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 말라 시들어버린 네 앞에 앉아
새순이 돋길 바랐다
기적처럼 혹은 거짓말처럼
지난겨울 싱그럽던 초록빛은 어디로 증발했을까
두터워진 침묵 속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체념
날카로운 가위를 꺼내
죽은 가지를 또각또각 잘라낸다
바닥을 향해 힘없이 떨어지는 색 잃은 잎처럼
작은 불씨처럼 오랫동안 타오르던 희망도 바스라졌다
텅 빈 화분엔 잿빛만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