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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원 Jan 10. 2023

도시 야경

  내가 높이 오르자,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그림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누군가에게 미움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 모든 이들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점이 되었다. 나 또한 저 아래로 돌아가면, 누군가의 풍경이 되어 살아가겠지.  


  서울에서 보는 야경. 그 불빛의 상당수는 자동차였다. 그 불빛 하나하나에 사람 한 명씩은 있겠지. 건물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들도 마찬가지였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는 사람들. 수많은 불빛의 사람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멀미가 났다. 오래 볼 수 없었다.

  이쁘다, 하고 넘기면 될 일이다. 그냥 그 예쁜 불빛의 집합을 즐기면 될 일이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도시의 야경을 가볍게만 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자신이 야경 속 일부가 되어있다는 것을 자각하더라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나만 괜한 호들갑을 떨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가면 일단 롯데타워가 보인다. 과장 조금 보태서 서울 어디를 가든지 보인다. 혼자 우뚝 서 있는 건물을 별생각 없이 보면, 그 건물에 있는 누군가도 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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