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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짧은 글

예전의 그 맛이 아니야

by 재원

(2023년 1월 25일 일기 中)


오늘은 맥주가 그렇게 마시고 싶더라. 그래도 참았다. 대신에 초코 우유를 샀다. 용기 프린트가 리뉴얼된 CU 헤이루 초코우유. 원유가 79프로란다. 이런 광고는 '다른 우유는 원유를 안 넣는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래도 많이 들어간 것 같기는 하다. 맛은 바뀌었을까, 이따가 마셔봐야지.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은 퇴근 후 저녁밥을 먹은 뒤라 배부르다. 이따 새벽에 출출해지면 마시겠지. 바게트 과자도 같이 샀다.


초코 우유 리뉴얼 하니까 생각난 게 있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라면 맛이 과거와 다른 이유'에 대해 해명하는 동영상을 봤다. '옛날부터 같은 이름으로 팔리는 여러 라면의 맛이 옛날 그 맛과 다르다'라는 이야기는 이따금 회자되는 이야기다. 가만 생각해 보면 금방 '그 옛날과 같은 맛을 내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알 수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식품 원료의 수급 방식과 질은 명백히 달라진다. 더불어 생산자 측에서도 대중들의 변화하는 입맛과 트렌드에 따라 제품에 변화를 주는 게 당연하다. 그 동영상의 결론도 같았다. '시대가 바뀌면서 제품의 변화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사람들의 '추억 보정'은 원래 꺾기 힘들다.'



원래 오늘 일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 생각은 아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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