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써, 얻다

by 전주영

작년부터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서초구 자원봉사센터에 소속된 ‘서리풀 봉사학습 실천학교’의 멘토로서 작년엔 서울전자고등학교에 가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는 서초초등학교와 동덕여자고등학교, 서초고등학교에서의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서리풀 봉사학습 실천학교'의 멘토는 학교 안에서 학급 구성원끼리 지역사회문제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멘토들은 학생들의 생각을 넓히고 실천하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서리풀 봉사학습 실천학교’가 다른 청소년 봉사활동과 차이가 있다면 정해진 프로그램에 단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기획, 진행, 평가의 전 과정에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서울전자고등학교에서는 동아리 별로 논의를 해서 '노동인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자고등학교 축제에서 부스 운영과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 학생회, 방송부, 밴드부는 노동인권을 주제로 축제 때 진행할 캠페인형 활동을 기획했다. 학생회는 구의역 김군 사건 재구성, 방송부는 노동인권 관련 영화 <카트> 상영을, 밴드부는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힐링곡 공연으로 준비했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지만, 학교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아이들의 노력이 담긴 공연과 전시는 무사히 마쳤다. 나는 아이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배우고 느꼈던 점을 정리하고, 앞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의 진행을 맡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80분. 한 시간 정도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배운 점
느낀 점
실천할 점


멘토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학생들은 노동인권에 대해 깊게 생각했고,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했다. 학생들의 힘이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동과 소통의 즐거움을 배웠다고 한다. 멘토가 할 일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인권에 대해 전자고등학교 학생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래의 내가 한 명의 노동자로서 겪게 될, 그리고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의 나 또는 친구에게 던져줄 수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함께 적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미래의 나를 위한 메시지
친구를 위한 메시지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앞으로도 노동인권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두겠다는 친구들의 말이 기특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소통과 연대의 중요함도 느꼈다. 비록 3회기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무엇인가 나누고 싶어 시작했던 봉사활동이었지만, 멘토 활동을 하며 사진에 찍힌 내 모습을 보니 표정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나는 학생들과 헤어질 때 포옹을 해줬는데, 울먹이는 학생이 있어 꽤 놀랐고, 프로젝트를 마치고 학교 운동장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한창 쑥쓰러움 많을 남학생이 선생님 내년에 다시 오냐며, 꼭 오라고 말을 건네줄 때는 마음이 울컥했다. 나는 이 친구들에게 어떤 감정과 기억으로 남게 될까.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활동이었지만, 즐기면서 봉사할 수 있어 감사했다. 봉사활동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눔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귀한 활동이다"라고.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마음 한편 부담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지난 기억을 더듬어 힘을 내보고자 한다. 올해는 어떤 학생들을 만날지 기대 가득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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