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를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원 Aug 20. 2024

독백

  사람은 '나'외에 사랑할 대상이 있어야 행복하다. 사랑은, 대상을 대하는 내 마음에, '나'를 중요하게 두지 않는다. 대상을 그 모습 그대로 집중할 때, 사랑의 기쁨이 내 마음속에 피어난다.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첫 번째 지혜다. 


  독백 형태로 쓰는 글을 줄이려고 한다. '나'에게 과하게 집중하는 건 오히려 '나'에게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고 싶은 말보다 해주고 싶은 말이 더 많다. 학생에게, 후배에게, 동료에게, 친구에게. 가족들에게는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한다. 다행히 소통이 원활한 가정이다. 내가 나를 집중해서 생각하다 보면, 결국 자학을 많이 하더라. 나의 모난 부분만 보게 되더라. 사람이란 게 그렇더라. 나에게 오래 집중하는 건 아무래도 좋지 않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그렇더라. 내 할 말에 집중하기보다 상대가 하는 말, 상대에게 필요한 말에 집중하는 게 훨씬 풍성한 대화가 되더라. 미운 사람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와 다툼이 일거나 상대가 밉게 생각되면, 내 마음과 내 주장의 정당성에만 집중하게 되더라. 그때 잠깐, 아주 잠깐만 생각을 멈추고 상대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훨씬 건설적인 대화로 이어진다. 아무리 내 말이 맞다 해도, 그 말이 유효타가 되려면, 그 사람의 얘기는 들어봐야 한다.


  그래서, 독백을 줄이련다. 나보다 너에게 집중하련다. 그게 훨씬 즐겁더라. 그게 훨씬 기쁘더라. 내가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보다, 네가 뭘 좋아할까 고민하는 게 좋더라. 그게 좋더라.

매거진의 이전글 이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