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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다희 Jan 19. 2021

다대일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첫 면접 후기

첫 면접이 끝났다. 면접의 진행 방식은 매우 깔끔했다. 온라인 화상 면접으로 진행됐고, 구글 미츠(Google Meets)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다. 온라인으로 회의는 해봤지만 면접은 처음이어서 어떻게 진행되나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음성이 끊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음성과 비디오 모두 큰 문제는 없이 면접을 마칠 수 있었다. 이번에 내가 치른 면접은 바로,



다대일 면접이었다.


다대일 면접은 면접관이 다수에 지원자가 한 명인 면접 형태를 말한다. 대한민국 취준생들에게 그리 익숙한 면접 방식은 아니다. 공채 시스템에서는 다수의 지원자를 제한된 시간 안에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대다 면접이 선호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채의 규모가 줄어들고 수시채용이 늘어나면서 점점 다대일 면접을 보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온라인 면접이 활성화되면서 이제는 다대일 면접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지금 취준생들이 다대다 면접 방식에 훨씬 익숙한 상태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다대다 면접에 맞춰서 면접 준비를 하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 다대다보다는 다대일 면접이 더욱 확산될 것 같다. 수시채용 영향도 있고, 구조화된 질문을 통해서 보다 신중하게 직원을 채용하고픈 기업의 니즈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대일 면접은 다대다 면접과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바로 따끈따끈하게 본 면접을 바탕으로 취준생의 입장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다대일 면접은 당신만이 그 자리의 주인공이다."


다대다 면접과 다대일 면접의 가장 큰 차이점은 면접실에 있는 지원자가 나 혼자라는 점이다. 다 아는걸 뭔 큰 차이점이냐고 말하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이게 아주 큰 차이다. 학교 과제 발표 시간이나 스피치 시간을 기억하는가? 발표를 위해 강단 앞에 딱 서면 모두가 당신을 쳐다보고 있다.



바로 당신 하나만을!


그리고 모두가 당신이 발표할 주제에 온 신경을 쏟아붓고 있다. 점수를 더 받기 위해 질문거리를 미리 준비한 사람도 있겠지. 다대일 면접이 딱 이것과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 순간만큼은 여러분만이 그 자리의 주인공이다. 다대일 면접은 면접시간도 다대다 면접과 차이가 난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동안 면접을 보는데, 이 부분이 취준생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가뜩이나 여러 면접관이 나 하나만 바라보는데, 1시간 동안 도대체 뭘 물어볼지 모르니 답답하고 벌써부터 어질어질하다. 면접관들은 여러분의 경력과 자소서를 보면서 이 사람이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가려내고, 그 속에서 직무역량 가능성을 찾아내고, 인성을 평가할 것이다. 



다대다 면접은 다른 지원자들에게도 시간이 분배되기 때문에, 운에 따라서 나의 역량을 펼쳐보일수도 있고 별다른 질문도 받지 못하고 퇴실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들어간 다른 지원자들의 대답과 그에 따른 면접관들의 반응에 따라서 부담감이 배가 될 수도 있다. 즉, 내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받쳐주는 조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 심하면 조연도 못되고 엑스트라가 될 수도 있지. 면접관 입장에서도 한정된 시간 안에 다수의 지원자를 가려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담감도 있고 물어볼 수 있는 질문도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조금 감이 잡히는가?






"자소서부터 정말 정직하게 써야한다."


다대일 면접은 장시간 동안 여러 면접관이 한 명의 지원자를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취조(?) 과정이자 지원자는 자신의 경력/경험과 역량을 증명해내는 자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면접의 진행 방식이 '꼬리물기 질문' 형식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 꼬리질문 면접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이 꼬리질문 면접을 잘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의외로 가까운데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를 정직하고 거짓없이 써야한다는 것이다. 다대다 면접에서는 여러 지원자를 상대해야 하기에 꼬리질문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대일 면접은 지원자가 단 한 명이기 때문에 하나의 자소서를 가지고 심층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경험이 있다면,


왜 그걸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과정은 어땠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깨달은 점은?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물면서 진행될 수 있다. 때문에 만약 조금이라도 뻥튀기가 됐다거나, 아니면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과장해서 자소서를 작성했다면 이 과정에서 전부 탄로나게 된다. 



