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존재가 참 어여쁘다

그림책 『내가 예쁘다고?』

by 작은밭

지난주였던가, 야심 차게 머리를 하고 온 날.

원하던 모습이 아니라 속상한 마음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방에 들어가서 거울부터 본 날.

아이가 슬며시 다가와 묻는다


“엄마 왜 방에 들어와 있어?”


머리가 맘에 안 들어서 그렇다고 말해주고는 다시 머리를 매만진다. 그런 엄마를 거울 속으로 빤히 보던 아이(아들, 35개월)가 말한다.


“엄마 예쁜데? 엄마 예뻐!”


아이를 바라보고 다시 거울 속의 나를 본다.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지만, 시선을 옮겨 아이와 나를 함께 바라본다. 예쁘다. 우리는 예쁘다. 그리고 아이가 나에게 건넨 마음이 예쁘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혼란스럽다. 내가 예쁘다니. 생각해 보니 조금 예쁜 것도 같다. 예쁘다는 말에 골몰하다 보니, 온 세상이 예쁘다.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는데 오늘 만나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예쁘다. 이제는 그 말이 오해였을지라도 아무렴 상관 없어진다. 아이는 한 뼘 더 성장했다.



생각해 보면 ‘예쁘다’는 말은 조금 이상한 말이다. 언뜻 들으면 눈에 보이는 모양을 설명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말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같은 노을이라도 어떤 날은 스쳐 지나가고, 어떤 날은 문득 예쁘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결국 ‘예쁘다’는 말은 그 존재를 얼마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예쁘다’는 말은 마음을 전하는 말이다.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마음.

너의 존재가 참 어여쁘다고 생각해 주는 마음.


그날 아이가 나에게 건넨 것도

어쩌면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거울 앞에 서서 나에게도 그 마음을 건네본다.

내가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나의 존재가 참 어여쁘다고.


너 예쁘다




<내가 예쁘다고?>, 황인찬 지음, 이명애 그림, 봄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