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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작소 May 18. 2016

깊고 높아라.

- 예쁘다. 참 예쁘다.

나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높은 기대치가 나를 항상 좌절하게 했고, 그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나를 한 껏 부풀려서 포장하기 바빴다 .  그 포장이 진짜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고, 가짜 내 모습이 들춰 질 것 같은 사람 앞에서는 말 수도 적어지고 자리도 회피하는 일이 많았다.


포장지 속의 나는 오래가지 못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나서, 너는 포장지에 싸인 사람이 되지 말라며, 아빠가 내게 준 방식 보다 훨씬 세련된 모습으로 아이를 단련 시키기 시작했다.


결국은 아빠와 같았다.

기대치를 높이 두고 아이를 훈련시키기 바빴다.


아이가 점점 이상해 졌다. 엄마 눈을 피하고, 말수도 적어지며 무기력해져 갔다. 친구들과 놀지 않고 홀로 떨어져 있는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때 부터 였던 것 같다.

아이가 아니라 내가 문제 였다는 것을.


 초 3.

문제였던 것을 알아도 어찌해야 할바를 몰라 나도 참 많이 헤맸던 것 같다.

올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실수를 반복했고,  아이도 내 물결에 같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죄책감과 책임감이 번갈아 춤을 췄다.


고3이 된 지금.

이제야 겨우 자기기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대학이 코 앞인데, 방향이 휙 바뀐다.

나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도, 한번의 감정 쓰나미가 몰아친 후 이제야 반짝이는 아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예쁘다. 참 예쁘다.



아이는 표출하고 싶어한다. 내면을 향하던 공격성이, 노래로 흘러나온다.

'나는 나이고 싶어~'



'디파이' - 깊고( 玄)높다(高)  - 아이가 만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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