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 하나면 방구석에서도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주말에 잘 고른 영화 한 편, 화려한 파티보다 훨씬 내 삶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밖으로 조금만 나가도 정신이 없는 연말, 집에서 검증된 영화 한 편 보면서 나만의 안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운 좋게도 주변에 젊은 나이에 세계여행을 하고 온 여행작가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귀동냥으로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을 듣고, 가슴 설레어한 기억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 늘 공통적으로 입이 닳도록 말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인생에 절박함과 외로움을 느끼고, 자신들의 해답을 찾으러 거칠게 여행했던 3명의 여행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0대 여행 작가들이 좋아하는 <여행 영화 BEST 3>입니다.
첫 번째 영화는 영화 <와일드, 2014>입니다. 1995년 실존 인물인 셰릴 스트레이드 (Cheryl Strayed)는 모하비의 여행기를 담은 내용입니다. 그녀는 복잡한 가정사 등으로 큰 상실감을 겪고, 사막의 작은 마을에서 태평양 연안으로 이어지는 PCT (Pacific Crest Trail) 장거리 여행을 단독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트레킹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 삶을 찾는다는 내용입니다. ‘와일드’는 그녀의 여행에 대한 회고록으로 2012년 출판되어 3년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PCT는 여행 가들 에게는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트레일 코스라고 하는데요. 도보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작가들이 정말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히말라야 ABC 등등 많이도 들었지만, 단연 PCT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하더군요. 여러분들도 혹시 일상에서 좌절감과 상처에 힘들어하고 계시다면, 영화 <와일드, 2014> 보시면서 새로운 에너지 얻으셨으면 합니다.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4,285km에 달하는 도보여행 지역으로 거친 등산로, 고산지대, 사막, 아홉 개의 산맥이 걸쳐 있는 경로로 도보로 평균적으로 152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서울-부산을 왕복 5번 한 거리와 같다고 합니다.
두 번째 영화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입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를 담당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음악 역시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참여해서, 여행뿐만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는 영화죠. 많은 명대사가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다.
매거진 <LIFE>지에서 16년 간 필름 담당자로 일해온 월터 미터에게 벌어진 엄청난 모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특별할 것 없이 반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유일한 취미는'상상하기'이죠. 그런데 그는 삶에서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합니다. 잡지사 폐간을 앞두고, 마지막 호를 준비하고 있는데 표지 사진이 될 25번 사진 '삶의 정수'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진을 찾기 위해 함께 오래 일해온 사진작가 '션 오코넬'을 찾아 떠납니다.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를 찾습니다. 그러면서 헬기를 타다가 바다에 뛰어내리기도 하고, 상어를 만나기도 하고, 화산 폭발을 만나며 스케이드 보드를 타기도 합니다. 이 장면에서 수많은 명장면이 나오죠. 그리고는 결국 션 오코넬을 만납니다. 그리고 결국 사라진 25번째 사진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개인적으로도 인생영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데요. 이 영화를 보고 아이슬란드에 대한 동경을 키우다가 결국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쳇바퀴도는 내 삶이 너무 건조하고, 평범해서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 꼭 한번 이 영화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어요. 정말 아름다운 것. 평범한 월터가 대 자연 속에서 찾았던 인생의 큰 진리를 여러분도 가슴으로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여러분의 아름다움을 응원합니다.
대망의 마지막 작품은 영화 <Into the wild. 2007>입니다. 캠핑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뭐 두말할 것 없는 바이블입니다. 역시나 논픽션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전 재산인 24,000불을 모두 국제 빈민구호단체에 기부하고 가족과의 연락을 끊은 채 여행을 떠납니다. 오랫동안 가식적인 부모와의 갈등. 그리고 그들이 붙잡고 있는 자본주의 속에서 진정한 삶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커져갔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여행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라고 스스로 명명합니다. 그리고 산과 계곡, 바다로 모험을 시작하며 집시 커플, 은퇴 군인 할아버지, 음악 하는 소녀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 정신적 교감을 나눕니다.
하지만 그는 그마저도 떠나 완전한 자연 속으로 향합니다. 유타주 산간 지역의 만년설 속에서 자연 속에 완전히 혼자 생존하는 삶을 택합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 갇혀, 야생에서 목숨을 거는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이 원한 최종 목적지인 알래스카로 떠나지 못하게 되지만, 그의 지독한 방황 끝에서 우리는 삶의 정수를 또한 만납니다.
Happiness is only real, when shared
행복은 오로지 나눌 때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도 기분이 우울한 날이면, 집에 일찍 들어와서 이 영화를 펼쳐보곤 합니다. 희망찬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모순적 현실에서 떠나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 그가 떠나는 지독히도 처절한 여행을 보면 어떤 용기가 생깁니다. 죽음과 맞바꾼 그의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도 '꿈틀' 무언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월터 미티>에서 말한 것처럼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일까요?
아니면 <인투 더 와일드> 같이 지독히 고독을 찾아간 여행 끝에서 느낀 shared love의 철학 같은 것일까요?
2019년 나를 안고 살아가느라 어려웠을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여행 영화 3가지를 추천합니다. 또한 내 안에 덮어두었던 질문과 나의 진실을 직면하게 하고. 2019년 나를 함께 살아가는 곁의 사람들과 진정한 현재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 라이프쉐어의 도구 <라이프쉐어 대화카드>와 <다이빙 노트>도 연말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하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