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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작소 Jun 02. 2017

희망적인 실망

실망의 바닥엔.

실망했다. 아주 많이...

한동안 실망감이 휘몰아치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곧  평화가 찾아 왔다.


그 사람에 대해 내가 만들어 입혀 놓은 허상의 옷들이 한꺼풀 한꺼풀 벗겨졌다.

'공정할거야, 공평할거야, 좌우로 치우침 없이 올 곧을 거야,'


그러고 보니  과거 학창시절 내가 스승이나 어른들로 부터 받지 못해 목이 말라 애닳았던 이상의 껍데기를 한겹 한겹 상대에게  입혔던 듯 하다.


그가 아니라 내가 그랬다.


기대와 희망의 끈이 툭 떨어지면서  '지금 이곳'으로 시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내가 지어 입힌 이상의 옷을 입은 그 사람에게  받고 싶었던 '인정'은 더 이상 빛을 바래어 쓸모가 없어졌다.

목 메어 애닳은 갈구가 우습기 짝이 없어 졌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자신의 옷을 입은 그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애쓰는 상대의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복잡한 감정들은 스스로 물러나고, 내가 갈 방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사람에게 실망하게 된 것이 얼마나 희망적인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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