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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원 Feb 25. 2023

민트초코

  파인애플(Pineapple)은 이름에 사과(apple)가 있지만 사과가 아니다. 


  나는 초코우유를 좋아한다. 편의점에서 출시하는 초코우유 신제품도 다 마셔본다. 한창 초코우유에 빠져 살 때는 향만 맡아도 어느 나라 초콜릿이 들어갔는지 맞춰보기도 했다. 내가 쇼콜라티에라던가 관련 전문인은 아니지만, 내 나름의 초콜릿에 대한 정의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그냥 초코우유를 좋아하는 보통 사람 한 명의 의견이다. 


  난 초코우유를 생각하면서 '초코'와 '우유'를 분리했다. 그 중 이 글의 핵심인 '초코'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향'이었다. 코코아 분말이 약간의 산미나 보디감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향 외의 요소는 다른 재료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에, 초코 본연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것이 향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내겐 '향'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민트초코에는 초코 향이 부재했다. 어차피 맛은 다른 재료들이 결정하고, 초코 향은 민트향에 잡아먹히는데, 과연 '초코'의 존재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내게 있었다. 여러 경험을 통해 민트초코를 즐길 수 있게 된 지금도, 민트초코를 초코의 한 종류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그냥 둘은 서로 다른 존재이다,라고 생각하는 쪽이 나는 마음이 편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끔 스몰토크 주제로 민트초코 호불호 얘기가 나오면, 나는 '취향이 있다는 걸 알겠으나, 일단 민트초코는 초코가 아니다'라고 나만의 결론을 제시해 본다. 어디까지나 상대방에게 신선한 관점을 가볍게 제시해서, 이 뻔한 논쟁에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런 의견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상대방의 다른 의견에도 좋다고 맞장구를 친다. 상대방 말에도 나오는 뻔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를 즐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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