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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영 Aug 17. 2023

어긋난 시선

바싹 말라 시들어버린 네 앞에 앉아

새순이 돋길 바랐다

기적처럼 혹은 거짓말처럼


지난겨울 싱그럽던 초록빛은 어디로 증발했을까

두터워진 침묵 속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체념


날카로운 가위를 꺼내

죽은 가지를 또각또각 잘라낸다

바닥을 향해 힘없이 떨어지는 색 잃은 잎처럼

작은 불씨처럼 오랫동안 타오르던 희망도 바스라졌다



텅 빈 화분엔 잿빛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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