그리고 걸리게 된 순간... 알지...??


그래서 자소서를 정말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 내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스토리 있게 잘 가공해서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면접을 봤을 때도 나의 경력과 자소서를 위주로 직무 역량 검증 질문을 물어봤다. 물론 모든 내용을 물어본 것은 아니고 그 자소서에 적힌 경험 중, 가장 직무와 연관이 있는 경험만 골라서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다행히 전 직장에서 꽤나 구르고 구르면서 일을 배우고 성장했기 때문에 자소서에 쓸만한 성과도 있었고, 그 성과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도 있었기에 큰 무리없이 대답할 수는 있었다.





"답변만 줄줄 외워봤자 소용없더라"


다대일 면접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예상 답안과 답변을 외워봤자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한 예상 답안에서 자기소개, 지원동기, 나만의 강점, 공백기 관련 질문(만약 있다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외이다. 이 질문들은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꼭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 질문들 외에 다른 질문들도 준비했었다. 나의 성격의 장점과 단점, 동기부여 방법, 어떤 팀을 좋아하는지 등등 여러 질문들을 알아보고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었지만, 전혀 나오지 않았다. 자소서와 나의 특정 경험을 기반으로 한 심층 질문들을 더 많이 물어봤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한단 말인가? 자소서 심층 질문을 물어봤으니 답은 간단하다. 우리의 자소서를 분석해야 한다. 당신이 자소서에 쓴 경험과 성과들을 다시 한 번 회고해보고, 그 때 있었던 상황들과 문제들, 당신의 행동, 그렇게 한 이유, 결과, 그리고 감정들을 곰곰히 생각해보고 모두 적어보자. 그리고 그 키워드들과 지원한 직무/회사와 교집합으로 엮이는 부분을 찾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키워드로 정리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답변을 만들어놓는 것이 아니고 말이다. 키워드로 정리해놔야 질문에 답변할 때, 훨씬 더 진정성이 느껴지게 된다. 만약 그저 외워서 줄줄 말하는 모습이 나타나면 오히려 역으로 그 부분을 더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외운 것인지 아닌지 보기 위해서.



그리고 답변 외우는 것보다는 직무에 관련된 조사나 회사에 관련된 조사를 해서 가는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그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이나 사업 목표, 아니면 경쟁사 분석과 SWOT 분석 같은 것들 말이다. 이 과정 속에서 이 회사가 무엇을 추구하고 이 직무에서 어떤 사람들을 원할 수도 있겠다는 포인트를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원자가 자체적으로 한 SWOT 분석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궁금해서라도 말이다.





"나에 대한 확신"


마지막으로 중요했던 점은 뭐니뭐니해도 자신감이었던 것 같다. 다만 이 자신감은 그저 '난 면접관들 다 때려부수겠다!' 이런 자신감은 아니다. 내가 말하는 자신감은 바로,



내가 살아온 내 삶에 대한 확신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아주 강한 확신들이 있다. 나의 경험들은 분명 의미가 있고, 나를 성장시켜줬고,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 말이다. 그 확신들이 바로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런 확신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소서 기반 질문들을 받을 때도, 그 때의 기억들이 생생히 생각나면서 아주 자신감 있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감 있게 발언을 해야 면접을 보는 면접관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자소서를 쓰거나 아니면 다대일 면접을 준비하는 동료 취준생들에게,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강한 자기 확신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그럴말한 경험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보자. 아주 작더라도 내가 성취감을 느낄 만한 일들을 시작해보자. 그렇게 자신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면, 어느 날 면접을 볼 때 자신감이 되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오늘도 힘내자! 동료 취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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