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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Apr 25. 2017

나는 왜 커피점에 가는가?

커피는 충분히 마셨잖아? 왜 거기 또 가니?

나는 왜 커피점을 가는걸까? 사람들은 왜 커피점을 가는 걸까? 가장 당연한 이유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일 것이다.이유가 될 수 있는 다른 것들도 많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이의 이유가 될 것이다. 하긴.. 왜 커피점에 가는지에 대한 이유를 묻는 것 자체가 참 어리석은 질문일 수도 있다. 사람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그곳이 어떠한 장소이든 우리들에게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을테니…  


나는 지금 뉴욕을 여행하고 있다. 3일의 시간 뉴욕에서 보낼 생각이다. 여행 2일차, 오전 11시 나는 현재 세 번째 커피점에서 글을 끄적이고 있다. 내 앞에 있는 콜타도 한잔은..그렇게 맛이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오늘 아침에 아메리카노, 방금 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셨기에 지금 내 앞의 커피는 쓰기만 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곳에 2.76달러 지불해가며 왔을까? 

열심히 인스타에 2시간만에 3곳의 커피점을 사진을 올린 나를 보며 내 친구들은 '저거는 커피에 미쳤나?'라고 생각할 만큼 나는 왜 이 커피점에 와 있는가?


뉴욕은 물가가 비싸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커피점이 좋으니까?

와이파이가 잘 되니까?

뉴욕의 커피점에서 사진을 찍어야 좀 멋있으니까?


뭐 이 모든것들은 내 행위에 대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내가 이곳에 옴에 따라 따라온 부수적인 기능일 뿐이다. 나에게 커피점이라는 공간은 “문화를 경험하는 도구”이다. 


아! 일단 나에게 문화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할 것 같다. (잠시 생각) 내가 생각하는 문화는 "사람과 사람(그리고 환경)들의 관계가 만들어낸 그 장소와 시간의 고유한 테마"(쏘셜 컨스트럭티비즘이라고 할까?ㅋ)이다. 이 "테마"는 말로 설명하기가 참 힘들다. 느끼는 것이기에 나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여긴 좀 그런 느낌이야’라고 표현으로 겨우 말할 수 있는 정도?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느낌을 나 아닌 타인들이 유사하게 느끼고 있다면, 그 느낌이 밖에서 바라본 (혹은 그곳의 사람들이 나타내고자 의도한) 그곳, 그들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하튼 난 커피점에 앉아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경험한다. 

커피점만의


가게 디자인을, 바리스타의 유니폼을, 잘구어진 빵을, 에스프레소 머신의 종류를,고유한 컵의 다자인을, 테이블과 의자의 디자인을, 이러한 것들의 배치를, 그리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본다.


내 귀를 스쳐가는 그들의 대화를 소음인것처럼 혹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노래처럼, 바리스타가 우유 거품을 치는 소리를,가게에서 선곡해 틀어주고 있는 노래를,콩 가는 소리를, 새로운 손님이 문을 여는 소리를,건물 밖의 차량소리를 듣는다


에스프레소를 통해 이 가게의 원두 맛을,라테를 통해 이 가게의 우유 맛을, 먹음직스레 구어진 빵의 맛을, 레몬을 넣어놓은 이 가게의 물의 맛을 본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장소, 이 시간에 있는 나는 이곳의 문화를 경험한다. 

나는 하나의 참여자로, 이 공간의 만들어 내는 문화의 한 요소가 되어 이곳을 경험한다.   

그리고 위의 여러가지들 요소들 중 내게 인상깊은 것들을 중심으로 이 장소를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내 기억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게 되고, 

결국 내가 뉴욕에서 느낀 문화를 설명한다.

 

누군가 나에게 뉴욕을 물어본다면 나는 “그 커피점은 꼭 가봐!거기는~~ 좋아!”라고 말할 것이다.  

동네에 수많은 스탁벅스가 있지만 각 스타벅스마다 다른 문화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친구랑 이야기 하기 좋은 스벅과 공부하기 좋은 스벅이 구별되는 것은 그 곳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게 아닐까?이렇게 쓰고보니 내가 생각하는 문화를 분위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결국 그 분위기 안에서 그곳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행위의 축적이 그 곳의 문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곳만의 문화는 변하지 않는 요소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바리스타 한명이 바뀜에 따라 어떤 단골 고객이 생기느냐에 따라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항상 바뀌고 있는게 문화가 아닐까 한다.좋고 나쁨은 따질 수 없는 그 자체로서의 문화. 


오늘 오전 드린 세 곳의 커피점에서 나는 정말 전혀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각 커피점(문화)에서 내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은 내게 뉴욕의 문화로 기억될 것이다. 아마도… 흠 “참 바쁜 곳이구나”하는 게 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얼추 사람들이 설명하는 뉴욕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는가? ㅋㅋ 


그래서 내 여행의 테마는 뉴욕 커피 여행이다! 당신은 여행을 갈 때 어느 곳을 꼭 가나요?당신은 무엇을 통해 그 곳의 문화를 이해하나요?   


브런치가 휴면계정이 되고 있다는 말에.. 나의 초심은 어디갔나하고 반성하며! 

이렇게 뉴욕의 한 커피점에서.. 첫 브런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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