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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Apr 16. 2017

간판메뉴로 술꾼 모으는 시모키타자와 축제

1000엔 안주+술로 하나 되는 손님과 점주들

게이오이노카시라선(京王井の頭線)과 오다큐선(小田急線) 환승역 시모키타자와(下北沢).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다양한 장르의 뮤직 클럽들로 늘 활기를 띠는 곳이다. 골목골목마다 개성있는 가게와 카페가 많아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꽤 알려져있다.


시모키타자와는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 등 도쿄 내 주요 도심과 조금 다른 멋을 지녔다. 신주쿠처럼 뭔가 삶의 냄새가 짙게 배지도, 시부야같은 환락의 숲에 가까운 느낌도 아니다. 젊은 사람들, 그 가운데서 여성이 많고, 길거리에 악기를 메고 다니는 뮤지션 지망생(내지는 전문 뮤지션)도 자주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는 한 1년간 한국어를 가르치러 다닌 기억이 있다. 


골목을 걸어보면 크게 붐비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한적하지는 않다. 저녁이 되면 술집엔 삼삼오오 손님들이 모여든다. 허름한 곳에도, 화려한 곳에도 저마다 손님으로 붐비던 풍경이 여전히 뇌리에 남아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시모키타자와를 배경으로 아래와 같은 소설을 쓰기도 했다. 


시모키타자와 가까이에는 도쿄대 코마바 캠퍼스와 메이지 대학이 있어 학생들도 오기 편하다. 이노카시라선을 타고 쭉 가면 반대편은 시부야, 다른쪽은 키치조지로, 모두 유수의 번화가이기도 하다(오다큐는 신주쿠). 


시모키타자와 위치. 출처: 구글지도
시모키타자와 풍경. 출처:flickr

시모키타자와 얘기를 꺼낸 건 조만간 열리는 재미난 이벤트를  하나 소개할까 해서다. 


이전 글(매력있는 일본 음식점의 비결)에서 적었듯, 음식점은 저혼자 잘나서만은 안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한 동네를 생태계라 할 때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즉 다같이 잘 되는 구조가 돼야 오래 살 수 있는 법이다. 


설명하려고 하는 이벤트는


바루바루 시모키타자와
~하시고자케(2차, 3차 연이어 마시러가는 일)로 모두 술 친구~
(ばるばる下北沢~はしご酒でみんな呑み友~)'

 스페인, 이탈리아계 술집을 '바루'라고 하는데, '바루바루'는 그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시모키타자와에 많이 모여있다.


간단히 개요를 설명하면, 미리 손목팔찌를 구입해서 팔에 차면 시모키타자와 인기 술집 55곳에서 한 곳마다 1000엔에 간판 메뉴와 술 한잔을 맛볼 수 있다. 개중에는 자릿세(차지, チャージー라고 한다)가 있는 집도 있는데 이벤트 기간중에는 자릿세가 무료라고 한다. 올해로 4회째라고.


(홍대 클럽데이와도 비슷하긴 한데 취지는 다소 다르다)


바루바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참가하는 가게들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벤트 중심은 지역상점연합회라고 한다. 지역상점연합회의 비교적 끈끈한 연대의식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이벤트 홈페이지

기간은 4월 21일(금)~30일(일)로 꽤 긴편이다. 이벤트 주최측이 내거는 취지는 다음과 같다.


'팔찌를 구입해, 걷고 마시며 스탬프 모으기를 즐기는 하시고자케 이벤트!

맛있는 가게를 개척하고 싶다! 술 친구가 필요해! 가게 스탭과 친해지고 싶다! 등등...

우선은 술이 갖춰지면 다같이 건배할까요?'


リストバンドを購入して、呑み歩きをしながらスタンプラリーを楽しむ はしご酒イベント!
 美味しいお店を開拓したい!呑み友がほしい!スタッフさんと仲良くなりたい!などなど…
まずはお酒がそろったら、みんなで乾杯しませんか♪


음식에 포커스가 맞춰진 이벤트가 아니라, '사람', 그리고 '지역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게 사장, 점원과 안면을 트면서 옆에 앉은 사람과도 즐겁게 놀자! 가 핵심적인 취지라 하겠다. 앞서 설명했듯 1000엔 셋트와 음료 한잔 400엔을 고를 수 있다. 배 부르면 술만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1000엔 셋트? 아니면 그냥 술 한잔?

참가하는 가게들을 지도 형식으로도 정리해뒀다. 다운로드(http://barbar.love-shimokitazawa.jp/2017/map.pdf)도 가능하다. 서양식 요리뿐만 아니라, 야키토리, 오뎅, 만두, 심지어는 스낵(건전하게 노래 부르면서 술마시는 곳)도 있다. 


이벤트 지도

가게들이 내건 간판 요리 사진을 몇 개 첨부해본다.



이벤트 주최측의 설명도 한 번 들어보자. 


아베 타츠야 이벤트 스탭은 "하시고 자케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참가하시는 손님들끼리, 가게사람과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면서 "도쿄에 올라와 새로운 교류가 필요한 분이나, 단골 가게가 필요한 분들도 참가하셔서 시모키타자와에서 술 친구를 찾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イベントスタッフの阿部達哉さんは「はしご酒をすることだけが目的ではなく、参加されるお客さま同士、スタッフさんともコミュニケーションが取れる仕組みをつくった」と話す。「上京して新しい交流が欲しいという方や、行き付けのお店が欲しいという方に参加していただき、下北沢で飲み友を見つけてほしい」と呼び掛ける。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벤트 주최측에서 거듭해 강조하는 건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주 주말 정도에 직접 한 번 가서 하루 정도 즐겨볼 생각이다. 가능하면 그 후기나 평가도 남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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