액 1위였다. 그외 스미토모 은행 등 은행계열과, 후쿠시마 사고로 도산에 가까운 상황이 된 도쿄전력(9위)이 10위권에 들어가있다. 해외 기업은 6위 IBM, 8위 엑손모빌 정도.
그야말로 "일본이 세계를 정복했다"는 말이 나올 법한 시기였다. 최근 중국이 보이는 모습을 일본은 30여년전에 이미 달성했던 셈이다. 돈이 넘쳐났고, 일본인들은 흥청망청 돈을 썼다.
1990년 노무라 증권에 입사한 한 지인은 "당시 회사 면접만 가도 1만엔을 받았고, 밤이 되면 일반 택시는 잡을 수 없어 불법 영업 택시가 판을 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2만 포인트 간당간당한 닛케이지수(한국의 코스피)는 당시 3만 포인트를 훌쩍 넘었었다.
문화적으로는 여성 아이돌 전성시대였다.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 등 젊고 어여쁜 솔로 여성 아이돌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90년대 강수지나 하수빈과 같은 분위기의 여성 솔로가 인기를 끌었는데, 시기적으로 일본이 조금 앞섰다고 할까(당시 일본문화라는 게 어둠의 경로(?)로 알음알음 들어왔기 때문에 한국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긴 힘들 것이다).
얘기가 길어졌다.
일본에 온 뒤로 낮 시간이 비어있을 때는 종종 라디오를 듣는다. 아무래도 시간대가 시간대인지라, 청취자들은 대부분 주부나 고연령층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곡들을 들려주는 일이 많다.
지난주 우연히 가사와 멜로디가 맘에 와닿는 곡을 하나 만나, 여기에 소개해볼까 한다.
싱어송 라이터 오카무라 타카코(岡村孝子)가 부른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夢をあきらめないで)'다. 1987년, 지금으로부터 30년전에 발표된 곡이다. 오리콘차트는 50위에 머물렀지만, 발표 이후에 가사와 멜로디의 힘으로 꾸준히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아래 영상이다. 조회수가 무려 300만을 넘어섰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번역은 직접 했다(의역이 있습니다).
마른 하늘에 이어지는 언덕길
뒷모습이 작아져가네.
따뜻한 말 찾지 못한 채
차가워진 그 손을 계속 흔들었어.
언젠가는 모두 여행을 떠나겠지.
저마다의 길을 걸어갈거야.
네가 가진 꿈을 포기하지 말기를.
뜨겁게 살아있는 눈동자가 맘에 들어.
지지 않도록, 분해하지 않도록
너답게 빛나기를.
괴로운 일에 채일 때도
반드시 잘 넘어갈 수 있을 거야.
걱정 같은 건 앞으로도 하지마.
닮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니까
애닯게 남는 아픔은
반복될 수록 옅어져 갈거야.
네가 가진 꿈을 포기하지 말기를.
뜨겁게 살아있는 눈동자가 맘에 들어.
네가 선택할 모든 걸
멀리서 믿고 있어.
네가 가진 꿈을 포기하지 말기를.
멀리서 믿고 있어.
乾いた空に続く坂道
後姿が小さくなる
優しい言葉探せないまま
冷えたその手を振り続けた
いつかは皆旅立つ
それぞれの道を歩いていく
あなたの夢をあきらめないで
熱く生きる瞳が好きだわ
負けないように悔やまぬように
あなたらしく輝いてね
苦しいことにつまづく時も
きっと上手に越えて行ける
心配なんてずっとしないで
似てる誰かを愛せるから
切なく残る痛みは
繰り返すたびに薄れていく
あなたの夢をあきらめないで
熱く生きる瞳が好きだわ
あなたが選ぶ全てのものを
遠くにいて信じている
あなたの夢をあきらめないで
遠くにいて信じている
앞만 보고 달려가는 누군가를 조용히 옆에서 응원하는 느낌이랄까. 아무리 버블이고, 경제성장이라 해도, 그 속에서는 지치는 사람도 잘 안 풀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일 터이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을 보며,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곡을 쓴것은 아닐는지.
아래는 2011년, 즉 24년 뒤에 오카무라가 다시금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다. 세월이 느껴진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