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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다희 Feb 17. 2021

단순하게, 그럼에도 더 단순하게

그래야 진짜가 보인다.

단순함(Simple)


수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외치는 이 단어. 단순하게! 단순하게 가자!! 도대체 우린 언제부터 이 '단순함'을 줄기차게 외치기 시작했을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시기부터 '단순함'을 추구하기 시작한 때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

바로 스티브 잡스가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첫 아이폰'을 세상에 내놨을 때 말이다. 그의 발표에 전 세계가 환호하고 또는 경악했고,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버린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지금도 두고두고 전설로 남아있다. 솔직히 지금 그 프레젠테이션을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세상을 바꿔버린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제목에 전혀 위화감이 없다.



그 때 당시 아이폰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너무나도 단순화된 하드웨어 때문이었다. 아이폰이 나오기 이전에는 모든 핸드폰에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었다. 영어로는 plastic physical keyboard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이걸 딱히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키보드 없는 핸드폰을 상상도 못했다. 나의 첫 핸드폰은 고등학교 때 샀던 슬라이드 핸드폰이었는데, 이 핸드폰 역시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었다.



더 좋은 핸드폰, 스마트폰을 만들고자 당시 핸드폰 제조업계 탑이었던 노키아와 블랙베리, 모토롤라는 어떤 결정을 했을까? 그들은 키보드 버튼을 늘리는 결정을 했고, 반대로 스티브 잡스는 키보드를 다 없애버리는 결정을 하고 화면 터치 키보드를 선택했다. 그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애플의 완승이었다. 









"사람은 원래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생전 스티브 잡스는 단순함에 매우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집중력을 다해서 단순함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혼신을 다했다고 한다. 그는 도대체 왜 이렇게 단순함에 집착했을까?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 생각에는 그는 사람의 본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의 본성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단순함에 대한 욕구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본성이 있다. 하나를 설명해줘도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말로 설명해주는 사람과, 분명 전문가인데 자기만 아는 어려운 말로 설명하는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더 호감이 가는가? 당연히 전자이다.



어떤 두 개의 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기능과 서비스도 완전히 동일하다. 그런데 하나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하다보니, 첫 화면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UI가 너무 복잡해졌다. 반면에 다른 하나는 심플한 UI를 선보였다. 정말 필요한 핵심 기능만을 넣고 사용자가 이용하기에 복잡함을 전혀 느끼지 않게 디자인 됐다.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호감이 가는가?



사례가 좀 극단적이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시각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단순하면서 임팩트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선호한다. 



왜냐하면 단순한게 편하니까


스티브 잡스는 이것을 정확하게 파악해냈고, 당연했던 관념을 전부 없애버리고 '스마트'한 핸드폰의 본질을 단순화하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그 결과 최초의 스마트폰 아이폰이라는 시대의 혁명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순함을 어떻게 실천해낼 수 있을까?





"미니멀리스트 = 중요한 것만 챙겨라"


단순함의 핵심은 미니멀리스트와 상당히 비슷하다. 바로 정말 필요한 것만 챙기다는 점에서 말이다. 미니멀리스트란 자신의 생활 속에서 필요없는 과감하게 버리고 남아있는 것에 집중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단어이다. 여기서의 핵심은 이거다.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핵심만을 남긴다.


단순함과 같은 이치 아닌가? 이것을 우리 일상에도 적용시켜 보자. 만약에 당신이 지금 집에서 공부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바로 책상을 깔끔하게 치우는 것이다. 오로지 화면과 작업,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주변을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업무용 컴퓨터는 따로 마련하는 것도 좋다.(절대 필수는 아니다.) 업무용 컴퓨터에는 실제로 쓰는 업무 자료, 프로그램 이외에 다른 프로그램은 없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야만 내가 해야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도 이 단순화가 빛을 발하는데 주로 면접을 볼 때 그 효과가 좋다. 면접관이 질문을 하면 너무 지나치게 길게 얘기하거나, 답변이 산으로 가면 안된다. 단순하고 깔끔하게 대답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면접관이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한 후에 그에 대한 근거로 보충 설명 한 두 문장 정도 얘기하는게 제일 베스트다.



이렇게 일상 생활과 일에서 단순함을 몸에 익히고 나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어떻게 내 일상을 좀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일을 좀 더 자동화시키거나 단순화 시킬 수 있는지 말이다. 단순화는 곧 편리함을 가져오고, 편리함이 곧 혁신으로 이어진다.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결단력"


이 미니멀리스트, 단순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결단력이 필요한 것 같다. 정말 불필요하다면 아무리 오래되었고, 익숙하고, 관습적인 것이어도 변화를 위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첫 아이폰 제작 당시, 애플 이외에는 그 누구도 감히 키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큰 화면이 분명 보기에도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키보드를 포기하지 않았던 탓에 혁신을 일으키진 못했다.



애플은 과감히 키보드를 포기했고, 단순화를 넘어서 핸드폰 역사, 아니 인류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나를 버림으로써 열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최근 직장 내, 특히 대기업에서 직급 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기존의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주임, 사원의 수직적인 직급 구조 대신 디렉터, 매니저, 파트너 등의 명칭으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직급 단순화를 통해서 경영 효율과 성과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직급만을 개선한다고 해서 이전부터 이어져오던 직장 내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큰 영향을 줄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같이 대규모 인원을 운영하는 집단이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이기 때문이다. 부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제도가 잘 정착하여 보다 나은 경영 환경을 이끌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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